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우울한 아이가 나를 찾아왔다.

감정 이야기

by 꿈이 크는 나무


앞만 보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는데 어느 날 문득 허무함이 밀려올 때가 있다.


내가 그랬다. 그동안 회사에서 내 자리를 다지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회사와 집을 오가며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정체성에 균열이 생기고 붕괴가 오기 시작했다.


지금 나는 행복한가? 의문이 들었다. 매일 무엇엔가 쫓기듯 살아왔고 이렇게 바쁘게 살지 않으면 살아가기 힘든 세상에 내가 서 있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그렇게 갑자기 허무함이 나를 찾아왔다.


허무함이 밀려올 때 따라다니는 아이가 우울함이다. 허무함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에게 와서 나를 흔들어 놓고 가버린다. 그러면 난 남겨진 우울한 아이와 사투를 벌여야 한다.


"네가 나를 잘못 찾아온 것 같아"


"네가 나를 잘못 찾아온 것 같아, 그만 가줄래?"

달래도 보고 그 아이와 동화가 되어서, 그 아이와 함께 그 우울감에 빠져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 헤매기도 한다.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린 더 힘들어진다.


나는 이 길어지는 시간을 끊기 위해서 사직을 선택했다. 이 대우를 해주는 회사를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라고, 다시 재고해 보라고, 주변에서 반대를 많이 했다. 나는 살기 위해 사직을 선택했고, 지금 나에게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기였다.


지금 후회는 없다. 하루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시간이 흘러간다.


우리가 살면서 이 우울한 아이와 대면하게 될 때가 가끔씩 있다. 그럴 때면 내가 지금 지쳐있구나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구나 인정해 보기를 바란다.


우리 주변을 돌아봐도 이 우울한 아이를 만나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연예인들이나 한평생 몸 받쳐온 직장에서 내 몰린 사람들, 자식들에게 헌신해 살아온 부모님..


내가 처한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버겁고 힘이든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만 살아왔기 때문에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법을 잃어버린 것이다.


나만의 시간이 필요해


전문가들이 말하듯이 자기관리, 시간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이것은 직장생활을 오래 해온 나도 잘하지는 못한다.


평일에 시간이 안되면 주말을 이용해서 내가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해보기를 바란다.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한두 시간이라도 좋으니 가져보기를 바란다. 그동안 못 봤던 만화를 실컷 본다든가, 무작정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가든지,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를 만나 실컷 수다를 떤다든가...


그리고 가족들에게 당당하게 이해를 구해라.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우리인데 그럴만한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산다.

내가 행복해야 우리 가족들도 행복하다.


지금 내가 우울한 아이가 함께 있다면 그 아이와 작별 인사를 하길 바란다.


"안녕, 잘 가~"

"난 이제 괜찮아"

"이제 그만 너의 집으로 돌아가렴~"


이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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