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오글오글: 10월호 독서의 계절>
독서하기 좋은 계절은 왜 가을이지? 날이 점점 추워지니 센티한 감정을 책으로 채우는 그런 것일까. 가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책만 읽기에는 아까운 계절이다. 이 계절을 즐기기 위해선 산과 들로 나가야 한다. 이동시간에 틈틈이 책을 읽기로 하자.
그렇다면 책 읽기 좋은 계절은? 4계절이다. 봄이 되면 날이 따뜻해지고 있으니 축하하는 의미에서 책을 읽어야 한다. 여름과 겨울은 실내활동이 많아질 수밖에 없으니 책을 읽기에 좋다. 가을은? 원래 독서의 계절 아니겠는가.
이렇게 핑곗거리 삼아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책을 읽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오늘날이다. 나부터도 책을 읽을 시간이 도저히 나지 않는다. 시간은 많은데 왜? 다른 일에 사로잡혀 독서는 언제나 뒷전이다. 이동하는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붙잡고 인스타를 무한 스크롤 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금방 가는데 책에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다.
어떻게든 책을 읽기 위해 항상 가방에 책 또는 가벼운 간행물을 넣고 다닌다. 출퇴근 시간이나 이동시간을 활용하여 독서를 해보려는 노력은 가상하다. 하지만 점점 책을 아예 가방에서 꺼내지 않는 날이 더 많다. 또는 일단 책은 펼치나 그 위로 스마트폰을 보는 경우가 점점 많아진다. 책을 읽다가도 무언가 바로 스마트폰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집중은 좀처럼 되지 않는다. 눈은 책을 향하지만 머릿속은 텅 비어있는 느낌이랄까? 한두 장 읽다가 손은 다시 스마트폰으로, 알림도 오지 않았는데 괜히 인스타, 유튜브, 카카오톡을 들락날락한다.
독서에 집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잘 모르겠다. 스마트폰 안보는 어플을 설치해 봤지만 번번이 30분 조차 채우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여 어플을 삭제했다. 인스타를 삭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각종 정보의 소스인 인스타를 끊어버릴 수 있을까. 친구들과의 DM, 팔로잉하는 각종 브랜드와 업체의 공지들도 빠뜨릴 수 없는데 말이야. 일단 폴더 깊숙한 곳에 넣어볼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아 그 시간에 푹 빠지는 그 몰입의 시간이 그립다. 소름 돋게도 이 짧은 글을 쓰는 동안에도 스마트폰을 몇 번 확인해 버렸다. 이 산만함을 뿌리 뽑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간절해진다. 그러면서도 차마 지우지 못한다. 그래. 적당히 타협하면서 살아가자. 나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다. 인정하면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