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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Mar 29. 2016

#6. 당신의 멘토는 누구입니까?

인생의 나침반

당신의 멘토는?


사람들의 인생은 대부분 비슷한 방식으로 흘러간다. 사람 모두 단 한 번의 생을 살아간다. 종교에 따라 그에 대한 의미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종교적인 색깔은 일단 배제하자.


 인생을 두 번 살아본 사람은 없다. 그러기에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자전거 타기를 처음 배우더라도 여러 번 넘어지고, 다시 균형을 잡고 페달을 밟아 나간다. 점차 속도 조절도 가능해지고, 빠르게 달리는 것은 물론 묘기가 가능한 사람도 있다. 


 이렇듯 처음은 누구나 어설프다. 시행착오 속에서 잘하게 되는 것뿐이다. 인생 역시 누구나 한번 살아가기 때문에 어설픈 것이 당연하다.


 '멘토'라는 단어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사용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 단어의 어원을 살짝 들여다보자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친구 멘토르(Mentor)라는 자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출정하여 돌아오지 못하자 멘토르는 그의 아들을 맡아서 가르쳤는데, 멘토르(Mentor)라는 그의 이름이 '현명하고 성실한 조언자'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면서 현대에 이르러 '멘토'라는 단어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멘토는 필요할까?



 자전거 타기의 예에서 봤듯이 우리는 무엇이든 처음엔 다 서툴다. 넘어지고, 상처를 입고, 다시 일어서서 걸으며 배우는 법이다. 그런데 세상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넘어진다고 무조건 일어날 수 있는 정도의 것이 아닌 경우도 있다.


 예로부터 '어른의 말씀은 틀린 것이 하나 없다'는 말이 있다. 백 퍼센트 정답은 아니지만 꽤나 정답에 가까운 말이다. 어른들의 말을 들으면 좋은 점은 겪지 않아도 될 아픔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직접 경험하는 아픔 속에서 배우는 것이 있을 테지만, 때로는 굳이 겪지 않아도 될 아픔인 경우도 있다.


 난 20여 년간 멘토가 없었다. 나의 10대 시절이나 20대 시절 초에는 멘토라는 말이 그리 유행하지 않았다. 요즘이야 멘토라는 말이 많이 사용되기도 하고, 다양한 멘토들과 연결해주는 프로그램들도 곳곳에 존재한다. 


 반면 내가 10대일 때나, 갓 20대에 접어들었을 때는 멘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뿐만 아니라 멘토를 찾을 수 있는 연결고리 하나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누구도 멘토를 만들라고 알려주지 않았다.


 덕분에 수많은 방황을 했고, 긴 고민의 시간들을 보냈다. 물론 그만큼 배운 것도 많지만 진작에 멘토가 있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종종한다. 


 전에 읽었던 책 중에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의 조언을 엮은 책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이 구절들처럼 누군가에게 인생에 도움이 될 조언을 들었더라면 지금은 더 멋진 인생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젊은 친구들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네. 사랑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 행복한 일을 찾게. 돈 때문에 직업을 선택해서는 안 되네. _ p.87
 의식적으로 배우려고 노력해야 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반드시 거기서 뭔가를 배우게. _ p.103
 20년 전에는 이용하지 못했던 구슬들도 이 나이가 되면 꿰어서 보배로 만들 수 있다네. (...) 젊어서 나이 드는 것을 걱정하는 것은 시간 낭비다. 나이 드는 건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일이니까. _ p.183


 내가 결국 경험하게 될 방황과 고민들, 그 고민들을 미리 경험한 선배들에게 조언을 들을 수 있다면 조금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멘토는 어떻게 찾아야 할까?



 '멘토는 어떻게 찾아야 하나요?', '어떤 멘토가 좋은 멘토인가요?' 종종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사실 멘토가 될 사람은 주위에 널렸을지도 모른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좋은 사람을 알아보려면 본인이 그만큼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주변에 멘토가 될만한 사람이 없다면 이유는 두 가지가 있겠다. 하나는 정말 무언가 배울 것이 있는 사람이 없는 경우가 있고, 배울게 많은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굳이 이유를 하나 덧붙이자면, '찾아보지 않은 경우'도 있겠다.


 멘토를 찾는 방법두 가지로 나눠보자. 하나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의 멘토를 소개받는 방법이 있다. 사실 두 번째 방법이 멘토를 찾기 가장 쉬운 방법이다. 그리고 검증도 어느 정도 된 사람이니 꽤나 신뢰성이 높은 방법이다.


 먼저 두 번째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내 지인들을 잘 살펴보면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있다. 다양한 사람들도 많이 만나러 다닌다거나, 책 읽기를 좋아한다거나, 다른 사람의 고민 상담을 해주는 등 남들과 다른 아우라를 풍기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멘토가 있느냐'고 물으면 '그렇다'라는 대답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또는 '고민이 생겼을 때 의논할 사람이 있느냐'라고 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멘토가 있지만 굳이 '멘토'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런 지인의 멘토를 소개받는 방법이 있다. 좋은 멘토들은 이렇게 열의를 가지고 제 발로 찾아오는 사람들을 대부분 반갑게 맞이해준다.


 이제 첫 번째 방법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멘토를 찾는 첫 번째 방법은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기'였다.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멘토가 한 분도 없던 나 역시 그랬으니까. 이때는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가장 쉬운 채널로는 ''이 있다. 물론 좋은 책도 있고 별로인 책도 있다. 좋은 책에 대한 기준은 각자 다 다르겠지만, 좋은 책에서는 세계적인 멘토들과 마주할 수 있다. 심지어 고인이 된 현자도 멘토로 만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일대일로 직접 인생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채널이 바로 책이다. 물론 궁금증이 생겨도 질문은 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때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책뿐만 아니라 강연에 직접 찾아가서 연사들의 강연을 듣는다거나, 유튜브를 통해 수많은 연사들의 다양한 강연 영상을 볼 수 있다. 멘토라고 해서 반드시 일대일로 마주해야만 하는 관계일 필요는 없다. 책으로 접할 수도 있고, 강연으로 접할 수도 있다. 가능하다면 직접 만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어떤 사람이 좋은 멘토일까?



 멘토를 찾는 방법을 두 가지 정도 알아보았다. 그럼 어떤 사람이 좋은 멘토인 걸까? 사실 이 부분은 꽤나 애매하다. 내겐 좋은 멘토인데,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람마다 각자 좋아하는 취향이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은 멘토는 나의 현재를 과거와 다르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다. 물론 그 변화는 긍정적인 것이어야 한다. 내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고, 더 넓게 생각할 수 있도록 생각지 못한 질문을 던져준다. 또한 언제든 따듯하게 맞이해준다.


 어찌 보면 '좋은 멘토'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멘토면 멘토지, 굳이 좋은 멘토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멘토로 정하더라도 언제든 번복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자.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다짜고짜 '제 멘토가 되어주세요'라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꼭 '당신은 내 멘토입니다'라고 할 필요도 없다. 그저 혼자서만 그렇게 생각하면 된다. 고민이 있을 때면, 힘들 때면, 위로를 받고 싶을 때면 찾아가면 된다. '제가 지금 이러이러한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람은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 희열과 행복을 느끼게 된다. 간혹 귀찮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멘토라 생각하는 사람에게서 얻을 수 있는 것에는 제한이 없다. 인생에 대한 이야기, 사랑에 대한 이야기, 직업에 대한 이야기 등 모든 부분에서 조언을 얻기도 하고, 함께 답을 찾아가기도 한다. 상대와 나의 경험이 잘 어우러져 좋은 해답이 나오는 경우가 멘토와의 좋은 교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멘토라고 해서 세상의 모든 이치를 아는 것은 아니다. 그들 역시 아직 인생을 살아나가는 중이고, 나이가 아주 많다 해도 그 역시 배울 건 차고 넘친다. 그저 내 안에만 갇혀 있는 고민들을 털어놓음으로써 그 고민의 무게를 반으로 덜어내고, 또 먼저 경험한 사람의 혜안을 얻을 수도 있다.


 사실 멘토를 정하고, 그에게 찾아가 정답을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 그저 내 안의 것들을 비우고, 그것을 받아줄 그릇이 되는 사람이 멘토인 것이다. 멘토와 멘티의 관계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적인 관계다. 서로를 통해 본인의 그릇을 함께 키워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멘토와 멘티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마치며...



 멘토가 왜 필요한지,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설명이 부족할 수도 있고, 근거가 부족하거나, 어쩌면 틀린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생의 선배인 멘토를 찾아가는 일은 나의 시야를 넓혀주고, 그릇을 키우는 길임에는 틀림없다.


 멘토가 꼭 한 명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내가 멘토로 삼은 분도 한 분이 아니다. 하나의 질문을 각자 다른 멘토에게 들고 가면 모두 다 다른 이야기를 해주신다. 인생에 하나의 정답이란 없다. 각자 자신만의 정답이 있을 뿐이다. 그렇게 자신만의 정답을 찾아 여행하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싶다.


 내가 20대로 돌아간다면 더 많은 멘토를 찾아 나설 것이다. 또 다양한 분야의 멘토를 찾을 것이다. 책을 읽다가 좋은 책을 만났다면 작가에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연락을 해보고, 강연을 듣다가 좋은 강연을 발견했다면 연사를 찾아가 보기도 하고, 지인에게 좋은 멘토분이 계시다면 내게 소개시켜 달라고 하여 찾아뵙고 싶다.


 20대는 그럴 나이니까.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건가 보다.


 술도 익어야 맛있고 된장도 숙성해야 맛이 나고 밥도 뜸이 푹 들어야 맛이 있듯이 인생도 늙어야 제 멋이 나는 겁니다. _ p.41

<인생수업>, 법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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