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주고받으며 두터워지고 단단해진다.
마음을 얻고 그 마음에 내 마음 얹으면 믿음이 된다. 그러려면 일단 내 마음자락을 먼저 내어 놓아야 한다.
‘덕’ 볼 심산으로 사람 대하다 보면 네 마음은 마음대로, 내 마음은 내 마음대로 어지럽게 엉킨다.
‘덕’ 볼 심산을 우선 내려놓자.
모지리한 마음을 채워주고 메꿔준다 마음먹으면 편하다.
이를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나 자신과 만나는 일이다.
자각(自覺). 스스로 알아차려야 한다.
오감(五感) 동원해 자세히 살피다 보면 미처 내가 몰랐던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를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도움 된다. 낯설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직접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법 중 좋은 것이 여행인 듯하다. 눈에 담는 시각적 자극과 향이나 냄새의 후각적 자극 등 원초적 감각을 바로 느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단연, 책과 만나는 일이라 생각한다. 작년에 우리가 만난 책 <예술의 쓸모> 참 좋았지. 책에서 만난 그림 전시회 찾아 대구로 부산으로 다니며 찾는 재미가 쏠쏠했고. 생소하고 어려운 그림도 자꾸 보다 보면 '심미안'이 생긴다고 하지. 다양한 경험은 내공으로 쌓여 삶 속 자리한다.
살며 다양한 감정과 만난다. 나쁜 감정, 상한 감정, 썩은 감정은 바로바로 버리자. 쓰레기를 쌓아두면 악취와 벌레가 들끓게 마련이다. 나쁜 병에 노출되기도 한다. 마음에 감정 쓰레기통을 만들지 말고 미리 악감정, 화는 제때 버리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의지와 다르게 감정 쓰레기통이 꽉 차 버릴 때가 있다.
그럴 때 나에게 시간으로 대접을 한다. 우선 산책에 나선다. 가볍게 입고 신고 걷는다. 한 시간 정도 걷는다. 생각이 나면 나는 대로 골 복잡하다 싶어도 그저 걷는다. 실컷 걷고 나면 허기가 진다. 입에 맞는 음식 먹고 따뜻한 차도 한잔 마신다. 해산물을 즐기는 나는 바지락 한 소쿠리와 막걸리를 한병 산다. 깨끗이 씻은 바지락 위에 올리브 오일 넉넉히 뿌려주고 막걸리 한통 부어 술찜을 만들어 먹는다. 마무리는 국화차나 캐모마일차 한 잔 이다. 먹고나면 약간의 노곤함 속 솔솔 잠이 찾아오면 잠시 눈도 붙인다.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계획 세우고 선택에 고민하느라 또 다른 용을 써야 한다면 차라리 무계획이 훨씬 낫다.
내가 나를 대접하고 나면 남에게 대접받을 생각이 안 든다.
좋은 기운, 좋은 에너지 모아 나 먼저 대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