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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진 Jun 12. 2023

23-14 [책벌레] 첫 독서토론 '긴긴밤'

오늘은 아이들과 첫 번째 토론을 하기로 한 날이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매점에 들러 간식을 준비했다. 햄버거나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등 아이들이 혹 할 수 있는 간식을 준비하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포기했다. 그냥 초코파이와 피크닉과 초코송이, 마가레트로 아이들의 마음을 달랠 수밖에.


'긴긴밤'은 내용도 어렵지 않고, 그림도 곁들여 있어 어린이 소설로 분류되지만 전 연령대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소설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이 책을 첫 책으로 함께 읽고 싶었다.


먼저 이 영상을 한 번 볼까?

2021년에 남산도서관 북트레일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영상을 보면서 우리가 읽었던 소설이 이렇게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https://youtu.be/POsJGE_AuuY



도입질문

점심시간에 자투리 시간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어 토론할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아이들의 침묵을 깰 수 있는 질문을 먼저 던져서 스토리가 생각나게 했다.


이 책 주인공이 누구지? 이름이 뭐더라?

버려진 알을 누가 품어 주었지?

소설에서 나. 는 이름이 뭐지?



내용 떠올리기

첫 책을 배포하고 토론을 하기까지 긴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아이들은 소설의 내용을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그래서 빠르게 내용을 요약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 코뿔소 노든은 코끼리 고아원에서 자랐다. 코끼리 고아원을 떠나 아내를 만나고, 아내와 딸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가 인간들에게 가족을 잃게 된다. 복수심에 불타 세상에 대한 원망뿐이었던 노든은 동물원에서 앙가부를 만났지만, 앙가부도 역시 노든을 곁을 떠나게 된다. 동물원에 큰 사고가 생기면서 도망 나온 노든은 치쿠를 만난다. 치쿠와 윔보는 같은 동물원에 있던 펭귄이고, 어디서 굴러왔는지도 모르는 알을 정성을 다해 품어주었다. 그러던 중 동물원에 사고가 터지고 윔보가 알을 끝까지 지키며 생을 마감하고, 치쿠는 그 알을 가지고 동물원을 탈출한 것이다. 치쿠를 만난 노든은 함께 알을 지키며 계속 걷다가 치쿠마저 잃게 된다. 그리고 치쿠가 그랬던 것처럼 알을 품어 결국 펭귄이 태어난다. 펭귄은 나. 다. 노든은 여전히 복수,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분노 때문에 괴로워한다. 나는 노든에게 복수를 멈추라고, 함께 행복하게 살자고 말한다. 나는 노든을 떠나 바다로 갔다. 나는 이름이 없지만, 노든은 이름이 없어도 언제든 나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나도 노든을 알아볼 것이다.


키워드로 이야기해보기

이제 아이들은 이야기가 대충 떠오른 것 같았다. 몇 가지 키워드를 주고, 이 키워드에 대해 이야기해보기로 한다.


가족

연대하는 삶

사랑

희망

후회

긴긴밤

자기 의지


마지막 '자기 의지'라는 키워드에 대해 말해보고 싶다는 친구가 있었다. 결국 나. 는 남들의 도움으로 태어났고, 노든과 함께 긴 여정을 했지만, 그건 단순히 노든의 의지가 아니라 나 자신의 삶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결국 바다로 갈 수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너무 훌륭한 해석이어서 박수를 쳐주었다.


이렇게 30분 토론을 마쳤다. 다음 우리가 읽을 책의 후보를 정하고, 투표를 한 후 책을 구매하기로 했다. 이런 토론이 정말 재미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너무 아쉬웠다. 다음 토론에는 시간을 좀 더 배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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