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집구하기 대란! 2룸이 월 400?

by LIEBE

'물가가 높다, 높다'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던 시드니 물가.

투룸이 월 400이라니요?



호주에 오기 전에 'Realestate'란 사이트에서 내가 가고 싶은 집을 물색했다. (호주의 대표적인 부동산 사이트이다) 여행을 그렇게 좋아하는 나인데, 호주는 여행 한 번 와본 적 없던 곳이라, 사실 나 혼자만 있으면 괜찮은데 아기가 워낙 어리다보니 '혹시나'를 대비하여, 긴급 상황이 생길 시에 남편이 급하게 올 수 있는 10~20분 내외의 거리. 이왕이면 남편 직장 가까운 곳에 알아보려고 지역을 알아보았다.



시드니 어느 지역이 좋을까?

열심히 서칭하여 내가 알아본 바로는 chatswood 가 요즘 한인들이 많이 살고, 영어를 안 써도 될 정도로 한인마트나 샵들이 편하게 잘 구비되어 있다고 했다. (누군가 써놓은 글을 보니, 시드니 한인 타운의 1세대는 캠시, 2세대는 strathfield, 3세대가 eastwood란다.) 그런데 chatswood는 생각보다 남편 직장으로부터 좀 멀기도 하고, 뭔가.. 나도 살아봐야 알겠지만, 이상한 성격인 나는 맨 땅에 헤딩으로 영어도 배우고 싶어서 다른 도시가 가고 싶었다. 그 찰나, 시드니에 사는 친한 언니가 waterloo, zetland가 요즘 젊은 부부들이 많이 살고 깨끗한 건물들이 많다고 추천해주었다. realestate로 보니, 정말 새 건물들이 많아서 '여기가 내가 살 곳이다!' 싶었다.


근데 문제는 요즘 호주 정부에서 코로나 이후로 워킹 홀리데이나 워킹 비자, 이민자들을 격하게 환영하고 있는터라, 한정된 매물에 수요자는 많고 집 값은 덕분에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실제로 내가 호주 땅을 밟기 전 주까지만 해도 weekly 900달러였던 집이 똑같은 구조, 똑같은 건물이 1000, 1100씩 오르는는 걸 눈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호주는 주단위로 금액을 낸다) 또한 내가 찜했던 아파트들이 있었는데 정말 올라오자마자 다 deposit이 들어갔다고 알림이 떴다. 시간이 지날 수록 가격도 오르고, 괜찮다 싶으면 바로바로 나가는 상황... 뭔가 불안불안했지만, 일단 호주에 왔다.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는 매물

호주에 도착하자마자 매일매일 돌아다니며 발품 팔 자신 있었는데, 호주는 대부분 inspection day 라고 해서 매주 수요일, 토요일만 집을 오픈해서 보여준다. 그리고 똑같은 시간 대에 여러 사람이 와서 집을 보고 지원한다. 나 또한 realestate에서 본 집들에 예약을 걸고 집을 보러 갔는데........... oh my god........

'집 하나 구경하는데 50명 무슨 일인가요???'

가격이 치솟는다는건 매주 검색하면서 체감하고 있었지만, 사람 또한 이렇게 많을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정말이지 '미친 거 아냐?'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광경이었다.

호주 오기 전에 우리처럼 과거 월세 낸 경력(?)이 없으면 집 구하기가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런 식으로라면 경쟁자가 수두룩해서 우리가 원하는 집은 지원해도 광탈할 확률이 99%였다....



엎친데 덮친 격, 사진빨 가득한 매물

한국에는 요즘 워낙 새 아파트들이 많이 지어져있고, 나 또한 신혼 때부터 새 집에 살았던 터라, 정말 매의 눈으로 깨끗한 집을 요리조리 찾아냈는데, 원하는 건 다 나갔고, 그 와중에 괜찮다 싶은 것들을 막상 가서 보니.. 분명 빈 집이었던 새 집에 가구들이 가득한 생활감(?) 가득한 집, 그리고 분명 사진에는 햇살 가득 들어오는 밝은 집이었는데 어디 골방(?) 같은 어두침침한 집 등.. 정말 가지가지한 집들이 많았다. 정말 첫 inspection day는 '이 와중에 내가 집을 구할 수 있을까?' 하는 우울함만 남긴 날이었다.



그 후...

그 이후로 부동산 사이트에서 내가 보던 동네 옆 동네, 그리고 남편 회사로부터 근방에 있는 동네는 죄다 뒤지기 시작했다. 한인타운이고, 뉴타운이고 뭐고 일단 들어갈 수 있는 집을 찾아야겠다는 급박감에 사로 잡히기 시작했다. 남편이 세틀다운하는데 3주의 휴가를 내고 온 터라, 3주 안에 구하지 못하면 계속 airbnb 신세를 져야 하는 상황.. 돌잡이 아기를 데리고 정말 미칠 노릇이었다.

그런데..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더니.. 전혀 생각지도 못한 동네에 새로 짓는 아파트를 발견했다. 그것도 남편 직장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당장 inspection 신청을 했는데, 새 매물들이라 그런지 고정된 요일에 오지 않아도 집을 보여주겠다고 따로 오라고 해서 우리만 보여주는 부동산 아저씨를 만났다. 그리고 그 아저씨가 같은 단지 내의 집을 여러개 보여주었다. 한국처럼 집을 볼 수 있는 상황에 뭔가 안도감이 오면서 '왠지 이 곳에 우리 집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오기 시작했다.




내가 원하던 새 집, 남편 직장과 가까운 동네! 우리집이 생겼다!

너무 다행히,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내가 원하던 집을 찾을 수 있었다. 친한 언니가 정말 운이 좋았다고 얘기했다. 요즘 호주 집 구하는게 하늘의 별따기라 적어도 한 달은 걸릴 줄 알았단다. 근데 나는 한.. 일주일? 일주일 반만에 구한 것 같다. 신난다. 비록 너무나도 비싼 월세지만.. 그냥 하루종일 집에만 있을란다. 뽕 빼야지 아깝지 않지? 에고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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