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Nov 09. 2016

헤어진 사람에게 다시 되돌아가는 일

고민우체통에 도착한 20번째 편지

사랑에는 항상 이별이 따라다닙니다. 서로의 의견이 맞지 않아서, 돌이킬 수 없는 실수 때문에, 더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상대방이기에 이별을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고민은 '이별한 상대방에게 다시 되돌아가도 될까요?'라는 고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본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내용을 약간 변경·축약했습니다.

안녕하세요. 30대 후반 여성입니다.

 몇 년 동안 연애를 하다가 이별한 지 얼마 안 됐는데요. 다시 연락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사귀는 동안 매번 같은 문제로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를 반복했습니다. 이번 이별 역시 그러했죠.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달랐어요.
 남자친구는 투병 중이신 부모님을 한분 모시며 지내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병원비도 남자친구가 부담을 하는 상황이죠. 항상 경제적인 부분에서 부담을 가지고 있었어요. 심지어 남자친구는 현실이 너무 힘들다며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성인이 되고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가장 역할을 해야만 해서 바로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구요. 일을 일찍 시작하는 만큼, 몸을 쓰는 일을 하다 보니 매번 쌓이는 스트레스는 술로 푸는 날이 많았어요. 물론 저를 만나면서 담배도 끊고 술도 많이 줄였죠.

 남자친구는 본인이 결혼을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연애를 하면서 그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해요. 그런데 이기적이게도 제 무의식 속에는 항상 이 사람과 결혼은 안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이별을 하는 이유는 대부분 이런 것 때문이었어요. 어머니 모시느라 힘든데 저까지 챙겨줄 수 없다구요. 헤어지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만나서 밥을 먹기도 했는데요. 얼마 전부터는 연락도 잘 안 되고, 제 연락에 답을 하지 않더라구요.

 남자친구를 제가 더 힘들게 했다는 생각에 진심으로 사과하고자 장문의 문자를 보냈어요. 답장이 오기는 했지만 이제는 마음이 완전히 돌아선 것 같더라구요...

 오랜 기간 함께하고 헤어져서 그런지 남은 건 공허함과 허전함 뿐이네요. 다시 만나서 진심을 이야기해주고 싶고, 천천히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다시 연락해도 되는 걸까요?


 이별 후 사랑에 아쉬움이 남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다시 되돌아가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아쉬움을 견디며 이별의 아픔을 감당하기도 하죠.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는 제 이야기를 다 들어보고 스스로 결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구에게나 단점은 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단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단점이란 '나쁜'점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상대방의 '흠'을 의미한다.


 단 한 명의 이성과 연애를 해본 것이 아니라면, 누구나 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A를 만났을 때는 담배를 피우는 것이 흠이었다면, B를 만났을 때는 과묵한 것이 흠일 수 있다. 누구를 만나든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이상형이라 부르는 이상적인 이성이라고 하더라도 직접 만나보면 여러 가지 단점을 발견하게 된다.


 남자분께서 경제적인 부분이나 책임감 때문에 본인의 생활이나 연애를 힘들어할 수 있다. 그것 때문에 연애를 하는 상대방 역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상대방의 단점 때문에 이별을 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새로운 사람에게서도 분명 단점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사랑을 하며 상대방의 장점에서 단점으로 시선을 옮기게 된다.



이별 후 되돌아가기


 이별 후 아쉬움 때문에 다시 되돌아가고자 하는 사람은 꽤나 많다. 그러나 지금까지 많은 고민상담을 해왔지만 이별 후 다시 되돌아가서 아름다운 사랑을 지속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별 후 다시 되돌아가는 것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다시 되돌아가도 괜찮겠다고 권하는 경우도 있다. 만난 지 얼마 안 된 남녀가 어떠한 이유로 다퉈서 헤어진 경우다. 이때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의견을 조율해볼 기회나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충분히 다시 노력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연애한 남녀는 이별 후 다시 되돌아간다면 똑같은 문제로 다시 이별할 가능성이 높다. 무조건은 아니지만 대부분 그렇다. 서로 노력하자면서 화해를 하고 다시 연애를 시작하지만, 서로의 다짐은 그리 오래 기억되지 않는다. 수십 년간 반복해온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별 후 다시 연애를 시작하는 것은 단점을 보고 연애를 다시 시작하는 것과 같다.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닌 두 사람 모두의 엄청나고 꾸준한 노력이 없다면 결코 다시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어떤 아픔을 견딜 것인가


 사실 이별 후 다시 만나든 그대로 관계를 정리하든 본인 마음대로 하면 된다.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사람도 결국은 조언을 무시하고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러나저러나 선택은 결국 본인 마음대로 하게 된다.


 선택하기 전에 몇 가지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 먼저 '어떤 아픔을 견딜 것이냐'이다. 이별을 그대로 받아들이든 다시 돌아가 연애를 하든 아프지 않은 선택은 없다. 이별을 선택한다면 허전함, 우울함, 외로움, 서운함, 미안함 등의 다양한 감정이 떠오를 것이고, 다시 돌아가는 선택을 한다면 정말 많이 노력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수십 년간의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노력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극복해낼 용기와 의지가 있다면 다시 되돌아가는 것도 좋다. 어차피 누구와 연애를 하든 마음에 들지 않는 단점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별은 아픈 것이다. 상대방이 잘못을 했든 내가 잘못을 했든, 아니면 서로의 잘못이든 이별하게 되면 아프다. 그러니 어떤 아픔을 견딜 것인지는 결국 본인이 선택해야 한다. 옳은 선택은 없다. 단지 내 선택을 옳게 만드는 사람은 나 자신일 뿐이다.






고민이 해결되지 않을 때는
언제든 '고민우체통'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 고민우체통이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