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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Jun 08. 2018

꼭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할까?

독서에 정답은 없다

책에는 여러 가지 분야가 있다.


 인문, 소설, 자기계발, 경제, 경영, 과학 등 분야를 크게 나누더라도 여러 가지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처음에 어떤 분야의 책을 읽든, 꾸준히 책을 읽다 보면 점점 더 다양한 분야의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러다 보면 꼭 마주하게 되는 질문이 있다.


 '꼭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할까?'




나를 독서의 세계로 이끈 분야


 나를 처음 독서의 세계로 이끈 분야는 자기계발 분야였다.


 정확히 어떤 책을 읽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하며 읽은 책들은 자기계발서였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자기계발서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다른 사람들이 책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책을 읽는지 알지 못했다. 물론 관심이 없기도 했다.


 처음 자기계발서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당시의 나는 지금과 많이 달랐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잘하는 게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고민은 많고, 의욕은 없었다. 물론 그런 막막한 상황을 헤쳐나갈 어떠한 방법도 알지 못했다. 


 어릴 때는 만화책을 자주 읽었다. 일반책은 성인이 되어서야 읽기 시작했지만 만화책은 어릴 때부터 읽었다. 만화책은 읽어도 일반책은 읽지 않았던 이유는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만화도 모든 만화를 다 좋아하지는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지만, 내가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만화는 '성장형 만화'였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주인공이 피나는 노력을 통해 꾸준히 성장해나가는 모습에 매료됐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내가 즐겨 읽던 만화책들은 죄다 성장형 만화였다.


 만화의 영향인지 나의 본성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난 '성장'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였을까. 만화책이 아닌 일반책을 읽기 시작할 때도 주로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책들을 읽었다. 좋은 책이든 그렇지 않은 책이든 호기심을 유발하는 책은 죄다 가져다 읽었다. 많은 책들이 내게 충격을 줬고, 그때부터 내 인생은 조금씩 건강한 방향으로 바뀌어 갔다.


 자기계발 분야 덕분에 책은 내게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분야를 넓혀가다


 자기계발서를 열심히 읽다 보니 자기계발서 간에 서로 비슷한 이야기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나는 책을 닥치는 대로 읽지 않고 골라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는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다. 하지만 읽고 싶은 책은 너무 많았다. 그래서 전처럼 호기심이 생기는 책이라고 무조건 읽지 않았다. 책을 구매하기 전에 미리 살펴보고 신중하게 구매했다. 심지어 다른 사람들이 쓴 책에 대한 평가도 읽어보고 꼭 읽고 싶은 책만 구매했다. 책 읽는 방법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었다.


 자기계발서를 꾸준히 읽다 보니 삶도 변해가고 있었다. 


 허투루 쓰는 시간은 줄어들었고, 걱정보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예전에는 고민만 하던 것들을 이제는 행동으로 옮기고 있었다. 또한, 책에서 배운 것들을 내 일상에 적용해보며 나만의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 나갔다.


 그러다 보니 일상이 달라졌다. 자존감이 높아졌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됐다. 만나는 사람도 달라졌다. 일상이 좋은 방향으로 변하니 무의식적으로 책의 힘을 깨닫고 있었다. 하지만 1년 넘게 자기계발서만 읽다 보니 자기계발서가 조금씩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너무 집중해서 한 분야의 책만 읽었는지, 웬만한 내용은 이미 다른 책에서 다 읽은 수준이었다. 그때부터 자연스레 다른 분야의 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당시 자기계발서 다음으로 읽기 시작한 책은 경제•경영 분야의 책이었다.


 왜 경제•경영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지는 모른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관심 있는 '성장'이라는 대상이 나 자신에게서 더 넓은 세계로 넓어진 것이 하나의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게 책을 꾸준히 읽으니 관심 분야가 조금씩 늘어갔다.




꼭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할까?


 경제•경영 분야를 시작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관심이 가는 분야는 더욱더 많아졌다.


 인문, 소설, 철학, 에세이, 예술, 독서법, 글쓰기 등 서점에 있는 대부분의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때쯤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꼭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골고루 읽어야 할까?'


 다양한 분야의 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점에 갈 때면 언제나 대부분의 분야를 둘러본다. 자주 방문하는 서점의 경우에는 책을 둘러보는 나만의 길까지 가지게 되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건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어떤 분야도 깊이 파고들지 못한다는 말이기도 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면 얕은 우물을 여러 개 팔 수 있는 반면, 한 분야에만 관심을 가지면 한 우물을 깊게 팔 수 있었다.


 난 책을 좋아해 스스로 '도서관에 사는 남자'라는 필명을 붙였다. 


 이 필명으로 SNS도 하고, 글도 쓰고, 영상도 제작하고 있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 필명만 보고 내게 편견을 가질지도 모른다. 책벌레에 하루 종일 도서관에 들어앉아 책만 읽는 사람이라고. 게다가 책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알고 있어야만 할 것 같은 이름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다양한 분야의 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몇몇 분야에 치우쳐 책을 읽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 실제로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골고루 읽는 편은 아니다.


 또한, 아직 독서력도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이나 좋은 책이라며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스테디셀러 중에서도 읽지 못한 책이 수두룩하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다. 하지만 읽고 싶은 책은 너무도 많다.


 평생 책 읽기에만 시간을 투자해도 모든 책을 다 읽을 수는 없다. 그러다 보니 '꼭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만 할까?'라는 고민이 생긴 것 같다.


 만약 다른 사람이 평소처럼 내게 똑같은 고민을 털어놓았다면 나는 어떤 대답을 들려줬을까? 아마도 강박관념을 가지지 말라고 대답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냥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으라고 말이다.


 그런데 나 스스로에게는 왜 그렇게 쉽게 대답을 하지 못하는 걸까? 어찌 보면 해답은 간단했다.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들려줄 대답을 나에게도 들려줘야겠다.


 "꼭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책,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면 됩니다. 다만 읽던 책들에 흥미가 떨어질 때, 새로운 분야의 책을 읽어보고 싶을 때, 한 단계 높은 독서를 하고 싶을 때는 지금까지와 다른 분야의 책을 읽어보면 좋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책을 꾸준히 읽고 있다는 사실이니까요."


 이제는 다시 편안한 마음으로 독서를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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