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차림에 대해
1.
명상시간이 다 되었는데, 선생님과 나 둘 뿐이었다. 으악 어쩌나, 단 둘이 명상을 하게 되면 어쩌지? 그런데 오잉? 선생님과 둘이 명상을 하면 어떤 느낌이려나 궁금하기도 하며 명상을 시작하고, 눈을 뜨니 다들 오셨다. 히히
2.
명상은 좀처럼 자연스러워지지 않는다.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하늘에 구름이 흘러가는 것을 바라보듯이 그냥 그렇게 흘려보내는 일이 매우 어려운데, 이런 불편한 마음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 그리고 이를 문제 삼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이 필요하다. 고 알려주셨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정작 명상이 시작되고 일어나는 생각들을 흘려보내며 생각이 꼬리를 물고 들어가려고 할 때 알아차리고 다시 흘려보내느라 나는 너무 바쁘다. 명상이 이렇게 바빠도 되는 것인가. 하며 다시 숨을 고르고 들숨과 날숨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어라? 집착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라며 다시 어깨 팔 허리 등에서 긴장을 풀고 다시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흘려보내고, 숨을 고르고,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고 뭐 이러면서 종이 치기를 기다리는 것이 요즘 나의 명상이다.
이것은 훈련이기 때문에 안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훈련해 보기로 한다.
3.
수영을 전주에 내려와서 몇 번했는데, 15분에서 20분 정도 아무 생각 없이 계속 25미터를 반복적으로 턴을 할 때 어떤 한순간 내가 어떤 생각도 하고 있지 않았음을 알게 될 때가 있다. 앗 얼마나 흐른 거지? 라며 그때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수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가 있었다. 그럼 나는 수영을 하면서 명상을 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인가?라는 궁금증이 일어나 선생님께 여쭈어보았다. 핵심은 알아차림이었다. 명상은 내가 어떤 생각을 하던 그 생각이 어떠하건 간에 그것을 알아차리고 문제 삼지 않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수영하면서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은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이지 그것을 명상을 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그 부분은 좀 더 어려운 뭔가가 있는지 선생님이 좀 나중에 다시 설명해 주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