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어제 일기
아침 수영을 완료하고, 조용하고 조용한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아침에는 남편이 커피를 내려주는데, 오늘은 골프 연습을 간다고 해서 커피 대신 어제 씻어놓은 블루베리를 가져왔다. 해서 오랜만에 믹스커피를 한 잔 타서 마시고 있다. 달달한 커피가 오랜만이다.
드디어 어제 수영 월 이용권을 등록했다. 월 이용권을 등록하면 돈이 아까워서라도 한 달 동안 꾸준히 수영을 할 것이라는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고 나는 단 두 번의 수영장 방문으로 한 달을 마무리한 전적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편은 월 이용권 등록을 결사 반대했는데, 나는 결사 반대하는 남편을 반대하고 싶었다. 그래서 보란 듯이 어제 월 이용권을 등록하고 말았다. 먹지도 않을 음식을 시켜달라고 떼를 쓰는 아이처럼. 솔직히 개근 자신이 없긴 하다. 나의 오기였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개근을 못 하면 안 되는 건가?!
실패할 걸 알지만 해볼 수 있는 거잖아.
실패할 것 같지만, 도전은 해볼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런 마음으로 나를 다독이며 오늘 아침 일어나 수영장으로 향했다. 확실히 아침 수영은 퇴근하고 하는 수영보다 조금 더 힘이 드는 것 같다. 수영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숨이 트이는 순간이 온다. 아마도 호흡이 불규칙하다가 어느 순간 자유형 혹은 평형의 박자에 맞추어지는 순간인 것 같다. 그렇게 숨이 트이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팔이 아플 때까지 혹은 다리가 아플 때까지 물에서 떠 있을 수 있다. 이렇게 숨이 트이는 시간이 저녁 수영보다 아침 수영이 좀 느린 걸 보면 자고 있던 세포들도 깨는데 시간이 필요한 건가 보다. 이런저런 잡생각들을 하며 오늘의 목표 1,000미터를 완료하고 물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