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작은 꽃 잎 하나에도 쉬 마음을 내주어야 했고, 어디 하나 놓칠 수 없이 눈 부셨던 그곳
귓가에 울리는 잔잔한 풍경 소리, 목탁 소리에
깨어진 마음의 조각들,
그 소요(騷搖)로 발갛게 남은 상처는 자꾸만 따끔거렸다.
스물여덟.
이 아름다운 나이, 이 찬란한 봄에
나는 왜 이렇게 눈물 속에 살아야 하나
돌 하나에게 던진 물음
다음의 돌, 그다음의 돌에도 시원한 정답이 없고
눈 앞만 뿌옇게 흐려진다
서른이 되면 나아질 거라 했다.
내 뜻대로 세상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일로 받아들여지고 ,
마음먹은 대로 살아지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깨우치게 되는 날이 ,
이제 곧 올 거라고 했다.
그렇겠지 그때가 오겠지.
차갑지 않을 봄 내게도 오겠지.
눈이 부셔도 울지 않을 봄 내게도 곧 오겠지.
손에 쥐었던 이미 따뜻해진 마지막 돌을 올리며
나는 희망했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했던가
선암사 해우소에서 실컷 울라 했던가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훔치러 찾아간 이 곳
다시 희망의 이야기를 나누었던 이 곳
해우소가 바라 보이는 이 곳이
내겐 解憂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