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형제들 안연주 코치' 이야기
우아한 형제들에서 11년 하고 2개월 차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아한 형제들 피플실이라는 조직에서 딱 10년간 리더 역할을 했고 올 2월부터는 사내코치로 전업을 해서 코치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처음 합류했을 때는 피플님이 아니었어요. 그때는 사내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로 알고 입사를 했는데, 저의 역할은 회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구성원들에게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이것이 말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었습니다.
대표님도 좋아하시는 애플, 나이키처럼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게 저희 서비스겠지만 그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들도 일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우리 회사를 사랑하고 내가 하는 일을 사랑했으면 좋겠다고 하셨고요. 저도 사내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지만 인터널 브랜딩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거 같습니다.
우아한 형제들에 왔을 땐 정말 놀랐습니다. 3년밖에 안된 회사에서 그리고 아직 회사가 작은 스타트업인데 '적자라면서 이렇게 많은걸 구성원들한테 이미 하고 있다고?' 되게 놀랐었어요. 이제 대표님이 일일이 신경 쓸 수 없으니 나를 뽑으신 거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러면 내가 우아한 형제들에 처음 왔을 때 느꼈던 경험, 받았던 인상을 계속 앞으로 오시는 분들한테 드리면 되겠다는 게 잘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그게 바로 입사첫날의 '환대'입니다. 정말 특이했던 게, 입사하면 노트북도 새로 주고 그다음 사물함을 줬습니다. 이케아에서 가격은 비싸지 않은데 조립해야 되는 사물함이었어요. 근데 그거를 조립 완성품을 주는 게 아니라 박스채로 줍니다. 그다음 장비도 그냥 새 거로요. 개봉하는 기쁨을 얻으라고 박스채로 주는데 전 기계나 조립 같은 걸 잘못해서 난감했어요. 근데 그걸 해주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팀원들, 실장님, 팀장님이 옆에 붙어서 같이 사물함을 뚝딱 만들어주고. 뭔가 나의 공간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했습니다. 거기서부터 장비도 다 열어서 세팅하는 거 도와주고 공간들을 돌며 사람들 소개해주면서 온보딩을 해주시더라고요. 제가 받은 것 중 더 좋게 하는 건 어떨까, 더 임팩트 있게 하는 게 뭘까 하는 것들을 고민하면서 좋아졌습니다.
여전히 하는 것 중 하나는, 제가 일주일정도 지나 부모님 댁에 케이크를 보내주시거든요. 예전에 제가 입사했을 때도 한 베이커리의 고구마 케이크를 받았어요. 엄마한테 전화 와서 "이거 뭐냐? 김봉진 대표님이 보내셨는데." 회사에서 저도 모르게 '귀한 인재를 회사에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좋은 서비스를 연주님과 잘 만들겠다.' 메시지와 함께 보내주셨어요.
눈에 보이는 구조물 같은 것들은 아주 단편적인 것들입니다. 그 아래 창업자가 어떤 가치를 표방하고 있는지 메시지 같은 것들이 있는 거겠죠. 근데 봉진님은 '저의 신념은 이거예요.'라고 써놓은 적은 없지만 늘 말씀하시는 게 '사람을 바꿀 수는 없다'였어요. 교육을 통해서 사람을 바꾸거나 동기부여라는 걸 하는 게 정말 어려운 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서비스가 명확하고 오히려 이 회사가 뭘 하려고 하는지 비전이 명확하고 그걸 왜 하려고 하는지가 분명하면 그것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거고, 그리고 그것을 우리는 잊지 않도록 계속 이야기해 주면 되는 거라고 하셨죠. 나머지는 그걸 달성하기 위해 일하는 환경에서 방해되는 게 없는지 불편한 것들은 없는지를 봐주는 거라고 했어요. 물론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서 개선해 주는 것도 있지만 '먼저 살폈으면 좋겠다'였습니다. 그래서 봉진님 스스로도 계속 회사를 돌아다니면서 구성원들과 일하는 현장을 보려고 했고, 저한테도 구체적으로 '연주님도 하루에 두 번은 자리에서 일어나 전 구성원들이 있는 곳을 다녀야 된다'는 미션을 주셨습니다.
조직문화를 왜 만들어야 하는지 회사 대표님들마다 이유가 다양할 것입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은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좋은 인재가 있어야 한다는 점일 것입니다. 때문에 어떤 환경을 만들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고민의 첫 번째 질문은 내가 왜 이걸 만들고, 하고 싶은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팀원들도 동의하는 환경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인터널 브랜딩을 복지라는 관점으로만 채우게 된다면 결국 비용을 써야 한다는 압박이 다가옵니다. 인터널 브랜딩이라는 것은 어떤 시기가 되어 하는 것이 아닌, 그 시기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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