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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정원사 Jan 01. 2025

늘리기만 하는 건 스트레칭이 아니에요

오늘부터 요가합니다 _ 2024.12


지금 당장 시작하라.
조금씩 움직이면 결국 큰 차이를 만든다.


저에게 맞는 운동은 무엇일까요?

 2024년은 재활운동에 힘쓰던 한 해였다. 매일 한 시간씩 꾸준히 쌓아나갔다. 평생 운동과는 담 쌓고 살았는데, 살려고 운동을 시작했다. 생전 하지 않았던 습관을 만들어야 했기에 밋밋하지만 꾸준히 자세를 바꾸는 시간을 가졌다. 배운대로 잘하나 싶어서 레그익스텐션의 각도를 동영상으로 기록했다. 기립근 펴기, 무릎정렬, 어깨정렬, 목 운동을 하고 사진과 글로 남겼다. 재활운동을 가르쳐 준 선생님에게 나에게 적합한 운동이 무엇일지 물었다. 평소 관절이 유연한 편이고 근육은 잘 움직이지 못하는 편이라 요가가 적당할 거 같다고 했다.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4개월간 매주 일요일 1회 정도 하면서 10월까지 요가와 재활운동을 병행했다. 필라테스도 실패하고 백화점 요가는 계속 수강인원 미달로 폐강되었다. 1년 전 왼쪽 무릎을 제대로 피지 못했고 다리도 많이 틀어져 있었다. 집에서 혼자 하다 보면 잘못된 자세로 하다가 다시 통증이 오기 일쑤였다. 평생 누군가 내 몸의 상태를 책임져 줄 순 없단 생각에 스스로 바른 자세를 하고 움직임을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몸을 자각하고 집중하며 오롯이 즐겁게 움직이는 것, 그런 시간이 필요했다.

*자세한 내용은 새해, 운동할 결심에 기록해 두었습니다. 


요가 선생님의 사부를 찾아가다

폐강이 두 달 연속으로 되자 더 이상 이 시간에 기대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언젠가의 수업 후,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 요가원을 찾아갔다. 11월 29일, 일 년에 한 번 있는 세일하는 11월이다. 세일을 이틀 남겨두고 급하게 만난 원장님은 대단한 카리스마가 있었다. 이 요가원은 조금 특별한데 자세 교정과 순환에 중점을 둔다. 11월에 체육센터 필라테스 그룹수업의 난이도에 호되게 아팠던 기억이 있기에 걱정이 컸다. 상담 끝에  1:1 개인레슨을 하게 되었다. 모든 신입회원은 정확한 동작 습득을 위해 1~4번 사이의 개인레슨 끝에 그룹수업을 하게 된다고 한다. 재활 PT도 집에서 진행을 했었지만 집에서 하는 운동은 도구도 그렇고 한계가 있었다. 또 언제까지 호의와 배려에 기대할 수 없는 일이긴 했기에 제대로 배우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건강해지는 것. 그리고 몸을 의지대로 컨트롤하는 것. 그것이 목표였다. 매해 11월 말은 잔고가 진짜 여유가 없는 달이지만, 건강이 최고의 적립이라 생각하고 등록했다. 일단 이 지긋지긋한 통증을 벗어나고 일 년간 애써 만든 운동습관을 지키고 싶었다.


12월 4일 _ 첫 번째 수업 : 자각수업이었다. 내 몸을 얼마나 자각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생각보다 관절과 관절의 연결이 느슨해서 그것을 유연하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늘리기만 하는 것이 스트레칭은 아니다."라는 배움이 가장 컸다. 그리고 스트레칭의 효과라 할 수 있는 순환은 이 연결이 잘 되어야 된다는 것을 아주 조금 깨달았다. 레슨은 처음에서 끝내고 바로 그룹으로 들어갈지 아니면 한번 더 할지 결정하라 하신다. 7일로 개인레슨을 예약했다. 그런데 6일에 집에서 얼음에 밟혀 넘어졌다. 꼬리뼈와 허리 목에 통증이 느껴졌다. 잠정 연기. 그리고 9일, 병원 치료 가는 날 아침 계단에서 발목을 접질렸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12월 20일 _ 두 번째 수업 : 몸이 다 낫고 거의 보름 만에 진행되었다. 운동이란 상황에 좌지우지되기 쉽다는 것을 느낀다. 그 보름은 운동을 완전히 놓았다. 그러지 말걸. 수업받음서 느꼈다. 하지만 몸은 신기하다. 움직이면서 보름 전 배웠던 순환을 느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잊고 있었지만 잊지 않았나 보다. 이날은 작은 소도구 활동을 배웠다. 사부가 하나하나 바른 동작과 힘을 어디에 줘야 하는지를 가르쳐주셨다.

12월 23일 _ 세 번째 수업 : 이 날은 부드러운 대도구 사용법을 배웠다. 생각보다 등이 시원하면서도 제대로 안 쓰는 등의 근육들이 비명을 질렀다. 움직임을 할 때 어디를 먼저 움직이고 버티기를 할 때 어떻게 쌓아나가는지를 배웠다. 아직 몸을 컨트롤 하긴 어렵다. 왼쪽 어깨와 왼쪽 골반, 왼쪽 무릎이 다 아파서 상대적으로 내 맘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12월 30일 _ 마지막 수업 : 이날은 딱딱한 대도구 사용법을 배웠다. 같은 동작들이지만 전보다 선생님의 도움의 손길이 줄어들었다. 집중력이 있다고 칭찬도 받았다. 일 년 동안 머리와 몸의 움직임의 연결을 해보려고 혼자 아파트 헬스장에서 고단하게 시도했던 것들이 이제야 응집되어 빛을 발하나 보다. 다행이다. 운동으로 칭찬 듣기는 난생처음. 복습 겸 사부가 올린 유튜브동영상들을 찾아서 집에서 연습해 보았다. 할만하다. 몸이 기억하고 있으니 제대로 할 수 있다.


1월 7일부터 그룹수업으로 들어가요.

그룹으로 들어가기를 허락받고 신이 났다. 재활운동을 가르쳐준 물리치료사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만큼 도전할 수 있게 된것은 지난 일년간의 재활운동의 힘이 컸다. 이제 진정한 홀로서기 운동이 될 것 같다. 조금 일찍 시작할 걸 싶지만, 마흔 넘어 시작한 운동이 아쉽긴 하다. 앞으로의 1년의 계획만 짜보기로 한다. 2025년은 열심히 요가의 경험과 시간을 쌓아나가자. 매거진에도 차곡차곡 기록이 쌓이리라 기대해 본다. 다치기 않기 위해 지난 1년간 배웠던 재활운동도 틈틈이 해보려고 한다. 병아리 같은 요가러(?)이지만.





요가는 나를 발견하는 도전이다.
몸을 움직이며 나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캐롤린 무어)


이 글은 공동 매거진 매일 운동할 결심에 연재되는  인생정원사의 운동기록입니다. 매월 1일 지난 한 달간의 운동기록을 모아 발행할 예정입니다.


표지사진 출처: 픽사베이

Photo by 인생정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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