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지방대 24학번으로 입학하였습니다.

기숙사에 살며, 독립을 꿈꾸다.

by IN삶


21학년도 수능, 22학년도 수능, 24학년도 수능을 지나서 저는 지방대로 다시 입학하였습니다.


22학번으로 받았던 성적으로는 편입도 가능했지만, 이상하게 편입생이 되기는 싫어 수능을 결심했던 것이었습니다.


미국에서 돌아온 이후, 세 장의 정시 카드를 모두 간호학과에 몰아 쓰고, 최초합 발표가 뜨자마자 자퇴원을 내러 갑니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지방으로 가는 것이 아쉽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병원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기도 하고, 기숙사가 있어서 지방의 대학교를 선택했습니다.


물론 추가합격으로 다른 학교도 전화가 왔었지만,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확답을 주지 못해서 저는 최초합으로 들어간 학교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의예과와 같이 의약학계열은 재수생, N수생이 많다는 것을 알긴 했지만, 약 3년 정도 차이가 나는 학생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지방이라 그럴까, 올리브 영도, 식당도, 웬만한 카페도 20분 거리의 시내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면 볼 수 없었습니다. 복숭아 밭 한가운데의 산에 지어둔 학교는, 전의 학교에 비해 컸고, 운동장이 넓었고, 기숙사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3-2살 어린 친구들과, 동갑 친구들을 모아 모아 학교생활을 했습니다. 부모님의 눈을 벗어났기 때문이었을까요. 밤 새 술을 마시고 기숙사 문이 잠겨 운동장에서 밤도 새 보고, 축제도 즐기고, 과잠을 입고 나가 사진을 찍기도 하고, 차가 있는 친구에게 부탁해 옆 동네에 놀러 가기도 했습니다.


의외로 적응을 잘하며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살다 보니, 저의 문제점이 하나둘씩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이후로 사회생활을 거의 해 본 적이 없던 저이기에 인간관계에 대한 갈망은 있었지만, 그 관계를 어떻게 유지시켜야 하는지는 몰랐던 것입니다.


다른 친구들보다는 손이 빠르고 교수님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빠르게 알아채고, 정신이 박혀 있다 보니 공부는 하지만, 친구 관계에 있어서 애를 많이 먹었던 것 같습니다.


OTT 같은 것도 챙겨보지 않고, 중학교 때부터 눈치가 없다는 소리를 들어오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요즘도 가끔 후회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 빈도가 많이 줄었기에 성장을 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집에 한 달에 한 번, 많으면 네 번도 오는 삶을 살다 보니, 온전히 저만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었고, 가끔 집이 그리우면 기차를 타고 집으로 갔습니다.


내가 힘들면 다시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시간들이었죠.


홀로서기를 하려면 화장실 청소도, 빨래도, 설거지도, 식비 관리도 모든 것을 도맡아 해야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대학 졸업 전까지 한 달에 30만 원을 용돈으로 받고 있지만, 기숙사비(대충 180), 식비, 교통비(대출 월 10), 등등을 제가 지출하다 보니 돈이 모자랐습니다. 학비는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았기에 장학금을 받으려고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부담이 아니라 권리라고 생각하는 엄마가 있으셨기에 저는 장학금을 받은 만큼 제가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학비가 400이고 제가 200의 장학금을 감면받았으면, 엄마가 제 통장으로 400을 넣어주고 학비 하라고 하는 식으로요.


그렇게 저는 학생의 신분으로 성적장학금, 어학 장학금, 등등의 장학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장학금과 강사 일을 하며 한 달 30만 원의 용돈으로 살아갔습니다.


하지만 심심할 때마다 저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의 일들을 조잘조잘 떠들곤 했습니다. 밥을 먹을 때도, 학교가 끝났을 때도 엄마와 전화를 하며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친구 같고, 조력자였던 엄마가 있었기에 마음을 단단히 먹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울기도 많이 울었고, 일주일 사이에 3kg이 빠졌던 적도 있습니다.


험난하고 인간관계로 많이 울었던 1학년을 지나, 2학년이 되었을 때, 저는 사업자를 내기도 하고, 전국단위 장학생으로 뽑히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11화와 12화에 걸쳐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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