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걷다 걷다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걷기는 미지의 세계이다. 과연 저렇게 많은 글 속의 진실처럼 걷기는 힘이 있는 걸까? 어떤 힘이 있는 걸까? 걷기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을 내기도 할 만큼 달리기를 예찬하는 글을 적기도 했지만, 달려보지 않은 나는 그 감동을 아직 모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걸어보지 않은 나에게 걷기의 감동은 아직 미지의 세계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걷기가 주는 감동을 알고 싶어졌다. 월요일은 수영장이 쉬는 날이기도 하고, 티맵으로 나의 출퇴근을 시간을 기록한 바에 따르면 일주일 중에 집에 오는 시간이 가장 짧은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월요일에는 땡 퇴근해서 바로 집으로 와 엄마와 함께 저녁을 먹는다. 대부분 저녁 식사 후 엄마는 드라마 스케줄이 꽉 차 있었고, 나는 채널이동권이 없으므로 방에 들어가 그냥 누워서 핸드폰을 하며 시간을 보냈었다.
오늘은 그래서 저녁을 먹고 운동복을 갈아입고 길을 나섰다. 우리 집에서 센트럴파크까지 걸어갔다 오기로 했다. 센트럴파크까지 아주 예쁜 오솔길이 있지만, 해가 져서 그 길을 안 되겠기에 큰길을 따라 걸었다. 센트럴파크에 도착하니 운동하는 사람이 많이 있었고, 전에는 개방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축구장과 트랙에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그래서 나도 트랙을 같이 걷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한 시간이 조금 넘게 걸었다고 워치가 말해주었다.
걷다 걷다 걷다보면 예의 글 속의 사람들처럼 나도 걷기에 대해 짧은 글을 적을 수 있을만큼 걷기의 감동을 느끼게 되려나하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