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 집착하던 때
대학교에 입학하자, 현역들과 세 살 정도 많은 나이로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나이가 많으니 눈에 띌 것이 뻔하였지만, 내가 뭐 그리 나대지도 않은 것 같았는데, 학과 애들은 벌써 나를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내가 나이가 가장 많았냐고 물으면 또 아니고, 나와 동갑인 친구들이 없었냐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다.
우리 학번에 과대를 뽑는데 내가 지원하지 않자, 왜 지원하지 않았냐는 연락이 상당수 많이 왔다.
"누나는 과대할 상이야."
"언니 왜 안 나갔어요?"
"네가 나갔으면 과대 됐을 건데, 학회장 하게?"
두 동생의 누나로 15년 이상을 살아왔기에, 그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것인가 했다.
4월 초 즈음부터 무리가 형성되었다. 02년생 4명과, 03년생 1명, 04년생 1명과 05년생 두 명으로 이루어진 8명의 조합이.
이 8명은 함께 밥을 먹기도 했고, 팀플도 같이 하고, 견학도 같이 다니고, 한강에서 모여 술을 마시며 놀기도 했다. 아무 친하게, 뒷방 늙은이들처럼 우리만의 세계가 창조되었다.
그런 것도 잠시, 어떤 여러 가지 문제로 분열이 있었고, 성격 차이로 인해 심하게 뒤틀리기 시작했다.
내가 유일하게 일과 학업을 병행했기 때문에, 친구들은 오히려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였고, 만나자고 약속을 해둬서 나는 그날 일을 다 빼뒀는데, 그 약속은 파투 났다며 직전에 통보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물론 대부분은 이런 식으로 내가 주축이었고, 12월이 되자 큰 싸움이 일어났다. 10월부터 낌새가 있었지만, 그것을 조율하는 중간 친구들이 실수를 하며 큰일이 발생했다.
그 당시 나는 울면서 엄마에게 전화해 학교를 그만두고 싶을 정도라고 말할 정도로 큰 상처를 받았다. 그 문제의 원인은 나일지 상대 친구일지 아직도 미지지만, 아마 사회 경험이 모자랐던 나의 문제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절대 용서할 수 없는.
그렇게 나는 12월에 그 친구들 전부와 연을 끊었다.
이제는 따로 연락도 하지 않고, 복도에서 마주치면 인사 정도 하는 정도로만. 나랑 직접적으로 싸운 당사자와는 서로 투명인간 취급을 아직도 하고 있다.
그리고 2학기 때는 과대를 했다.
과대를 하면서도 정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투표가 무산되고, 재투표를 했고, 그게 나 때문인 양 선배들은 마녀사냥을 하기도 했다.
나이가 많고, 나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선배들의 눈총을 많이 받았는 것 같다.
조용히 학교를 다녔어야 하는데, 일을 벌이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게 힘들었다.
또한 언니오빠가 없고, 심지어는 선배조차 처음 만나는 거였기에 나보다 윗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심지어는 나보다 어린 친구들에게 선배라고 불러야 하니, 호칭이 엉망이 되어 서로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학교에서 저지른 것을 보자면,
학교 익명 어플인 '에브리타임'을 통해서 매칭 프로그램을 주선하기도 했었고, 그게 쏠쏠한 용돈벌이가 되었다.
운동을 하겠다고 운동을 하고 싶어 하는 동기들을 모아서 밤에 운동장에서 운동을 하기도 했었고,
입학식 이후 뒤풀이가 없자, 학과 동기들을 모아 따로 뒤풀이 시간을 가지기도 했었다.
물론 입학하기 전에 학과 잡담방을 만들어서 운영한 것도 나다.
70%의 학과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며 살았고,
학점도 4.0 이상을 언제나 유지했다.
언젠가 한 번은 술을 마시고 술집 문을 닫아 기숙사 문이 열릴 때까지 운동장에서 밤을 세기도 했고,
팀플을 하면 대부분 조장을 맡아 과제를 해나갔다.
과대로서 교수님께 정말 많이 불려 다녔지만 성적을 잘 받지 못하기도 했었다.
동기들과 제주도 여행, 강릉 여행, 충주 여행 등 다양한 여행을 다녔다.
여기에 적지 못하는 이력이 정말 많지만, 이 정도면 절대 평범하게 대학생활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인간관계에 목숨을 걸었고, 친구들이 영원할 줄 알았던 나의 큰 오산이었다.
12월에 함께 다니던 7명의 친구들 무리에서 빠져나오자, 그 무리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 명은 휴학을 하고, 내 편이었던 05년생 친구 하나는 나와 함께 그 무리를 빠져나와 각자 갈 길을 갔다.
아직도 무리놀이를 하는 것을 보면, 그 당시의 나는 아직 고등학교 시절에 머물렀던 것일 수도 있다.
10대 때 갖지 못했던 것을 발악하는 사람처럼.
관계를 위해, 관심을 위해 큰 노력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다 부질없음을 깨달았다.
여러 명의 친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친구가 없더라도 나의 삶을 잘 꾸려나가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을. 그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친구들과 다툰 이야기를 풀고 싶지만, 너무나 주관적인 나만의 시선이기 때문에 나중에, 이 글들을 다듬어 책을 낸다면, 그때는 조금 자세히 적어보겠다.
그 친구들 중 한 명과 12-1월에 유럽 여행을 싸우기 전에 예약을 하고 계약금까지 걸어두었던 터라, 마지막 여행이다 생각하고는 둘이 유럽여행을 약 1달간 다녀왔다.
그렇게 나의 24학번으로서의 1학년이 마무리되었다.
큰 이야기들만 해서, 흐름이 많이 끊기지만, 나중에는 꼭 전체 스토리를 풀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한다.
다음 이야기는 관계에 집착하던 아이가 홀로 2학년을 어떻게 살아오고 있는지에 관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