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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CK e Y May 10. 2023

빈야사에게 실컷 두들겨 맞은 듯  

²⁰²³⁰⁵⁰⁹ 요가일기 ժɑყ5

지난주에 한 번도 못 가고 이번 주에도 요가 수업 시간과 일정이 잘 맞지 않았다. 그래도 시간을 내어서라도 요가를 해야 한다. 우리 요가원은 수업 시간 한 시간 전에만 취소가 가능하기에 당일 하루 전부터 가야 할지 말지 망설였다. 초급 레벨 수업은 아니었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빈야사 수업이어서 못 가면 너무 아쉬울 듯했다. 빈야사 수업은 빈야사 자세를 계속 무한 반복해야 하며 나 같은 초보에게는 짙은 노력을 요구하는 시간이지만 땀 뻘뻘 흘리며 한 시간 열심히 운동한 느낌을 주기에 언젠가는 들을 수 있으리라 갈망하던 수업이다.


"비교하지 마시고 자신에게만 집중하세요."


살이 많다고 요가 동작을 하기 어려운 건 아니지만 몸에 붙은 튜브 때문에 몸이 잘 접히지 않는 것 같다. 다른 회원들이 어떤 자세를 얼마나 잘 하든지에 상관 말고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하는데 자꾸만 내 몸에 붙은 살튜브만 보인다. 아, 나도 애 낳기 전엔 저리 허리가 잘록했다만.


어리석은 부러움을 이겨내며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동작을 해내고 다음 날이 되니 살짝 건드려도 온몸이 부스러질 것 같다. 밤새 꿈속에서 빈야사한테 실컷 두들겨 맞은 듯하다. 그래도 나의 짝사랑 빈야사, 언젠가 나도 다시 잘록해진 허리로 너를 편안히 맞이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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