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처음에는 널 걱정했었고, 그러다 걱정하고 있는 나를 알고 있을 텐데 싶어서 네가 얄미웠다가
그러고도 연락이 없는 너와 정말 멀어질까 봐 무서워지기도 했어.
그러다 지쳐서 생각을 안 하려고 노력도 했지.
옹졸한 마음에 네 문자에 답을 안 했지만, 그것도 후회될 때가 있었어
그러다가 몇 개월의 시간이 흘러 그간 너에 대한 수없이 많은 나의 감정들을 까먹었을 때,
그때쯤이었나 봐.
그날은
엄마의 아침 드라마가 멀리서 윙윙거렸고
나는 내용도 알 수 없는 드라마의 대사를 흘려들으며 침대에 누워서 천정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문득 너에게 전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부지런한 아침을 오랜만에 맞이하고 한껏 여유가 있었던 아침이어서 그랬던 것 같아.
많은 생각 때문에 전화 한 통에도 용기가 필요할 때가 있잖아.
그런 빈티 나는 용기조차 필요하지 않은 날이었고
그래도 사실 마음 한 구석에는 이번에도 전화를 받지 않으면 정말 끝이다.라는 치기가 사라진 건 아니었어
그런데
네 목소리를 들으니 아무 생각이 안 나고 그냥 무척 반갑고 좋더라
네가 죽은 줄 알았어.라고 농을 먼저 던졌지만
그 안에 정말로 복잡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감정이 담겨 있었던 걸
너는 알았을 거라고 생각해
그때
작은 목소리로 나도 너한테 많이 전화하고 싶었어.라고 말해 주어서
이제 와서 말이지만 그리고 이미 알고 있겠지만
나 많이 고마웠어 그날
그리고 오늘
네 생일을 축하할 수 있어서 좋다.
생일 많이 축하해 영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