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습관
여느 나날들처럼 하루가 시작되고 아침에 일어나면 나만의 루틴이 있다.
나름 건강한 습관이라고 자부한다. 매일 아침 10분이 조금 안 되는 긍정 확언 영상을 틀어 놓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영상을 따라 하기도 하고 마음속으로 읊조릴 때도 있다. 영상이 끝나고 나면 이부자리에서 명상을 한다. 5분 동안의 침묵으로 수련하는 일은 꽤 오랜 시간을 할애했고 명상이 삶에 스며든 지 2년이 지났다.
당연히 처음부터 되지 않았다.
한 자리에 앉아 넷플릭스 정주행 하는 시간은 참 잘 갔는데 처음 명상을 할 땐 5분도 채 앉아있기 힘들었다.
괜히 어딘가 간지러운 것 같고 머리도 만지고 싶었다. 그런데 이젠 15~20분도 거뜬하다.
계속 수행하다 보니 졸음은 이겨낼 수 있지만 고통을 -다리 저림- 동반한 망상은 여전히 함께한다.
처음 명상을 하게 된 계기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시절이었다. 그 당시 한참 자신을 돌보는 방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었다.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었던 나는 살기 위해서 뭐라도 시작해야 했다.
그러던 찰나 우연히 명상의 힘을 널리 전파하고 일깨워주시는 분을 만나 배우게 되었다.
나는 전적으로 선생님의 가르침을 믿고 의지했다. 단 한순간도 의심하지 않았다. 내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믿었다. 총 8번의 세션으로 이루어졌던 커리큘럼의 과정들은 한순간도 놓치기 싫었던 나날의 연속이었다.
나에게 일어설 힘과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었다. 내 마음 편해지자고 시작했지만 계속 공부하다 보니 명상은 단순히 마음 편하자고 마음 챙김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렇게까지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건 명상은 수행의 연속이며 삶의 지혜를 알아가는 과정이었고 단단해질 수 있는 시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매일 아침 가부좌로 앉는다.
나와 마주하는 시간.
몸과 마음이 가장 유연해지는 시간.
위로받는 시간.
나를 발견하는 시간.
알아차리고 직시하는 시간.
삶을 관조하는 시간.
명상이 끝나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환기를 시킨다. 내가 밤 사이 뒹굴거렸던 이불과 베개의 흔적을 말끔히 정리한다.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고 출근 준비를 한다.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다가도 문득 가라앉는 날이 있다.
나는 지금 잘하고 있나?
어떤 방향으로 가야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혼자 잘 살 수 있을까?
그런데 계속 혼자 일 수 있을까? 난 왜 아직도 이런 고민들이 머릿속에 맴돌고 있나 등등 잡다한 생각들로 정신 사나운 하루를 보냈다. 지금, 여기에 집중이 안 되는 날도 있다.
환기가 필요했던 나는 엄마밥이 먹고 싶었고 퇴근 후 본가에 들렀다. 맛있게 밥을 얻어먹고 아예 이부자리를 펴고 누웠다. 하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나 혼자 산다'를 보게 되었다. 그날의 내용은 이러했다. 기안 84가 혼자 오토바이를 타고 라이딩을 하고 있었다. 그 후 모텔방을 잡고 신나게 밥을 먹다 갑자기 가라앉았다.
그의 어깨는 무거워 보였고 고독해 보였다. 고요한 방 안에서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 후 혼자 노래방을 다녀오고 인터뷰하는 장면이 나왔다.
외로움을 바라볼 줄 알고 적막함 속에서 자기 자신을 곱씹어보며 마주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누구나 삶의 무게는 무겁고 어렵고 고단하다. 보이는 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걸 또 한 번 느낀다.
묘하게 그에게서 공감과 위로를 받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