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얻지 않았기에 더 소중한 지금
나의 시작은 늘 순탄치 않았다.
첫 수능에서 원하는 점수를 받지 못해, 뜻과는 다른 학과로 진학하게 됐다.
결국 휴학계를 내고 재수를 준비했다.
그때야 ‘학교 다닐 때 조금만 더 열심히 할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다행히 재도전 끝에 원하는 학과에 입학했고, 적성에 딱 맞아 장학금도 받으며 즐겁게 학교생활을 이어갔다.
4학년 2학기 무렵, 취업보다는 대학원 진학이 더 끌렸다.
아직은 돈을 벌기엔 너무 이른 나이라고 생각했고, 머리가 굳기 전에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공부를 더 하고 싶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세부 전공을 정하지 못한 채, 물 흐르듯 작은 중소기업에 취업하게 됐다.
회사에 다니면서도 대학원 진학의 꿈을 놓지 못해 결국 퇴사를 결심했고, 원하는 대학원에 입학했다.
위경련으로 응급실에 실려갈 만큼 몸도 마음도 힘들었지만, 끝까지 버텨 학위를 마쳤다.
그러나 전공을 살려 일하고자 했던 계획은 건강 악화로 멈춰 섰다.
석사 학위만으로, 경력 없이 전공 분야에 다시 발을 들이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했지만, 공백기를 메우기엔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나 있었다.
그래서 방향을 조금 틀어, 예전부터 어깨너머로 지켜봤던 분야로 취업했다.
놀랍게도 적성에 잘 맞았고, 그 과정에서 내가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돌이켜보면 크든 작든 나의 시작은 늘 순탄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엔 잘 됐다. 쉽게 얻지 않았기에, 지금의 시간이 더욱 소중하다.
앞으로 새롭게 시작할 일도 아마 순조롭게만 흘러가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걱정되거나 불안하진 않다.
결국엔 잘 될 거니까.
혹시 지금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불안하거나 조급한 사람이 있다면, 나와 같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너무 불안해하지 말고, 지금 이 시간을 소중히 보내길 바란다.
결국엔 잘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