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나로살게 하는 힘
내 나이 곧 마흔.
어렸을 때부터 생각한 성공한 인생이란, 좋은 배우자를 만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것이었다.
운 좋게도 스물두 살에 좋은 사람을 만나 지금까지 빈틈없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 그렇다면 나는 이미 성공한 인생인데?
하지만,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은 찝찝함이 있었다. 바로 잦은 퇴사.
내 직업 특성상 기한이 정해진 일을 하기도 했고, 회사 이전이나 경영 악화와 같은 외부요인도 있었지만, 스스로의 선택이었던 경우도 한몫했다. 이번 퇴사를 결정했을 때도 자존감이 약해진 시기여서 그랬는지 잦은 퇴사의 원인을 '고쳐야 하는 나의 문제점'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든 생각.
- 잦은 퇴사를 하는 이유? 고쳐야 할 문제가 아니야. 그냥 이게 나야!
- 난 하고 싶지 않은 일, 싫어하는 일을 오래 버틸 에너지가 다른 사람보다 적을 뿐이야.
- 대신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누구보다 오래, 깊게 몰입할 수 있는 사람이야.
어쩌면 자기 합리화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괜찮다.
합리화든 뭐든 그건 결국 내가 선택한 삶이니까.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잃었던 자존감도 제자리를 찾았다.
돌아보면 나의 시작이 늘 순탄치 않았던 이유는 하나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선택을 했기 때문.
그리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도 하나다.
나의 선택을 반대하지 않고 존중해 주신 부모님과 배우자 덕분.
휴학계를 내고 재수를 결심했을 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원을 준비했을 때.
우리 부모님은 내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마음먹은 거 열심히 잘해봐."
결혼 후 둘만의 결혼생활을 위해 '딩크'를 선언했을 때도 양가 부모님 모두 "너희만 행복하게 잘 살면 돼."라며
우리의 결정을 존중해 주셨다.
그리고 우리 신랑은 말한다. "다람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아."
(*'남'편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아 결혼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신랑이라 부른다.)
그 말이 참 고맙다. 하지만 고마움과 함께 미안함이 따라온다.
바꿔 생각해 보면 나도 그와 같은 마음이지만 그 말을 듣는 입장에서는 미안한 감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 마음을 알기에 최선을 다해 잘해보려고 한다.
이렇게 나를 사랑하고 나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가족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나로서 소중한 하루를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