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항상 무언가 선택해야 할 상황에 놓인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바로 일어날지 조금 더 누워있을지
점심엔 간단하게 샐러드를 먹을지
나가서 김치찌개를 먹을지.
눈앞에 있는 시원한 맥주를 마실지 말지.
두 가지 보기뿐일 때도 있고 그보다 더 많은
선택지가 있을 때도 있다.
이럴 때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어떤 게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것인지 고민하지 않고
딱 집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도전하고 많은 걸 실패하고 이루며
경험치를 마구마구 올리는 이들.
내가 원하는 모습이다.
난 항상 선택지를 하나씩 조사하며 미래까지
그려보고 정확히 올지 안 올지 모르는 일들에
가능성을 따져본다. 누군가는 신중하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정작 본인은 피곤하고 답답하다.
많은 시간을 들여가며 여러 가지 대비를 했는데
실제로 심각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찾아보느라 지쳐 정작 본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도 많다.
이런 습관이 나를 더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자꾸 머뭇거렸다.
왜 난 자꾸 제자리에 머무는가.
내린 답은 '겁' 그리고 '자존심'이다.
사는 건 원래 창피함과 실수, 내 뜻대로 되지 않음이 기본값인데 그게 무서우니까 '고려하고 있다'는
탈을 쓰고 무언가 선택하기를 미루거나
보류한다. 비겁하다.
이 사슬을 끊지 않으면 계속 자신을 미워할 수밖에 없다. 간단히 생각하자. 아니 그냥 움직이자.
되뇌었다. 직접 행동해야지 말로만 떠든다고 될 일이 아니다. 다시 한번 다그친다.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또 시작된다.
일찍 일어났으니 달릴까? 따뜻한 이불속에 누워있을까?
바람, 온도 등 체크할 것들을 떠올리다가 그냥 일어났다.
아무 생각 없이. 평지를 달리다가 한 바퀴 돌고 원래 가던
강가를 달릴까? 훈련을 위해 산을 달려볼까? 또 고민하기 시작한다. 강가는 편안한 코스, 산은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는 코스일 거라는 걸 안다. 몸을 돌린다.
'산으로 가자'
평지에서 달린 거리가 다리에 쌓여있었고 산바람에
숨이 막히지만 무시한다. 아니 무시하는 척 땀을 뻘뻘 흘리며
걸었다, 뛰었다를 반복한다. 딱딱하게 얼은 땅에 발을 삐끗하지 않을까 집중하느라 다른 걸 떠올릴 겨를이 없었다.
집 앞까지 왔을 때 온몸이 욱신 거리고 땀으로 찝찝했지만
마음은 평온하고 개운했다.
사슬을 끊어내기 위해, 앞으로도 아주 사소하지만
빨리 결정 내리고 행동하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그리고 그 결단력과 책임지는 태도가 나에게 온전히 스며들게 하면 된다. 계속 도전하고, 다른 선택을 하자.
달리기면서 머릿속으로 심각해지지 말자고
고민하지 말자고 소리쳤다. (물론 마음속으로)
산을 오르는데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힘이
갑자기 뿜어져 나왔다.
러닝 하면서 긍정적인 힘을 가득 축적하고
그 에너지로 올해는 심각하게 고민하는 습관을
끊어내겠다.
평지와 산을 다 달린 오늘 이미 끊어내기는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