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성아 Oct 05. 2023

팔기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리테일 공간 핵심키워드

'더브레드앤버터 조수영 대표'이야기

1. 쇼핑몰도 지역 명소가 될 수 있습니다.


신세계 김해는 2016년 업계 최초로 전략 점포를 수도권이 아닌 중소도시에 만든 케이스입니다. 당시 신세계  그룹은 김해가 50만 명, 20대 인구 비율 75%, 가구당 월소득 287만 원 수준인 '젊은 도시'인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동안 백화점 없이 창원이나 부산까지 가야 했던 불편함도 기회였어요. 주요 도로교통망 및 경전철과 이어져서 지리적 입지도 좋았습니다. 그래서 2가지를 고민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주민이 자주 오고 싶은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계속 머무르고 싶은 경험을 제공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기존 백화점과 똑같다면 고객이 찾아올 이유가 없습니다. 고민 끝에 신세계 김해가 랜드마크가 돼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로컬 플러그(Local Plug)'로 콘셉트를 정의했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삶에 꼭 필요한 상품과 경험을 연결해 주는 거죠. 로컬 커뮤니티를 만드는 게 최종목표였습니다. '커뮤니티 리테일'이 마케팅과 고객 동선, 입점 브랜드(MD)등 모든 것의 기준이 된 것입니다. 신세계 김해는 건물이 가로로 길어요. 고객이 쇼핑하다 지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고객경험이 핵심이 되는 서비스 디자인을 적용해 퍼스트 클래스 고객이 10%, 터미널 만족도가 90% 증가한 사례가 있습니다. 층별로 문화센터 등 오픈형 커뮤니티 공간을 도입해, 제품과 경험을 발견하는 동선을 선보였습니다.



2. 콘셉트 있는 리테일 공간은 브랜드가 됩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리테일 브랜딩부터 고객 동선과 인포그래픽, 비주얼 시스템까지 총괄한 대규모 프로젝트입니다. 우선 브랜드 콘셉트부터 정리했습니다. "새로운 감각을 채우는 특별한 경험(Discover New Inspiration)"이라는 슬로건과 비주얼을 개발했어요. 


층별 이름에도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럭셔리 및 주얼리 브랜드가 모인 1층은 '경이로움(The Wonders)', 1천 명 규모테라스와 연결된 3층은 '그녀의 아틀리에(Her Atelier)'등 명확한 콘셉트를 적용하고 인포그래픽과 매거진, 인스타그램  및 웹 콘텐츠, 층별 가이드도 브랜드 메시지에 충실하게 제작됐습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휴식과 예술, 쇼핑 경험이 종합된 '스테이플렉스(stay+complex)' 공간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와 기술 발전의 영향으로 리테일분야에도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지속적인 발견(Curiosity), 연대감(Kinship), 피지털(phygital) 이 3가지의 키워드에 주목하셔야 합니다.



3. 지속적인 발견(Curiosity) : 끊임없는 경험이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세계적인 편집샵, 더 스토어(The Store) 디렉터는 "스토어라는 단어는 죽었다"라고 했습니다. 일방적으로 구매를 강요하는 기존의 매장은 고객에게 거부감을 준다는 거죠. 고객이 편하게 둘러보며, 제품과 콘텐츠를 자발적으로 발견하게 하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고객 동선을 색다르게 해석한 브랜드도 돋보입니다. 나이키 뉴욕 하우스 오브 이노베이션(House of Innovation)은 브랜드 역사를 보여주는 기록들, 최신 제품 분해도, 제품을 맞춤 제안받을 수 있는 스니커랩(SneakerLab)등으로 온, 오프라인까지 경험이 연결되고 발견이 지속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4. 연대감(Kinship) : 브랜드라는 공통점으로 함께할 기회


같은 브랜드를 좋아한다는 연대감(Kinship, 킨쉽)을 나눌 공간이 있다면,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를 이룰 겁니다. 리테일 공간이 고객 연대감을 고려하는 이유입니다. 애플의 공간이 좋은 사례입니다. 안과 밖의 경계가 모호한 유리벽, 친근한 직원서비스, 다양한 클래스로 고객이 모이고 싶은 광장을 만들었습니다. 직원 및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는 경험으로 '나는 애플의 팬'이라는 정체성, 자부심을 나눌 수 있도록 말이죠.



5. 피지털(phygital) : 디지털 기술로 풍부해지는 물리적 경험


피지털은 물리적 공간(physical)에 디지털(digital)이 결합된 것을 말합니다. 제품에 부착된 QR코드로 정보를 찾아보거나, 앱으로 퀴즈를 풀면 맞춤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습니다. 편리하고 입체적인 쇼핑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새로운 리테일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피지털 리테일 개념을 배스킨라빈스 서초우성점에 적용해 봤습니다. 기존 매장은 판매 비중이 높아 고객이 머무르거나 재방문할 계기가 부족했거든요. 공간 리뉴얼 키워드는 'Soft. Playful. Vibe(소프트한 즐거움이 녹아있는 곳)'로 정했어요. 모든 종이 포스터와 이름표, 가격표를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대체했습니다. 실시간 인기메뉴와 프로모션, SNS 반응 등 다양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죠. 판매공간은 중앙에 키오스크 위주로 구성해 빠르고 편해졌습니다. 리모델링 후 매장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습니다. 시그니처 메뉴에 대한 반응도 좋고, 구매하지 않아도 인증사진을 찍는 등 고객 반응이 긍정적이에요. 공간별 역할을 나누고, 디지털 기술로 고객경험과 동선을 개발한 결과입니다.



6. 팔기만 하면 되는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공간 자체가 브랜드'라는 관점이 제일 중요합니다. 팬데믹 이후로 디지털테크놀로지 발달로 '오프라인 스토어(brick-and-mortar store) 시대는 끝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리서치 분석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는 오히려 오프라인 스토어를 더 원한다고 합니다. 오프라인 경험에 대한 기준이 높아졌고요. 이럴 때일수록 확실한 정체성으로 고객을 초대하고 공간을 브랜드 라벨을 들여다보듯, 탐험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아티클 원문 : https://www.folin.co/article/5383


매거진의 이전글 좋은 기획은 '확실한 경쟁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