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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 크래프터 Oct 03. 2024

중소기업에서 배우고 평생 써먹는 기술


1. 공장도 없는 작은 회사에서 얻은 기술


중소기업에서 시작한 저의 첫 커리어. 10인 미만의 작은 회사였으니 스타트업, 아니 극소기업이라고 해야 할까요? 일을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뭔가 잘못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입사 첫날 포스트잇에 할 일을 적어봤습니다. 하나씩 해결하려고 하는데, 다음날 또 다른 일이 생깁니다. 어쩔 수 없이 새로운 포스트잇에 또 메모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날은? 두 장의 포스트잇에 적힌 일을 지우기도 전에 또 다른 포스트잇이 필요하더군요. 


하나의 목이 잘리면 두 개의 목이 생기는 히드라처럼 없이 일이 몰려왔습니다. 


계속 늘어나는 업무에 지쳐가던 때 결심했습니다. 


이런 식으로는 일할 수 없다. 질서를 찾아야겠다. 


포스트잇에 적힌 일 중에서 서로 유사한 업무를 묶어서 하나의 그룹으로 만들었습니다. a-1, a-2 업무는 A라는 상위 업무 중 하나구나. 몇 번 더 작업을 하면서 10개가 넘는 일을 3개의 그룹으로 모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관점이 생긴 다음부터 일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일은 쏟아지고 있지만, 어떻게 흘러가는지 설명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흔히 기술을 배우면 평생 먹고 산다고 합니다. 


공장도 없는, 가내 수공업 수준의 이 중소기업에서도 그런 기술이 있을까 고민해 봤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니 평생 써먹는 기술이 하나 있네요. 


문과 출신에 마땅히 잘하는 것도 없는 제가 회사에서 얻은 그 기술은 바로 구조화 기술입니다.



2. 피카소의 추상화 기법


출처: Ideal Art


피카소의 황소라는 작품입니다. 처음 이 그림을 보면 다소 난감하게 느껴집니다. 황소라기에는 일반적인 형체와는 다른데. 초등학생도 이렇게 그릴 수 있지 않나? 단순한 선과 면으로 이뤄진 이 그림에 어떻게 황소라는 제목을 붙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하지만 피카소가 자신의 그림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살펴보면 그의 의도를 알 수 있습니다. 



처음 작품은 생생한 황소의 그림에서 시작합니다. 선명한 눈과 입체감 있는 뿔, 복슬복슬한 털까지 매우 사실적입니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세세한 표현은 사라지고 기본적인 선의 형태로 단순화됩니다. 마지막 그림에는 선 몇 개로 황소가 표현됩니다. 


단순하게 보이는 이 그림은 사물의 본질을 표현하려는 피카소의 추상화 노력이 담겨있습니다.



3. 직장인의 추상화 기법


뛰어난 예술가가 아닌 평범한 직장인도 추상화 기술을 연마할 수 있습니다. 


그 방법은 바로 지금의 일을 3~5개의 핵심 키워드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수많은 일 속에 파묻혀 있으면 현실이 버겁게 느껴집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고, 회사 일에 지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구조화 기술을 적용해 봅시다. 


먼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적습니다. 예를 들어 의료 기기 영업을 하고 있다면 다음과 같이 업무가 있겠죠.


① 강남지구 기획서 작성

② 강북지구 영업보고서 작성

③ 경기(일산) 지역 신규 수요 발굴

④ A병원 관리: 의료기기 3 요구 반영

⑤ B병원 관리: 의료기기 2 매출 확대 안 제시

⑥ 행사 X 홍보전략 기획

⑦ 행사 Y 홍보 지원


이렇게 나열만 하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7개의 하위 업무를 크게 유사한 업무끼리 묶고 키워드를 적습니다. 


영업 기획, 고객 관리, 행사 운영이라는 상위 기준에 따라 분류했습니다.


1. 영업 기획

  ① 강남지구 기획서 작성

  ② 강북지구 영업보고서 작성


2. 고객 관리

  ③ 경기(일산) 지역 신규 수요 발굴

  ④ A병원 관리: 의료기기 3 요구 반영

  ⑤ B병원 관리: 의료기기 2 매출 확대 안 제시


3. 행사 운영

  ⑥ 행사 X 홍보전략 기획

  ⑦ 행사 Y 홍보 지원


다음과 같이 정리하면 복잡한 일이 체계를 갖추게 되고 회사 일이 한결 편하게 느껴질 겁니다. 


구조화를 한 번 시작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새로운 일이 생기더라도 걱정 없습니다. 다시 3~5개의 키워드로 묶어 일의 본질을 찾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회사 밖에서 활용하는 구조화


이제 시선을 회사 밖으로 향해봅시다. 회사 일의 질서를 찾은 구조화 기술을 일상에 적용해 볼까요? 


직장 밖에서도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건강을 위해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합니다. 자기 계발을 하기 위해 책도 읽어봅니다. 독서를 좀 해보니 글을 쓰고 싶어 집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독서모임도 나갑니다. 월급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 투자도 공부하고, 가족과 지인들을 챙깁니다. 직장 안과 밖으로 정말 바쁜 인생입니다. 


- 빌린 책 읽기

- 전자책 읽기

- 스장 가기

- 글쓰기

- 독서 모임 참여하기

- 투회사 분석하기

- 당주 투자하기

- 친구/선배 만나기

- 가족들 챙기기


이렇게 수많은 적어봤더니 복잡해 보입니다. 


쏟아지는 회사 일을 처음 적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괜찮습니다. 단순하게 만들면 됩니다.


유사한 것끼리 묶고, 키워드를 적어줍니다.


1. 읽고 쓰기

1.1.1 빌린 책 읽기

1.1.2 전자책 읽기

1.1.3 독서 모임 참여하기

1.2 글쓰기


2. 돈 불리기

2.1 투자회사 분석하기

2.2 배당주 투자하기


3. 건강과 관계

3.1 헬스장 가기

3.2 가족들 챙기기

3.3 친구/선배 만나기 


이렇게 회사 밖에서 하는 일도 구조화하면 내가 어떤 걸 하는지 단순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5. 여러분의 인생 키워드를 찾아보세요


현재 저의 삶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본업에서 현금 흐름을 만들고

2. 여러 사이드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3. 가족과 건강을 챙긴다


아주 단순해 보이나요? 2번의 "여러 사이드 프로젝트"를 더 자세히 살펴보면 꽤 복잡합니다. 


2. 사이드 프로젝트


2.1 콘텐츠

2.2.1 유튜브

2.2.2 브런치

2.2.3 블로그


2.2. 서비스

2.2.1 전자책

2.2.2 크몽 컨설팅


2.3  투자

2.3.1 배당주 투자 정보

2.3.2 배당주 투자 실행


세 개의 SNS 채널을 운영하며, 전자책과 컨설팅도 하면서 투자까지 하려면 버거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구조화 기술을 활용해 단순하게 만들며 질서를 찾아가곤 합니다. 


앞으로의 도전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일이 생겨날 텐데, 그때마다 저는 이 구조화 기술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겁니다.


당신의 삶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고 삶이 복잡하다고 느껴진다면, 키워드로 삶을 요약해 보세요.

인생이 단순해지고 더 많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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