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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나 Dec 25. 2021

도서관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도서관 여행하는 법

2020년 1월의 도서관·책 관련 도서 | 도서관 여행하는 법 (임윤희)

책속의 말

한 시민이 어떤 앎의 세계에 진입하려고 할 때 그를 응원하고 격려하며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 있다면 사회 전체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이랄까.  (p. 13)
이처럼 도서관이란 돈을 내지 않고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최후의 사회적 보루 중 하나일 것이다. 이 세상 누구도 나를 환대해 주지 않는 것만 같을 때 들를 수 있는 곳, 그런 곳이 세상에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p. 28)
도서관은 책뿐만 아니라 책을 매개로 한 사람들이 만나는 곳이다. 그 만남은 때론 소소해 보이지만, 그 공간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것이다. (p. 51)




도서관 직원은 아니지만, 도서관을 사랑하는, 책 짓는 사람이 쓴 도서관에 대한 책.

도서관 내부 사람이 아닌 외부 사람이 도서관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해서 빌려 읽었다. 도서관 외부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책을 만드는 게 업이고, 도서관 관련 활동을 활발하게 하시는 분이라 경계에 있다고 해야할 듯 싶다.

이 책은 1부로 외국 도서관 이야기, 2부로 국내 도서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행을 갈 때마다 그 지역의 도서관을 들른다는 저자의 경험은 생생하고 재미있었다. 그 경험 속에서 언제나 저자가 염두에 두는 건, 부제에도 써있듯 “앎의 세계에 진입하는 모두를 위한 응원과 환대의 시스템”으로서의 도서관이다. 시설과 장서도 중요하지만 도서관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장소라는 점도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책을 빌리고 반납하는 곳이 아니라, 커뮤니티 공간으로서의 도서관 말이다. 이는 사실 도서관계에서도 꾸준히 고민하고 있는 문제이긴 하다. 저자도 지적하듯이 우리나라 독서율은 현저히 낮은 데다가 책을 읽는 공간으로서의 도서관 기능은 약화되고 있다. 최근 도서관 프로그램은 책과 관련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건강, 취미 등 다양하게 뻗어나가고 있다. 과연 어디까지 도서관이 해야할 일이고, 도서관이 할 수 있는 일일까? 그 안에서 사서의 역할은 무엇일까? 도서관 내부에 있는 사람으로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며 문득 부끄러워진 이유는 내가 도서관에 대해, 이용자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해외에서 하는 서비스는 그럴 만한 사정이 되니 하리라고 생각하고 말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열정적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는 사서가 많고, 나는 그걸 마음 편하게 외면하고 있었지 않았나. 물론 도서관계가 고질적으로 겪고 있는 사서의 고용 불안정과 인력 부족, 예산 문제는 단시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이나마 한다면 무엇인가는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안일했던 내 자신을 반성하며, 이제라도 “도서관에 방문하는 당신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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