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가 힘들어 후회할 수 있는 10가지 인테리어
결혼 후 첫 이사는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신혼집이 제 때 팔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도하려던 시기가 하필 부동산 하락장 초기와 겹치면서, 비슷한 매물도 갑자기 많아졌다.
올수리 매물도 많은데 우리 집은 이전 거주자가 망친 곳 + 내가 뭣도 모르고 반셀프 인테리어 해서 망친 게 더해져 매력이 더 없어 보였다. 결국 막판에 비용을 들여 수리를 하고 계약을 성사시켰다. 문제를 만들지 않거나 아예 처음부터 고칠걸, 하고 후회했다.
이 시기에 친구들을 만나면 인테리어 하고 후회한 것, 집 보러 다닐 때 피한 것이 뭔지 물어봤다. 내가 경험한 것과 친구들이 알려준 것, 검색으로 알게 된 정보를 모았다.
스피커 덮개: 1,700원
변기 덮개: 9,800원
통신단자함 덮개: 11,400원
분전함 덮개: 2.1만 원
고장 난 인터폰 교체: 19만 원 (글쓴이 실사용금액)
문짝 교체: 23만 원 (글쓴이 실사용금액, 영림, 손잡이 포함)
문, 문틀 3세트 필름 리폼: 40만 원 (글쓴이 실사용금액)
화장실 줄눈 재시공: 20 ~ 58.6만 원
유리창 청소: 평당 1.5만 원
집을 살 때 낡고 고장 나있던 것은 최대한 빨리 수리하는 게 좋다. 나도 쾌적하게 지낼 수 있고, 매도에도 유리하다. 교체하기 귀찮으면 커튼, 액자, 엽서 등으로 가리자.
누렇게 변색된 스피커, 단자함, 분전함 덮개는 비싸지 않으니 교체하면 좋다. 관리사무소나 근처 전파상에 호환되는 제품을 물어보고 구입한다.
단열 시공비: 건당 평균 60만 원
곰팡이 제거 및 페인트: 35 ~ 50만 원
단열문제로 외벽이나 창고, 옷장에 곰팡이가 있는 집은 매력이 많이 떨어진다. 당신의 건강에도 좋지 않다.
구축을 매수할 땐 부동산에 외벽 단열재를 교체한 집인지 확인하자. 아니라면 외벽 단열재를 재시공하고 입주하는 게 좋다. 1980 ~ 1990년대의 단열재는 얇고 시공도 엉성했다고 한다. 결로나 곰팡이가 생길 확률이 높아서 살면서도 불편할 수 있다.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 수평배관을 길게 연장하는 건 피하는 게 좋다. 낙차가 적어 찌꺼기가 쌓이기 쉬워서 배관이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주방을 거실로 옮기는 것은 위험할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꼭 시공하고 싶다면 주기적으로 배관을 뚫어줘야 한다. 배관이 막히면 냄새나 물이 역류할 수 있어, 우리 집과 이웃에 피해를 줄 수 있다. 넓은 주방이 필요 없는 매수자에게도 매력적이지 않을 것이다.
전선을 못쓰게 만들거나, 유지보수할 수 없게 만들거나, 붙박이 가전의 전선이 노출되지 않게 한다.
인테리어 공사로 안 쓰는 콘센트를 가릴 땐 다음 매수자에게 위치를 알려줄 수 있게 사진을 찍어두면 혹시 모를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 벽 안에 들어있는 전기배선도 조심해서 다루자.
셀프 인테리어할 땐 본인이 안 쓸 전선이라고 못 쓰게 만들면 다음 거주자가 불편해진다. 눈에 보이는 곳이면 매도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내 신혼집은, 이전 거주자가 인터폰과 보일러 스위치를 임의로 옮겼는지 전선이 보기 싫게 노출되어 있었다. 계약 전에 눈치 못 챈 업보로 안고 살았다.
도배만 새로 하고 입주하려는 사람에겐 페인트 벽이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페인트를 직접 덧칠하는 건 비용이 많이 들지 않지만, 시공팀을 부르면 비용이 커진다. 도배를 할 때도 페인트에 도배지를 밀착시킬 수 있게 추가비용을 내고 밑작업을 해야 한다. 이를 아는 매수자는 페인트 벽을 피할 것이다.
우리 집 가전 크기에 딱 맞춘 인테리어는, 집의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TV 등 가전제품의 크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려면 반매립하는 것이 좋다. 이마저도 해당 가전을 쓰지 않는 매수자에겐 매력이 떨어진다.
조적욕조도 생활방식이 맞지 않는 매수자에겐 기피 대상이다.
일반욕조보다 청소하기 어렵고, 노약자에게 위험하고, 물 채우는 데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오래 사용하면 타일이 깨지고 누수도 생길 수 있다. 이를 알고 있는 매수자는 위험부담을 안고 싶지 않을 것이다.
부엌 상부장이 없거나 상부장 대신 선반이 있는 집은 짐이 많은 매수자에겐 매력이 떨어진다.
나도 물건이 많은 걸 싫어해서 부엌 수납공간을 적게 쓰는 편이다. 신혼집 싱크대 벽에도 반만 상부장으로 채우고 반은 선반을 2개 달았다. 양가 어머님들은 앞으로 필요해질 살림살이 다 못 넣을 것을 걱정하셨다. 집이 안 팔리니 이것도 괜히 신경 쓰였다. 부동산 시장에선 넉넉한 수납공간을 선호하는 매수자가 더 많은 것 같다.
선반이 너무 많으면 매도할 때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생활패턴이나 가구와 맞지 않는 선반은, 다음 거주자가 일일이 철거해야 해서 귀찮을 것이다. 도배할 때도 선반이 많으면 작업이 까다로워 추가비용을 받는다.
차음재를 시공한 방이 있다면, 같은 기능이 필요하지 않은 매수자에겐 부담스러울 수 있다. 차음재만큼 집이 좁아 보이고, 디자인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매도기간을 넉넉하게 잡고 차음기능이 필요한 매수자를 기다릴 수 있다면 상관없지만, 매도가 걱정된다면 차음재는 신중하게 시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