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의 세포들> 시즌2 ep. 9를 보고서
<유미의 세포들> 시즌 1에서 전 남자친구 웅이와의 연애가 끝이 났을 때, 유미는 꿈속에서 자신의 인생 속 남자주인공이 웅이인 줄 알았다며 게시판지기세포에게 말한다. 게시판세포는 이곳에 주인공은 너 하나뿐이라는 말로 유미를 위로했고, 그 말에 위로받은 것은 비단 유미뿐만은 아닐 것이다. 7년 만난 남자친구가 바람피워 헤어졌을 때에도, 웅이가 유미보다 자신의 자존심이 중요해 헤어지게 되었을 때에도 바뀌지 않던 유미의 프라임세포는 사랑세포였다. 연애가 1순위였던 이유는 연애를 하면 행복해질 줄 알았을 뿐이었다며 프라임세포 자리를 이만 넘겨주라는 유미의 말은 그녀의 성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자, 사랑에 상처받은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일 것이다. 종료된 것은 연애를 통해 행복해지길 바란 나의 기대일 뿐, 내가 누릴 수 있는 모든 행복이 아니다. 이 사실을 알기 위해 우리는 그렇게 아팠나 보다.
꿈속에서 또다시 사랑에 상처받아 연애가 종료되었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자신의 사랑세포에게 그동안 애쓴 걸 안다며 위로하는 유미는 이만 울음을 터트리는 사랑세포를 쓰다듬으면서도 그저 미소 지을 뿐이다. 마음속으로는 금방이라도 소리 내어 울고 싶지만 내일의 나를 위해 애써 누구보다 가장 잘 아는 말로 나를 위로하며, 독한 술 대신 잠을 청한다.
별 수 없이 내가 나를 위로해가며, 그렇게 우리는 어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