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의 아버지는 교회를 다녔으나 술을 남몰래 사랑하고 가정 폭력을 일삼던 사람이었다.
어린 맥킨지는 어머니를 무참히 때리는 아버지를 말리고 싶지만 그럴 힘이 없는 아이였고, 말릴 수 없다는 죄책감을 주일 공예배 시간에 고백한다.
그로 인해 모욕감을 느낀 아버지는 비 오는 날 야밤에 들판에서 아들을 허리띠로 매질한다.
아들에게 아버지는 공포였고, 그 고통은 어린 맥킨지의 마음을 뒤틀어버린다.
아버지의 술병에 청산가리를 탄 것이다...
이 아이가 그 고통을 어떻게 처리하며 자랐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18년 차 결혼생활에 접어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맥킨지는, 어린 시절 그 비밀이 악몽으로 등장하곤 해도, 눈을 뜨면 아내와 세 자녀를 사랑하는 좋은 가장이다.
그런데 캠핑장에서 뜻밖의 사고를 당한 두 자녀를 구하는 시간에, 사랑스러운 막내 아이가 유괴돼 결국 피살된다.
이후 맥킨지의 낮고 쉰 목소리, 어두운 얼굴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 이 끔찍한 고통에 완전히 옭매여 있다. 이 고통의 사건은 한 가정을 산산이 부서지게 할 수 있었다.
맥킨지가 오두막에 다녀오기 전까지.
그 오두막은 막내 아이가 피살된 곳이다.
맥킨지는 누군가의 편지를 받고 그곳을 다녀왔다.
눈 오는 날 발자국도 찍히지 않았고, 소인도 찍히지 않은 편지. 그가 그곳에 가지 않을 수 없는 편지 내용과 발신인.
그런데 실상 다녀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실에서는 오두막으로 가는 길에 교통 사고를 당해 며칠 정신을 잃고 깨어나지 못했었단다.
그러나 그의 진짜 현실에서는 그 고통의 장소에서 현재의 고통, 그리고 과거의 고통에 직면한다.
맥킨지가 그 진짜 현실에서 삼위의 서로 다른 인격의, 그러나 일체인 그들과 겪은 일을 보고 나눈 대화를 귀 기울여 듣는다면, 한 두 마디 마음을 치는 대사가 있을지도 모른다. 또 맥킨지의 끝없는 의문에 공감하면서 인간이 겪는 이해할 수 없는 고통에 대해 이유와 대답을 찾고자 한다면, 어느 대목에서 변증과 변론에 빠져들어 해갈을 경험할지도 모른다.
반면 당신을 당혹게 하는 순간을 만날지도 모른다.
백인인 맥킨지와 대비해, 아프리카계, 남아시아계, 동북아시아계 등 다양한 인종의 세 인물을 삼위일체의 하나님으로 설정한 것.
자신을 '지혜'로 표현하는 라틴아메리카계 여인을 만나는 대목에서, 비록 어리고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을지라도 아버지를 죽인 나와 자신의 어린 딸을 유괴해 죽인 살인마 괴물이, 원죄를 지닌 인간의 타락한 본성이라는 것 등등.
이런 고민을 거치고 나면, 자신의 고통에서 눈을 떼고 비로소 동생의 죽음을 자기 탓으로 돌리며 고통스러워하는 딸을 위로하는 아버지로서의 맥킨지를 만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진한 감동의 순간이었다. 영화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삶에서 행하는 순간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 메시지는 영화가 끝나고 오래 동안 노래로 흐른다.
https://www.youtube.com/watch?v=ywyxbF6_4ZQ
Tim McGraw & Faith Hill - Keep Your Eyes On Me (from The Shack) [Official Audio]
원작은, William P. Young(윌리엄 폴 영)의 동명 소설 『오두막(The Shack, 2007)』, 영화는 원작을 각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