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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넷째 주 월요일

25일

by IN삶


집이 좋아서 자주 왔다.


2학기 들어서 빠짐없이 집에 올 수 있었다.


학교가 선물해 준 금요일 공강과


말도 안 되게 수업을 나가신 월요일 하나 있는 강의인


인체생리학 박 교수님의 합작이다.


덕분에 중간을 2주 당겨서 보고,


기말을 4주 당겨서 보는 바람에,


10월 내내 시험기간이었지만 말이다.


덕분에 목요일 수업 끝나고 집에 와서


월요일 느지막하게 학교로 출발할 수 있다.


너무 집이 좋아서,


집에만 오면 이불속에 사는 것 같다.


이불은 그저 이케아에서 파는


뜨거운 온도 이불일 뿐인데,


나를 바닥에 눌러놓는다.


일어나기 힘들다.


나에게 월요일이란,


화요일, 학교생활을 준비하는 하루일 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하루일 뿐이다.


학교 가는 날이 3일, 집에 있는 날이 4일


뭐가 일상일까.


집에 오지 않는 날이 더 알차게 사는 듯하다.


집에 와서 여유롭게, 어쩌면 잉여롭게 하루를 보내다가


그렇게 다시 일상이리는 이름을 가진 학교로 돌아간다


무엇인가 다르게 살 필요를 느낀다.


적어도 이번 주에는 엄마와 한 번 다투었기 때문에,


아마 다음 주에는 더 집에 오기 싫어지겠지.


그래도 다음 주에는 외할아버지 생신이라니,


손녀 된 도리로 와야지요.


12월에는 시험 기간도 있으니


집에 와 있는 그 시간마저도


‘일상’이라는 이름을 붙여볼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열심히 살아봐야지.


무엇을 할 것인지,


적어서라도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야지.


안온한 일상을 맞이하도록,


온전한 나의 삶을 만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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