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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진 Jul 13. 2022

22-08 1교사 1동아리

친절하게 메신저 내용에는 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이 있었다.  "동아리는 무조건 참여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 있었고, 바로 기다렸다는 듯이 이어지는 답변에 "네! 무조건 참여해야 합니다"라고 적혀있었다.



네! 무조건 참여해야 합니다.



동아리 관련 안내는 3월 한 달 내내 거의 매일 메신저에 쌓였다. 동아리의 정식 명칭은 창의적 체험학습, 창체라고 부르는 시간이다. 학교에는 아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봉사활동으로 도서부 활동을 하면서, 창의적 체험학습으로 축구를 하고, 축구를 하면서 역량강화를 위해 따로 교과에 관한 심화학습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교내에서도 굉장히 바쁘다.


처음 학교에 와서 창체에 대한 기본 개념이 없어서 무척 당황했다. 도서부 아이들을 데리고 동아리 활동, 즉 창체를 하면 되는 거 아냐?라고 했지만, 도서부 아이들은 이미 창체로 하고 싶은 활동을 다 정해놓은 상태였다.  나는 도서관에서 책과 관련된 동아리를 하고 싶었지만, 소심한 나는 아이들에게 나랑 같이 책 읽을래? 정도도 말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먼저 선생님, 우리랑 책 읽어요! 하는 아이들을 더 없었기에 쌓여가는 메신저를 보고만 있었다.


메신저 내용에는 1교사 1동아리가 필수이며 선택하지 않으면 나중에 강제로 배정하겠다는 말이 완곡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고민하다가 담당 선생님께 연락했더니 추천해준 동아리가 학교를 산책하는 동아리 '사뿐사뿐'이었다. 그래!  배드민턴이나 탁구보다는 나을 것 같아!라는 생각에 흔쾌히 수락했다. 모든 것이 처음이고 그래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였지만, 너무 다행히도 사뿐사뿐 동아리에 참여하겠다는 아이들이 많아서 같은 동아리를 3명의 교사가 나누어 맡게 되었고, 베테랑이신 사뿐사뿐 1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매주 목요일마다 사뿐사뿐 2 활동을 진행하게 되었다.


문제는 날씨가 그리 덥지 않은 날들이 이어질 때는 몰랐던 불편함들이 최근 마구 나타난다는 것. 걷는 것이 좋아서 오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어디 마땅히 갈 데가 없어서 온 아이들이 더 많았다.  매번 학교를 산책하는 것이 나도 재미없는데 이 더운 날씨에 걷기를 해야 한다니 아이들은 오죽하랴. 그래서 이번 주는 아이들을 도서관으로 부를 생각이다. 너무 더운 날 햇볕에 걷기는 무리니까. 시원한 곳에서 책을 읽혀야겠다. 읽기 싫다면 구경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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