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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May 11. 2018

일을 늘리는 건 좋은 선택일까?

네이버에서 연락이 왔다

창작자에게 일이 늘어난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다. 내 창작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늘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을 늘리는 것이 언제나 좋은 선택은 아니다.




얼마 전 네이버에서 메일이 한 통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네이버 OOO의 OOO입니다.

저는 (...) 콘텐츠 제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운영하시는 영상 보고 연락드리게 되었는데요. 관련하여 제휴 논의드리고 싶습니다.

편한 시간 알려주시면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네이버에서 연락을 받아보기는 처음이었다.


 메일에는 별 내용이 없었다. 그저 연락을 달라는 말뿐이었다. 무슨 일로 연락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출판사에서 종종 보내오는 책 홍보 메일보다는 반가웠다. 유튜브에서 어떤 영상을 봤길래 나한테 연락을 한 걸까? 어떤 채널을 보고 연락을 했을까? 왜 연락을 했을까?


 많은 궁금증을 안고 답장을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네이버 관계자였다.


 '유튜브에서 '조랩' 채널을 보고 연락드렸습니다. 조랩 채널에 올리시는 재테크 영상을 네이버 TV에도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내가 유튜브에서 운영하는 채널 중 '조랩'이라는 채널이 있다.  이 채널에서는 '공부법'이나 '자기관리', '재테크'와 관련된 영상을 올리고 있다. 이 중  '재테크'와 관련된 영상들을 네이버 TV에도 올려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따로 편집할 필요 없이 그대로 올려주면 된다고 했다.


 일단 생각을 해보겠다며 전화를 끊고 네이버 TV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네이버 TV란?


 '네이버 TV는 TV 속 명장면을 모아서 볼 수 있는 서비스로 방송사, (...) 등에서 제공하는 화제의 동영상을 한 곳에서 모아볼 수 있으며, (...) 스크랩 기능을 통해 (...) 친구들과 함께 재미를 나눌 수 있습니다.'


 네이버 TV는 유튜브와 비슷한 서비스였다. 당연히 차이점은 있겠지만, 영상 플랫폼이라는 큰 틀은 같았다. 다만, 유튜브는 크리에이터 개인이 활발하게 활동하는데 반해 네이버 TV는 개인보다는 방송사나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올리는 영상들이 주를 이뤘다.


 아직은 개인 창작자들의 입지가 좁은 네이버 TV에 영상을 올린다고 한들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


 괜히 일만 늘고 소득은 없을까 걱정이 됐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세 가지 질문 


일이 늘어나는 건 아닐까?


 난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다. 하고 싶은 게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에 비하면 감사할 일이지만, 나처럼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들은 자꾸 일을 벌이다 한 가지 일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요즘은 일의 가짓수를 점차 줄여가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이 생겨도 당장 중요한 일이 아니면 나중으로 미룬다. 이미 일과에 포함되어 있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중요도가 떨어지면 일과에서 빼기도 한다. 한 마디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 시기다.


 선택과 집중을 하는 이 시기에 과연 네이버 TV라는 또 하나의 일을 추가하는 건 좋은 선택일까?


 유튜브에 영상 한 편을 제작해 올리는 데는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요즘은 일주일에 세 편 정도의 영상을 제작하기 때문에 여유시간이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네이버 TV를 시작한다고 하면 영상을 새로 제작해야 하는 건 아니다. 기존에 유튜브에 올렸던 영상을 뒷부분만 다듬어 다시 올리면 된다. 일이 늘어나는 건 맞지만 추가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일은 아니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면서 동시에 네이버 TV에도 올리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네이버 TV를 처음 시작할 때 해야 할 일은 많다. 프로필과 배너를 새로 만들어야 하고, 기존에 유튜브에 올린 영상들을 다 다듬어 옮겨야 하고, 채널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하지만 처음에 한 번만 채널을 잘 다듬어놓으면 그 이후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기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새로운 채널을 하나 더 운영하는 것이 비해 일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돈이 될까?


 사실 꺼내고 싶은 질문은 아니다. 하지만 창작자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질문이다.


 매달 정해진 월급을 받는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면 정해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나 같은 개인 창작자들은 열심히 일 한다고 무조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정해진 월급도 없고, 일을 하는 만큼 돈을 버는 것도 아니다. 이미 자리를 잡은 창작자라면 모르겠지만,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창작자들에게는 무엇보다 돈이 가장 큰 문제다.


 유튜브에서는 아직 의미 있는 수익이 나지 않는다. 용돈 벌이도 안 되는 수준이다. 웬만한 직장인들보다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에 비하면 정말 낮은 수입이다. 하지만 네이버 TV를 추가로 운영한다면 수입은 아주 조금이라도 더 늘 것이다. 


 늘어나는 일의 양은 적지만 새로운 수입원이 생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다.



할만한 가치가 있을까?


 내게는 일에 들이는 노력 대비 수입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그 일이 내게 '가치가 있느냐'라는 것이다.


 적은 노력에 비해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내게 가치가 없는 일이라면 굳이 할 필요는 없다. 네이버 TV에 영상을 추가로 올리는 일은 내게 어떤 가치가 있을까?


 내가 영상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존에 유튜브에서 운영하는 채널은 세 개다. 하나는 책과 관련된 채널이고, 다른 하나는 공부, 또 다른 하나는 내 인생과 관련된 채널이다.


 각 채널의 주제는 모두 다르지만 지향하는 바는 같다. 그것은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가'라는 것이다.


 책에 관한 영상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책에 관심을 가지고, 더 쉽게 책에 다가갈 수 있다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다양한 공부에 관한 영상을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술들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세상의 흐름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신념과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의 인생을 통해 누군가는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런 가치를 추구하며 만든 영상들을 더 많은 사람이 보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런 면에서 네이버 TV에 영상을 추가로 올리는 일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긍정적인 영향을 더 많은 사람에게 줄 수 있다면 당연히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그렇더라면 약간의 노력이 필요할지라도 네이버 TV를 시작하는 게 좋은 선택인 것 같다.




앞으로


 솔직히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은 돈 걱정 없이 내가 만들고 싶은 콘텐츠를 실컷 만드는 것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든 콘텐츠를 짧은 시간에 소비해버리는 소비자들을 볼 때면 종종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열심히 만든 콘텐츠를 통해 단 한 사람에게라도 좋은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정말 기분이 좋다.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게다가 그런 콘텐츠는 내게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 


 그러니 앞으로도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자. 좋은 콘텐츠는 언젠가는 빛이 나기 마련일 테고, 누군가는 발견해주기 마련일 테니까.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고, 끊임없이 공부하자.



 앞으로도 새로운 기회가 찾아온다면 이번처럼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과연 내게 가치가 있는 일이냐고.






▼ 운영 채널 

유튜브1_ @도서관에 사는 남자

유튜브2_ @조랩

유튜브3_ @조영표 Youngpyo Cho

인스타그램_ @youngpyo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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