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과 제약에 따른 인테리어 범위와 방식 찾기
오래된 집을 사서 인테리어를 하기로 결심했다. 한정된 예산과 시간으로 어떻게 인테리어 할지 고민했다. 결국 반셀프 컨설팅으로 전체 리모델링을 하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나름 깨달은, 상황에 맞게 인테리어 방식 정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왜 인테리어를 하고 싶은 지 명확할수록 결과가 만족스럽다. 집에서 평소에 불편했던 것을 모두 적어보자. 동선, 수납공간, 눈에 거슬리는 것을 발견할 때마다 메모하자. 가족이 있다면 의견을 모으자. 가족톡방의 <공지>에 "집을 바꿔보자"를 등록해 두고, 생각날 때마다 댓글 쓰는 방법을 추천한다.
인테리어엔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내가 인테리어에 신경 쓸 수 있는 시간, 시공할 수 있는 기간, 가용 예산을 꼼꼼히 확인하자. 시공기간이 길어질 때 감당할 수 없다면 범위를 미리 줄여보자. 시공 과정에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생기기 때문에, 업체가 준 견적과 별도의 예산을 확보해 둬야 한다.
리모델링으로 구조를 바꿀 생각이라면, 관리사무소나 구청에 허가가 필요한 부분인지 확인해 보자. 나는 아파트 공사금지 사항이 있는지 몰라서, 공사 다 확정하고 안내문을 받아 순간 긴장했다.
철거해야 알 수 있는 공간도 미리 파악해 두면 좋다. 관리사무소에 물어보거나, 입주민 커뮤니티의 인테리어 경험자에게 정보를 얻어두자. 커뮤니티가 없다면 호갱노노에 물어보자. 가끔 답이 달린다. 특히 천장 높이는 에어컨이나 공조시설을 설치할 생각이라면 알아두는 게 좋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전체 리모델링을 계획했다면, 짐 맡길 곳과 임시 거처를 확보해야 한다. 그밖에 각자의 제약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미리 생각해 두면 공사 기간의 멘붕을 줄일 수 있다.
목적이 정리되면 인테리어 범위를 정한다. 동선 정리 < 홈 스타일링 < 부분 리모델링 < 전체 리모델링 순으로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예산에 남는 게 아니라면 필요한 것만 바꾸면 된다.
필요한 물건을 가지러 이곳저곳 다녀야 하는 게 불편하다면 동선 정리로 충분하다. 살림고수의 꿀팁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개인적으론 김영은 님의 책『하루 10분 꼼수 살림법』을 추천한다.) 집 분위기만 바꾸고 싶다면 홈스타일링에 투자한다. 갈색 몰딩이 싫다면 필름이나 페인트로 바꾸면 된다. '오늘의 집'에 따르면 25평 몰딩과 문 색 바꾸는 데 100만 원 정도 든다고 한다. 2019년 글이니까 지금은 100만 원 중후반 예상해 본다.
제약을 확인했다면, 인테리어를 누가 주도할지 정한다. 장단점은 글이 길어지니 따로 정리하겠다.
- 돈도 많고 시간도 많다 → 뭘 고민하는가? 하고 싶은 대로 하자.
- 돈이 많고 시간은 적다 → 전문가나 대행에 맡기자. 리모델링, 홈스타일링 모두 전문 업체가 있다.
- 돈이 적고 시간은 많다 → 원하는 걸 조금씩 집에 시도해 보자. 리모델링은 반셀프나 셀프로 하자.
- 돈도 적고 시간도 적다 → 리모델링은 지금은 심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동선 정리부터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해보자. 삶이 정리되어 돈이 생긴다. 경험담이다.
집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작은 동선 정리부터 시작해 보자. 점점 집이 좋아질 것이다.
평소에 지금의 불편한 점과 앞으로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지 메모해 두면 좋다. 지금의 집에서 할 수 있는 거면 시간 날 때마다 바꿔보자. 지금의 집에서 할 수 없는 거라도, 적어두면 리모델링 기회가 있을 때 유용하게 쓸 것이다. 나는 첫 번째 신혼집의 불편한 점을 두 번째 신혼집 인테리어에 반영했다. 불편을 느낄 때마다 이제 곧 없어질 불편이라 생각하니 벌써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