창의적 체험 활동으로 교지편집부를 개설하고, 11명의 아이들이 함께 활동하게 되었다. 나름대로 교지편집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이 모였으면 했지만 그건 뜻대로 되지 않았다. 만약 교지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이었다면 바로 기사가 될 만한 것들을 매주 모여 의논하고 기사를 써보는 연습을 하는 일이 너무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었겠지만, 지금은 이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수업을 계획하는 게 급선무였다.
자기소개와 질문카드
1차시는 서로 인사하고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으로 계획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방법으로 질문카드를 활용하기로 했다. 질문카드는 굉장히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서 나는 클레이 질문카드 청소년 편으로 선택했다. 이 카드는 작년 사제동행 독서멘토링 대회에서 사용했던 것이 남아서 활용한 것도 있는데, 질문 50개를 일일이 확인하고 리뷰한 결과 모든 질문이 재미있지는 않았고 목적에 따라 질문을 골라서 선택하게 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쉴 때 주로 무엇을 하나요?
우리는 각자 질문카드를 뽑고 해당 질문에 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모두 같은 질문에 답을 하면 지루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내가 질문카드를 뽑고 그에 대한 답변을 했다. 쉴 때 주로 무엇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어떤 날은 하루종일 꼼짝하지 않고 누워있는 날도 있고, 주말에는 운동을 한다는 간단한 답을 했다. 운동을 할 때도 있다는 말에 아이들은 어떤 운동이냐고 추가 질문을 해서, 배드민턴도 치고 탁구도 친다고 답해 주었다. 이후 질문카드에 대한 성의 있는 답변을 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실망스러우리만큼 성의 없는 답변을 하는 아이도 있었다.
상견례
오늘 이 자리는 교지편집부의 상견례 자리라는 말을 하자 아이들은 박수를 치며 웃고 난리를 쳤다. 나는 당황했지만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상견례라는 단어는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가 인사하는 것 또는 결혼 전에 양가 부모님이 만나 식사하는 자리를 떠올렸던 것 같다. 그래서 나의 상견례 자리라는 말이 지금 자신들의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그런 반응을 보였던 것 같다. 나의 상견례는 1번인데.
상견례 (相見禮) [명사] 1. 공식적으로 서로 만나 보는 예. 2.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가 서로에게 동등한 예를 갖추어 마주 보고 하는 인사.
수업계획
1학년에서 3학년까지 다양하게 구성된 아이들 모두 읽는 것과 쓰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다. 그래서 실제 교지에 사용할 기사를 작성하고 편집하는 활동은 2학기에 진행하기로 하고, 1학기에는 다양한 분야의 신문 기사를 읽고 내용 요약과 구성 파악을 하기로 한다는 계획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예의 상견례와 같이 기사에 있는 잘 모르는 단어에 대한 수업을 함께 진행해야겠다는 계획을 추가해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