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6일
뭐 했다고 벌써 월요일일까. 저번 주는 학교를 가지 않고 집에서만 지냈다. 보강 기간이었지만 학교 셔틀버스가 다니지 않는다는 이슈 때문에 보강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주말 동안 실컷 잠을 잤더니 화요일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힘들었다.
수업을 듣고, 일을 하고, 공부는 뭐, 여전히 안 하고, 잠만 자고 도파민을 찾는 그런 한 주가 지나갔다.
SNS는 이제 탈출한 것 같은데, 종종 가다가 웹툰에 한 번 빠져버리면 보고 싶었던 웹툰들, 그림체가 내 취향인 웹툰들을 다 보기 전까지는 나오지 못한다. 이번에 나오는 데는 6일 정도 걸린 것 같다. 참으로 이걸 고쳐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것이 나의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가족들과 많은 대화를 했다. 뭐 평소에 집에 있으면 자주 하는 그런 시시콜콜한 인생 이야기뿐이지만, 이번에 또다시 이슈가 된 탄핵 소추안으로 엄마의 관심은 그곳에 쏠려있는 듯했다. 태어나서 두 번이나 내 시대에 대통령이 사라질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역사에 길이 쓰일 법한 이야기들이 일어나고 있다.
나는 내 이야기를 쓰는 데에 집중하고 싶다. 엄마가 취미생활 겸 사회생활을 하러 갔을 때, 오랜만에 아침을 해 먹었는데 요리를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기말고사가 끝나면 레시피를 보고 요리를 한번 시도해 봐야지. 베이킹을 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취미를 만들 생각을 하니 설레는 것 같다. 이런 기분 오랜만이다.
그리고 나는 눈치가 좋은 것이 아니라 관찰력과 정보 습득 능력이 좋다는 것, 효율성을 추구한다는 것, 의외로 하고 싶은 것이 많다는 것, 의외로 잔머리가 좋다는 것 등등의 것들을 알아낸 주가 되었다. 이 이야기는 시험이 끝나고 조금씩 블로그에 올려 볼 것이다.
시험기간이라는 핑계로 글도 잘 못 썼다. 당장 내일부터 두 과목씩 시험이 시작되기에 토르의 명예 자식인 나로서는 당일 벼락치기를 시전 한다. 그래서 조큼 정신없을 것 같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히 해내야지.
아, 저번 주 가장 큰 이슈는 교수님이었다. 터무니없는 것을 과대인 나에게 시키는 것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어쩌겠나, 하라면 해야지. 조교도 아니지만 하라 해서 했더니 아마 시험공부에 조금은 도움 되었을지도? 새벽 4시까지 팀원들이 참고문헌 조사해 온 거 확인하고 미주 달고 해서 끝냈다. 오늘은 각 팀장들이 과제 제출하면 그거 모아서 교수님께 전송하면 된다. 대체 왜 팀장들에게 바로 전달받는 게 아닌 건지 모르겠다. '왜 나만 이중으로 일해야 해' 하는 생각이지만, 성적 더 잘 주시겠지- 하는 망상회로 돌리는 중이다.
후딱 학교 가서 점심 먹고 공부를 해보도록 하겠다. 너무 피곤해ㅐㅐㅐㅐ액
방금 엄마한테 연락 왔는데, 매일 먹어야 하는 호르몬제를 집에 두고 왔다는 것이다. 비급여라서 약국에 가면 비싸고 학교 근처는 시골이라 산부인과는 커녕 여성의원도 없어 처방받기 힘들 텐데 말이다. 그건 임기응변으로 하루를 버티고 엄마가 택배로 보내준다고 했으니 일단 해결된 것이다.
다음부터는 미리미리 짐을 챙겨 놓고 책상 위를 다시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어제 자기 전 가방 챙기는 리스트에 그게 없어서 깜빡한 것이지 싶다. 아마 그 약은 내가 임신계획을 세우기 전까지는 꾸준히 먹어야 할 것 같으니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을 염두에 두자. 지갑과 함께 챙겨야 할 것.
앞으로 12번의 수업이 남았다. 그리고 시험 다섯 과목을 쳐야 하고, 서포터즈 멘토링도 해야 하고, 서포터즈 활동 마무리와 기숙사 짐을 빼는 것, 그리고 학생을 한 번 더 만나는 것이 이번 주 나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