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연작시] 그대에게 40_존재의 이유

by 김작자


그대에게 40_김경민



‘나란 존재는 무엇이고 나는 어떤 의미일까.’

얼마 전, 이와 같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백발백중 질문의 의미는 바로 ‘권태’입니다


나는 무엇인가


실존하는 나는 김경민이란 고유명사를 가졌고

직업은 소설가(작가)이며, 읽고 쓰기가 일과입니다

아침 8시 반부터 오후 4시까지 책상에 안주하고

저녁 8시가 넘어서는 다시금 의자에 착좌합니다

아내로, 엄마로서의 할당량도 많은 편입니다

배달음식이 철저히 거부된 시골 살이라

늘 식사 준비와 간식거리로 분주합니다(요즘은 쑥과 냉이를 뜯어 개떡과 쑥국, 냉잇국을 만들고 끓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걸 해내기 위해서는

‘시간’ 분배를 칼같이 하고 지켜야 가능합니다


인간의 존재는 ‘형태’를 지녔지만

인간의 의미는 ‘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나는 시간이 되어 세상에 온 것입니다

시간이 다 되면 떠나야하는 여행자인 것입니다

고통과 불행과 무료함은 괴롭힘의 성질이 아니라

이겨내길 바라는 응원의 감정일 수도 있습니다

생각의 전복顚覆이 필요한 시점들이 있습니다

감정의 계몽은 때대로 꽤나 효용가치가 큽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존재의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의미를 부여하기도, 뺏기도 하는 것은 ‘나’입니다

무심결에 들꽃이 어여뻐 길을 멈춘 ‘그대’로 인해

들꽃에게는 피어나 큰 의미를 ‘부여받은’ 것입니다

남(가족)을 위해 산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로

실상은,

그들을 이용하여 사는 것임을 인정하면 좋습니다

그대의 존재는 주위로부터 생성된 것이 아니라,

그대가 없으면 그들조차 무無가 되는,

그대의 의미는 모두를 살리는 ‘시간’인 것입니다

세상은 그대의 시간을 중심축으로 돌고 있습니다

하늘에 해와 달, 비와 바람, 구름이, 별이,

왜 그대를 쫓는지는 이유가 있던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대는,

누군가가 애타게 그리워하는 존재란 사실,

그 하나만으로 가슴 벅찬 세상이 되겠습니다


세상 눈부신 그대에게! 김경민 드립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배려해야(돌봐야) 하는 지구상의 유일한 종種이라고 했습니다._에픽테토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연작시] 그대에게 39_욕망, 이용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