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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동 Aug 15. 2024

나 대접하기


마음은 주고받으며 두터워지고 단단해진다.

마음을 얻고 그 마음에 내 마음 얹으면 믿음이 된다. 그러려면 일단 내 마음자락을 먼저 내어 놓아야 한다.  

‘덕’ 볼 심산으로 사람 대하다 보면 네 마음은 마음대로, 내 마음은 내 마음대로 어지럽게 엉킨다.

‘덕’ 볼 심산을 우선 내려놓자.

모지리한 마음을 채워주고 메꿔준다 마음먹으면 편하다.


이를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나 자신과 만나는 일이다.

자각(自覺). 스스로 알아차려야 한다.

오감(五感) 동원해 자세히 살피다 보면 미처 내가 몰랐던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를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도움 된다. 낯설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직접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법 중 좋은 것이 여행듯하다. 눈에  담는 시각적 자극과 향이나 냄새의 후각적 자극 등 원초적 감각을 바로 느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단연, 책과 만나는 일이라 생각한다. 작년에 우리가 만난 책 <예술의 쓸모> 참 좋았지. 책에서 만난 그림 전시회 찾아 대구로 부산으로 다니며 찾는 재미가 쏠쏠했고. 생소하고 어려운 그림도 자꾸 보다 보면 '심미안'이 생긴다고 하지. 다양한 경험은 내공으로 쌓여 삶 속 자리한다.


살며 다양한 감정과 만난다. 나쁜 감정, 상한 감정, 은 감정은 바로바로 버리자. 쓰레기를 쌓아두면 악취와 벌레가 들끓게 마련이다. 나쁜 병에 노출되기도 한다. 마음에 감정 쓰레기통을 만들지 말고 미리 악감정, 화는 제때 버리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의지와 다르게 감정 쓰레기통이 꽉 차 버릴 때가 있다. 


그럴 때 나에게 시간으로 대접을 한다.  우선 산책에 나선다.  가볍게 입고 신고 걷는다.  한 시간 정도 걷는다.  생각이 나면 나는 대로 골 복잡하다 싶어도 그저 걷는다.  실컷 걷고 나면 허기가 진다.  입에 맞는 음식 먹고 따뜻한 차도 한잔 마신다. 해산물을 즐기는 나는 바지락 한 소쿠리와 막걸리를 한병 산다. 깨끗이 씻은 바지락 위에 올리브 오일 넉넉히 뿌려주고 막걸리 한통 부어 술찜을 만들어 먹는다. 마무리는 국화차나 캐모마일차 한 잔 이다. 먹고나면 약간의 노곤함 속 솔솔 잠이 찾아오면 잠시 눈도 붙인다.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계획 세우고 선택에 고민하느라 또 다른 용을 써야 한다면 차라리 무계획이 훨씬 낫다.


내가 나를 대접하고 나면 남에게 대접받을 생각이 안 든다.

좋은 기운, 좋은 에너지 모아 나 먼저 대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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