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게 된 시작을 되짚어 본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 아닌지 누군가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때가 있었다. 물론 좋은 선생님들과 선배들 통해 많이 배우기도 했지만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니 조금 멀리 보고 생각했더라면, 말하기 전에 조금 더 신중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 이 생각은 현재를 살아가는 지금도 틈틈이 한다. ‘아, 그렇게 말하지 말걸.’ 이런 생각들 말이야. -
그래서 내가 먼저 겪어 본 것들을 예방 백신처럼 너에게 전한다. 백신 부작용 없이 잘 받으면 네 면역이 될 테고.
얼마 전 이젠 스스로 운전해 조선 팔도를 다 다니는 큰 아이가 아찔한 운전 경험을 했다며 이야기하더구나.
강원도 평창 전방에 근무하는 선배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날씨가 급변하더니 안개가 자욱해지더란다. 앞뒤좌우 어느 곳 하나 사물 자체가 보이지 않으니 덜컥 겁부터 났고.
처음 운전 가르쳐주던 호랭이 아부지 말씀을 떠올리며 자세를 고쳐 앉았단다.
날씨는, 일단 지나간다.
차는 움직이니 그 자리 벗어나면 또 모른다.
평소 운전 습관을 떠올려 액셀과 브레이크 조절 하면서 간다.
위험한 때라 여겨지면 집중해서 살펴라.
언제 멈춰야 할지 모른다.
물론 속도는 늦추고 비상등은 필수다.
입말로 혼자 중얼중얼 해가며 운전했고 다행스럽게도 곧 안개지역을 벗어났단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불안'이란 안개에 종종 삶은 잠식당한다. 가야 할 방향 조정해 주는 운전대는 잘 쥐어야 한다.
속도 조절하고 평소 일상 속 나를 믿고 묵묵히 가는 것.
한 치 앞 안 보이는 안갯속을 걸어 나오는 지혜가 아닐까 싶다.
말만 하고 행동하지 않을 거면 그냥 처음부터 안 하는 게 낫더라. ‘시작은 원대하리라’ 거기서 끝나면, 무신용 뻥쟁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남 의식하는 것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누구도 내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비난은 쉽고 성취는 어렵다. 말할 시간에 나아갈 방향성 잡고 일단 한 발 떼자. 행동으로 내게 보여주자.
생각은 조금 길어도 좋다. 말은 가급적 짧게 하는 게 좋더라.
언제 어느 자리에서든 내가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사람이 있다. – 가끔은 나도 그런가 되돌아보게 된다. –
말이 많으면 실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세상 누구도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깐. 막말과 허심탄회를 가장한 편안한 분위기를 조심해야 한다.
당연히 판단이 어렵다. 그럴 때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 줄여야 해결된다.
꾸덕꾸덕 잘 마른 실한 굴비 엮듯 생각을 잘 엮으면 참한 인생 꾸러미를 만날 수 있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