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작자 Sep 30. 2024

[연작시] 그대에게 14



그대에게 14



롤랑 바르트의 책을 읽다가

‘품앗이(주고받는)’이에 대해 생각합니다

갈망과 욕망의 우연찮은 결과물은 ‘사랑’일 것입니다

그런데 행동과 말을 이끄는 ‘마음’은

변덕을 키우는 ‘욕망’과 ‘갈망’의 기관입니다

모두가 사랑을 했고 지금도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나 또한 ‘사랑’이라 정의하지 못할 만남과

진정한 ‘사랑’이었을지 모를 만남들이 있었습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주는 ‘헌신’적인 것이라는데

기실 인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면 과거의 사랑이 실패한 이유는

양자의 저울 무게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전유專有하려는 소유의 의지와

의무의 무게를 한쪽에게만 얹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마음의 저울은 ‘연인’만이 아닌 ‘가족’에게도

실용적으로 능력을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자식과 부모조차도 충분히 서운해 할 수 있는

인간의 기본 조건에 관해 생각합니다


현실(마음)이 불편한 이유는 

저울의 무게가 균등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는 것만이 꼭 ‘사랑’은 아닐 것입니다(주면 행복하긴 합니다만)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을 보내고 답서가 오고서야

비로소 추구하게 되는 완벽한 행복을 알 것입니다

무엇이든 오고가야 마음확인이 가능합니다

꼭 물질적인 것만을 적용시키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마음’이 바라는 것.

사랑하면 다 알 수 있다는 말은 ‘허언’일 뿐입니다

자식(부모)의 속내조차 알지 못하는 우리는

모두가 완벽한 ‘타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대도 잘 생각해 보십시오

어느 날 무한으로 주기만 하던 부모님이

옆집 자식과 비교하는 게 괜한 투정은 아닐 것입니다

바라는 것을 ‘요구’가 아니라 ‘요청’하는 것도

상대방의 마음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는 사유자체도

익숙해져야할 삶의 방향이 아닐까 합니다

사랑(삶)에 있어 여러 만남들이

‘결함’이 아닌 ‘결합’된 하나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대에게 안부를 띄우는 오늘, 날씨가 참 좋습니다

조금은 따가운 볕과 조금은 쌀쌀한 바람의 조합이 ‘완벽’한 날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연작시] 그대에게 1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