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음악과 함께 한다.
최근 ‘쇼팽’의 피아노곡에 푹 빠졌다. 청소를 할 때도 컴퓨터 작업을 할 때도 잔잔한 음악 소리가 함께 한다.
근자에는 ‘화랑아트페어’를 다녀왔다. 근거리 멀지 않은 곳. 우리 생활 곳곳에서 음악과 그림을 만날 수 있다. 재작년부터 시간 날 때마다 소소히 다녀본 아트페어는 그림이 어렵고 비싸다는 편견을 깨게 해 준 곳이다.
마음이 편치 못하면 온몸이 망그러진 느낌이 든다.
뜻 모를 슬픔과 무기력에 허우적 될 때. 그럴 때가 있다. 그럴 때 예술과 잠시 만나 본다. 내 마음에 흘러들어 온 음악 가락과 보이는 그림 속 위로. 예술은 삶 속 비타민이 된다.
'마음이 지옥인데 노래고 그림이고 무슨 소용이고.'
그렇지. 그래서 온전하고 평온한 마음일 때 발걸음 미리 해둔다. 갈 곳 잃고 헤매는 마음이 어렴풋이라도 그 발걸음을 기억해 낼 수도 있을 테다.
우선 거창할 필요 없다.
가까운 문화센터 작은 전시회와 일상 속 차 한잔과 함께 그림을 만날 수 있는 갤러리 카페도 좋다.
예술을 만나는 일은 시간과 만나는 일이다.
몸이 아프거나 시간에 쫓기고 있다면 과감히 다음을 기약해도 좋다. 바쁜 일상 끝, 잠시 잠깐 숨 고르기 하는 시간으로 남겨 주자.
요즘은 온라인 통해서도 다양한 음악과 미술, 사진과 만날 수 있다. 마음먹고 내 시간을 내어 놓기만 해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 늘 네게 잔소리처럼 하는 말이지만 ‘해야지’가 아닌 ‘지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상, 경제여건상 어렵다 말하는 건 그냥 ‘안 하고 싶다’의 반증이다.
커피 한잔 나오기를 기다리는 자투리 시간에 휴대폰 검색만으로도 그림 몇 점 볼 수 있다. 버스 몇 정거장만 지나면 열린 전시회를 만날 수 있는 공간 한 군데 정도는 나온다. 그림과 음악은 늘 그곳에 있고, 나는 일상 속 잠깐 예술과 만나기만 해도 된다.
나는 늘 바쁜 사람, 돌봐야 하는 사람, 힘든 사람. 나 스스로 그리 만들지 말자. 음악을 들려주고 그림을 보여주자. 일상에 쫓기더라도 가끔은 신발끈 고쳐 맬 시간은 주자. 노래 한 소절 듣고 그림 한 점 보는 시간으로(우리는 그렇게 고쳐 맨 신발 신고 작년 렘브란트 전시회를 갔었지).
비타민을 배부르도록 먹진 않는다. 비타민은 일상 식생활 속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주는 보조제다.
삶 속 비타민으로 예술과 만나기를. 복용 역시 쉽다.
나를 위해 작은 마음 한 자락과 약간의 시간만 내어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