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정원이의 여정을 소개합니다

추가-앞으로 나눌 이야기들

by 인생정원사 선우

1. '특별한' 간극에 관하여


특별한 아이, 자폐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아이. 그 아이가 내 아들, 정원이입니다.

사실 스페셜이란 말은 발달장애 올림픽에서도 쓰이지요. '특별하다란 뜻'을 가졌습니다. 이를 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보통과 구별되게 다르다’란 뜻이다. 영한사전의 special의 뜻도 특별한, 특수한, 고유한의 뜻이 있습니다. 이른바 보통의 반대말이지요. 사전의 아래쪽을 찾아보면 [전문적인]이란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특별하단 말은 다르다와 뛰어난이 포함되기에 '영재'도 포함될 것입니다. 남들과 다르다른 것이 꼭 뛰어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텐데 말이죠.

브런치북 제목을 ‘자폐를 가진 정원이의 세계’라 지었습니다. 저는 아이에 대해 언급할 때 보통 ‘자폐(장애)를 가졌어요’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설명을 하기 보단 보여주지요. 아이에게 한 템포 먼저 설명하면서 이 아이의 특별함에 대해 대하는 법을 알립니다. 그래서 아픈 아이, 자폐를 앓다란 표현은 잘 쓰진 않아요. 자폐는 정원이의 특성이지만 아이의 전부는 아니니까요.

그래서, 정원이는 특별한 아이입니다. 특별한 케어가 필요한(요구되는) 아이니까요. 단어가 가진 뉘앙스는 사회의 문화와 가치를 반영합니다. 정답은 없지만 지향점은 있을 것입니다. Special이 낯설게 느껴지는것은 한국사회가 특수교육보다 영재교육의 비중이 높기 때문일지도 모르지요. 제가 저만의 목소리로 글을 쓰게 된 것을 결심한 것은 이 특별하다 사이의 간극에 대해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고백하자면, 전 특별한 아이와 특별한 배우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자폐고, 남편은 영재였거든요. 그러나 저마다의 빛은 제각기 다르더라구요. 정원이의 빛도 충분히 아름답거든요.




2. 1월, 1월 그리도 또 1월


2024년 1월에는 정원이는 네번째 경련을 했습니다. 10월에 하고 3개월만이었죠. 그 이후로, 배탈이 났고 2월부터 6주간 다리를 절뚝였다. 매주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지만 이유는 불명이었습니다. 수수께끼를 찾는 기분이었습니다. 절뚝이는 것은 어떤 치료도 찾지 못한 채 3월이 되어서야 절로 멈추었다.

2025년 1월에는 정원이는 또 배탈이 났습니다. 그전까지는 독감이 걸려도 끼니는 잘 거르지 않았었어요. 삼시세끼 잘 먹는 아이가 굶으니 가파르게 말랐어요. 그때 정말 힘들었는데, 그 힘듬을 표현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제각기의 특별함을 설득할 재주가 없더라구요. 아이의 턱은 아주 뾰족해지고 나서야 겨우 링겔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정원이는 지금도 속이 조금만 불편해도 곡기를 끊고 차를 타고 싶어 합니다. 2월 뇌파검사에서 경기파가 발견됐습니다. 경기파 때문이었을까요?

2026년 1월. 방학이 되자마자 또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배앓이가 나아도 여전히 나가자고만 합니다. 아이에 대해 전부 다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전부 모른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일단 전문가에게 묻지요. 2019년부터 정원이를 지켜본 의사 선생님은 아플 때는 일반 어른들도 조절이 어려우니 문제행동이 발발하기 전에 맞춰주어야 더 큰 어려움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합니다. 일단 할 수 있는 한 아플 땐 원하는 걸 수용해주고, 혼내면 오히려 정원이에게는 역효과라고 합니다. 너무 좌절을 하게 하지 말고 컨디션 좋아질 때 아플 때 원하는건 수용해주라며.

나가자는 것은 2018년 10월부터 시작된 오랜 문제입니다. 정원이가 어릴때는 컨디션에 맞춰서 대응적이었습니다. 일종의 최적화죠. 지금은 아이가 조금씩 자라면서 한결 잘 적응했고 규칙적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두 돌때 부터 시작된 이 '특별한 상태'는 쉽사리 조절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루틴이 아니라 조절의 문제죠. 이제 글쓰기 전에 작성했던 아이에 대한 기록을 들춰봅니다. 그것이 이어질 2부의 내용일 것입니다. 저는 글은 안썼지만 아이를 키우는 내내 기록해 왔거든요.




3. 아이 이야기를 썼는데 엄마의 세계를 만나다.


1년전 이 브런치북을 시작했습니다. 아, 내가 먼저 이 아이의 특별함에 대해 쓰자. 꽁꽁 감추었던 마음을 열고, 꾹 다물었던 입을 열어 세상에 아이를 보일 결심을 한 거죠. 저에게는 정말 큰 결심이었습니다. 엄마만 최적화는 아이의 생활에 있어 큰 의미가 없거든요. 하나씩 하나씩 단추를 잠그듯 순차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아이의 행동은 하루아침에 나아지지 않습니다. 나가요, 안먹어요, 안자요 등 같은 어려움이 반복됩니다. 그럴땐 아무리 애써도 힘이 빠지기도 합니다. 이유는 매번 같지만 또 다릅니다. 다방면의 원인을 생각하고 조절해야 합니다. 가끔 아이가 힘든 시기에는 정원이의 세계가 그리고 나의 세계가 좁아지는 것만 같아 서글퍼집니다.


우는 아이를 뒤로 하고 오는 일은 엄마에게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운다는 것이 정원이에게는 하나의 의사소통입니다. “아프다, 힘들어요, 학교가기 싫어” 등을 적절한 몸짓언어 혹은 카드로 세분화하여 가르치는 것이 나의 몫이자 주변어른들이 해야하죠.

보이지 않는 것은 믿는 것은 쉽진 않습니다. 마음을 내려놓는 것은 불안과 싸워야 하는 일입니다. 크고 작은 경험들은 마음을 놓지말라 속삭입니다. 무서운 세상의 뉴스들이 이를 부추기죠. 그럼에도 일단 믿으면, 두고 나옵니다. 잠시 잊고 나의 시간을 갖습니다. 그것이 저의 세계입니다. 학교를 마친 정원이를 있는 힘껏 맞이하기 위해 조금, 힘을 비축하는 여정입니다.


제가 정원이 이야길 하면서 장애에 대해 알리는 것은 자폐가 스펙트럼장애이기 때문입니다. 키우는 엄마도 전부 알 수 없기 때문에 매순간 최초의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응원하고 정보를 나누기 위해 내 아이 이야길 하지요. 아이에 대해 쓰면서 저는 저만의 세계를 발견했어요. 그리고 더이상 아이는 나의 세계에 부속된 존재가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저의 우주도 아이를 중심으로 돌지 않게 됐습니다. 그 안에서 마주하는 자책감은 쉽지 않지만요. 다시 또 다시 각자의 한걸음을 저희는 내딛고 있습니다.


아이의 세계에 대해 쓰기로 했던 결심은 1년 뒤, 저의 세계를 발견하는 것으로 그 여정이 매듭지어졌습니다 물론 여정은 끝이 아닙니다. 또 다른 글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글을 쓰는 동안 제 세계는 무한히 넓어지거든요. 스펙트럼이라는 커다란 우주처럼.


그럼, 우리 또 만나요.



자폐아이 정원이 시리즈

안녕하세요. 리얼타임의 현실을 글로 옮기는 인생정원사랍니다.

출간을 앞두고 정원이의 세계 여정을 한 단락 마무리했습니다. 앞으로 '정원이'를 중심으로 계속 이야기를 해나가려고 해요. 현실과 또 공모전과 함께 준비하느라 그동안 연재가 띄엄띄엄이었던 점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꾸준히 글을 또 써나가겠습니다.

1부 <자폐를 가진 정원이의 세계>는 제가 여러분들께 처음으로 소개한 아이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전체적인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세밀한 아이와의 일상을 하나하나 말씀드리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두 브런치 북을 연재하려고 합니다.

2부로 소개되었던 브런치북 <서포트 리포트 for 정원이>는 제가 작성한 정원이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에 대한 소개입니다. 3부로 예정된 브런치북 <Autism Boy 정원이 사전>는 하나의 단어를 통해 아이와의 구체적인 일상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2026년에도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프리퀄_ <정원, 뜻밖의 여정>

(3월 출간 예정, 느린시계의 정원 매거진 포함)


1부 <자폐를 가진 정원이의 세계> (완결)

https://brunch.co.kr/brunchbook/asdgarden


2부 <서포트리포트 for 정원이> (재개)

https://brunch.co.kr/brunchbook/asd-papers


3부 <Autism Boy 정원이 사전> (예정)

https://brunch.co.kr/brunchbook/asdboy1




* 가드닝에 대해 썼던 글, <정원 뜻밖의 여정>은 다가오는 3월, 책으로 정원이의 또 다른 이야기를 더해 만날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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