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우체통에 도착한 21번째 편지
요즘 청년들의 최대 고민은 바로 '취업'이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문을 닫고, 자영업자들도 문을 닫는 마당에 청년들이 취업할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번 고민은 한 취준생분의 사연입니다.
* 본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내용을 약간 변경·축약했습니다.
안녕하세요. 20대 후반 취준생입니다.
현재 지방대를 졸업하고 1년 넘게 취업도 못하고 방황하고 있습니다. 금융권에 취업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서류나 면접 모두에서 쓴 맛을 봐야만 했습니다.
막상 이렇게 공채가 끝나고 나니 허무하고, 다시 기지개를 켜보려고 해도 주저앉게 됩니다. 금융권 취업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제가 그 바늘구멍을 통과할 수 있을지 너무 두렵습니다.
포기하고 다른 길로 눈을 돌려야 할지, 아니면 다시 일어나 같은 길을 걸어야 할지 도저히 감을 잡지 못하겠습니다.
정말 두려운 것은 20대 후반이 되어서도 전문적인 지식이라든가 경험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어요. 나름 열심히 살아왔는데 왜 저는 20대 후반이 되어서도 남는 것 하나 없을까요?
뭐 하나 진득하게 하지 못하는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민을 보내주신 분뿐만 아니라 요즘 대부분의 청년들은 대부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동안 하라는 대로 열심히 하면서 살아왔는데, 막상 돌아보면 무엇을 하며 살아왔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조금은 다르게 살아온 제 생각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왜 나는 그 길을 가려하는가
역대 최악의 실업난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졸업해도 심지어 대학원을 졸업해도 취업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청년들의 취업률보다 60세 이상인 어르신들의 취업률이 높다고 한다. 그렇다 이 시대의 청년들은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유난히 취업이 어려운 분야가 있고, 의외로 취업이 수월한 분야가 있다. 금융권 역시 유난히 취업이 어려운 분야에 속한다. 최근 나라 안팎의 문제로 금융권도 휘청거리고 있는 실정이다. 바늘구멍 같은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은 취업이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한 번에 취업에 성공하면 사실 고민이 별로 없다. 취업이 안 되면 그때부터 고민을 하게 된다. '이 길이 정말 내 길이 맞나?' 혼자 고민도 하고, 여기저기 조언을 얻기도 하지만 어디서도 속 시원한 답을 들을 수는 없다.
지금이라도 '이 길이 내 길인지 아닌지'를 고민하기보다는 '나는 왜 그 길로 가려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돈도 잘 벌고, 멋있어 보이는 일이며, 관련 전공을 수료했다고 반드시 그 길로만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처럼 공대를 나와서 영업을 하다가 이렇게 글을 쓰고 유튜브를 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이제는 고민의 방향을 바꿔서 '왜 나는 이 길을 갈 수밖에 없는가'에 대해서 고민해보자. 꼭 가야만 하는 이유가 없다면 굳이 그 길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물론 꼭 가야만 하는 진정한 가치가 있는 길이라면 꾸준히 그 길을 걸어가면 된다.
세상에는 수많은 길이 있다
세상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직업이 있다. 단순히 경영학과를 나왔다고 금융권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니며, 공대를 나왔다고 기계 관련 일을 할 필요는 없다. 대학의 본질은 학문을 갈고닦는 곳이지 취업을 위한 관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위에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나 같은 경우는 공대를 졸업했다. 그러나 전공과는 무관한 영업직을 선택했다. 열심히 일하는 만큼 돈을 많이 벌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누구보다 먼저 출근을 했고 늦게 퇴근을 했다. 일만 많이 한 것이 아니라 공부도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일을 잘 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공부했다. 영업에 관련된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러 다니고, 회사에서 시켜주는 교육은 모두 챙겨 들었다. 남들이 말하는 야근이며 주말 출근은 스스로 했다. 열심히 할수록 나아지는 모습이 좋았고, 배움이 쌓일 때마다 즐거움을 느꼈다.
그러나 회사에 속해서 영업을 하다 보니 내 의지와는 다르게 통제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 회사의 상품이며 정책 등은 진정성을 가지고 일하려는 나에게 걸림돌이 되었다. 결국 오래 일을 하지 못하고 그만두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까 고민도 많았다. 고민이 많은 와중에도 책은 손에서 놓지 않았다. 안식처 같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열심히 책을 읽었고, 좋은 문장과 책을 여기저기 추천하고 다녔다. 그러다 유튜브에서 책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블로그나 SNS의 글을 보고 원고 요청을 받는 일도 있었다.
그렇게 공대생이었던 나는 직업명이 없는 일을 하고 있다. 세세하게 내가 하는 모든 일을 늘어놓을 수는 없겠지만 세상에는 이렇듯 정해지지 않은 길도 있다. 이제는 이미 존재하는 직업을 가져야만 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무조건 취업을 하지 말고 창업을 하라는 말은 아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길이 있다는 것을 마음속에 꼭 간직하면 좋겠다. 지금은 해야만 하는 일을 찾을지라도,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열심히 찾아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나만의 직업을 찾을 수 있는 날도 오지 않을까?
의미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사실 의미 없는 인생이란 없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서로 다른 인생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흘러간 세월이 아깝지 않은, 지금까지 노력의 결과가 의미 있게 드러나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
요즘은 독서모임도 많고, 무언가를 가르쳐주는 강의도 많다.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공부를 하기도 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공부란 토익 스터디나 취업을 위한 공부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의미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의미 있는 공부를 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의미 있는 공부란 호기심을 해소하는 공부를 말한다. 단순히 취업을 위해 토익이나 토익스피킹과 같은 영어 공부를 하고, 인적성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 하는 공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내 이야기를 또 잠깐 하자면, '어떻게 쉬는 것이 휴식인지'가 궁금할 때는 휴식에 대해 공부를 하고, '행복한 인생은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해 궁금할 때는 행복에 대해 공부한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기 위해 유튜브를 공부하고, 영상제작 방법을 공부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마케팅을 공부하기도 한다.
이런 공부들이 쌓여 더욱 의미 있는 인생을 만든다. 내 경험상 '해야만 하는 공부'는 금세 잊혀진다. 열심히 해도 다시 써먹을 데가 별로 없다. 그러나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 평생 남는다. 이렇게 하나하나 쌓여가는 진짜 공부가 내 길을 선명하게 그려준다.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하는 공부. 그것이 진짜 공부이고,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나가기 위한 원동력이다.
고민이 해결되지 않을 때는
언제든 '고민우체통'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 고민우체통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