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낫한 기도의 힘
틱낫한 스님의 말씀을 다시 읽어보면 기도하고 영성 수련이 깊어지면, 세상에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에도 괴롭지 않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과연 삶의 괴로움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인가? 진짜? 하는 의심이 일어난다. 만약 그렇다면 나는 지금 어마어마한 과정에 발을 내디딘 것임에 틀림없다.
내디뎠으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계속되는 회식으로 명상수업에 2회 내리 불참하고, 설상가상 오늘은 선생님께서 집중 안거에 참석하시느라 명상수업이 없다. 그래서 이번 주 타이머를 20분에 맞춰두고 명상을 해보았는데, 좀처럼 쉽지가 않다.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잡념들, 안정되지 않는 호흡, 내 몸 이곳저곳을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는 머리, 불안한 마음들까지 엉망징창으로 20분이 흘러갈 때도 많았다.
그래도 해야 한다. 이런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들지 않는 채로 그냥 한다. 이렇게 해서 뭐가 되겠냐는 마음이 든다고 해도 그냥 한다. 20분을 다 채우지 못한다고 해도 그냥 한다. 이렇게 그냥 하는 게 맞는 것인가라는 물음이 있어도 그냥. 그냥 하기로 한다. 컴퓨터를 끄고, 방석을 깔고, 20분 타이머를 맞추고, 호흡을 가다듬고, 그냥 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