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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Sep 01. 2016

대화가 필요해

고민우체통에 도착한 일곱 번째 편지

오랜 시간을 학교에서 생활하다 사회에 처음 발을 딛게 되면 수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됩니다. 많은 어려움 중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관계'입니다.


 이번 고민 역시 직장 내 인간관계의 문제에 관한 내용인데요. 대부분 이미 자신만의 정답을 가지고 계신 경우가 많을 겁니다.



* 본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내용을 약간 변경·축약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는 30대 후반의 여자사람입니다.

 아직 결혼도 못했고, 직장생활 내 인간관계에도 고민이 많습니다. 이 나이에도 결혼을 못하고 있으니 자존감이 이미 바닥이네요. 이번에 고민상담을 원하는 부분은 직장 동료와의 갈등에 대해서입니다.
 하루 종일 같이 일하는 직장동료라 잘 지내고 싶지만, 제 성격 탓인지 갈등이 많습니다.

 그 직장동료는 20대 중반의 여성입니다. 저와 나이 차이가 꽤 많이 나죠? 그분과의 문제는 서로 불편한 일이 생기면 대화를 전혀 안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업무적인 대화 이외의 대화는 안 한 지 벌써 한 달 정도 됐습니다.
 그 전에는 사적인 이야기도 많이 했습니다. 가벼운 수다를 떨기도 했고, 휴가를 다녀오면 서로 어디 갔다 왔냐 묻기도 했는데요. 지금은 전혀 이런 대화를 안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에는 여직원이 총 세명 있습니다. 막내 직원이 최근에 새로 입사했습니다. 그런데 새로 입사한 막내 직원을 제 직장동료가 싫다고 하더라구요. 같이 일할 마음이 전혀 없다며 앞으로도 그 마음에는 변함이 없을 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윗분께 말씀을 드려보겠다 했습니다. 같이 퇴근을 하는 길에도 윗분께 말씀드려보실 거냐고 여러 번 재차 묻길래 짜증이 좀 난 상태에서 '말해보겠다는데 왜 자꾸 물어봐'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본인이 직접 말하겠다며 서로 화가 난 상태에서 헤어지게 됐습니다.

 이렇게 헤어진 후로 이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점심시간에 같이 밥을 먹는데도 너무 어색해요. 제가 나이도 많으니 먼저 얘기 좀 하자고 해야 하는데, 왠지 그러기가 정말 싫습니다.

 이 일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요? 생각해보니 일하면서 다른 사람과 불편한 일이 생기면 제가 입을 다물어버리는 일이 종종 있는 거 같습니다... 알면서도 잘 안 되는 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살다 보면 돈이 가장 큰 고민거리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돈보다는 인간관계가 더 고민인 경우를 꽤나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기 때문인데요.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까요?



대화가 중요한 이유


 우리는 대화를 통해 생각을 공유하고, 상대방과 나의 다른 점에 대해서 알아간다. 나는 이 생각을 가지고 말을 했지만 상대방이 다르게 이해했을 경우에는 대화를 통해 올바르게 내 생각을 전달해야 한다. 그런데 내가 한 말이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대화가 끊길 경우, 오해는 각자 진실로 남게 된다.


 오해가 진실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역시 대화가 필요하다. 한두 번 보고 말 사이라면 상대방이 오해를 하든 말든 크게 상관이 없을지 몰라도 계속 볼 사이라면 대화를 해서 오해를 푸는 것이 좋다. 오해는 다른 오해를 부르고, 다른 오해들은 전혀 다른 가상의 ''를 만들기 때문이다.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성격은 노력만으로 쉽게 바뀌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내게 고민을 보냈고, 그에 대한 답장을 해줘 왔다. 그런데 내 의견을 받아들여 행동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사람들은 결국 자신의 선택을 따라 행동한다.


 고민을 보내주신 분도 아마 이대로라면 앞으로도 다른 사람과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도 계속 입을 닫게 될 것이다. 대화가 단절되는 일은 더 많아질 것이고, 주위에 남는 사람은 점점 더 줄어들게 될 것이다. 악담을 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그렇게 될까 걱정스러워하는 말이다.


 성격이 쉽게 바뀌지는 않지만 방법을 알고 정말 열심히 노력하면 조금씩 바꿀 수 있다.



자존심을 내려놓자


 갈등의 원인은 대부분 자존심 때문이다. 내 말을 상대방이 오해했다면, 또는 감정이 격해져 말을 심하게 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대화로 풀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자존심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나이가 들면서 자존심이 세지고, 고지식해진다고 믿는다. 이는 편견이 아니라 사실이다. 나이가 들면서 경험은 더욱 많아지고 자신에 대해서 더 깊이 알게 된다. 그러다 보면 취향이라는 것이 생기고 의견이라는 것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본인을 알아가는 중요한 단계이기는 하지만 자칫 진짜 고지식한 사람이 되는 경우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어린 사람들에게 본인의 지식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사람들보다는 상대적으로 경험이 많은 만큼, 나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옳은 경우도 많다. 그러나 반대인 경우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자존심을 내려놓으면 모든 사람에게 배울 것이 보인다. 자신감을 내려놓으라는 말이 아니다. 무의식 중에 떠오르는 '내 의견이 정답이다'라는 자존심을 내려놓으라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 여러 문제의 해답이 의외로 간단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자존심을 내려놓은 사람들은 유쾌하다. 유쾌한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쉽게 농담을 던지기도 한다. 철벽 같던 상대방도 진지한 대화가 아닌 유쾌한 농담을 듣는다면 스스로 철문을 열고 다가올 것이다. 물론 진지한 대화가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러나 때로는 칼보다는 웃음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딱딱하고 어두운 사회에서 상대방이 웃을 수 있는 농담을 가볍게 던져보자. 의외로 말 한마디로 쉽게 해결되는 경우도 있다. 자의든 타의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려면 내 벽을 낮추고 누구든 쉽게 들어올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 보내주신 고민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먼저 손 내밀기가 얼마나 싫으실지 저도 잘 알 것 같은데요. 그냥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밥이나 같이 먹자고 하면서 농담 한 마디로 동료분과 풀어보시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해보면 별거 아닌 경우가 많거든요^^ (물론 상대방의 성격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다가가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민이 해결되지 않을 때는
언제든 '고민우체통'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 고민우체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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