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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Jul 03. 2020

나는 왜 해이해졌는가?

2020년 상반기 중간점검 #2 일상분석

시간이 흐를수록 왜 이렇게까지 무너졌을까?


올해 상반기를 대략적으로 평가해봐도, 초반부 대비 5월, 6월로 오면서 정말 많이 나태해지고 해이해졌다. 특히 6월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아 버렸다. '쉼'이라 쓰고 '정신줄 놓음'이라고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 중간점검을 하기로 한 이상 일상을 분석해서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었는지 찾아내고 싶었다.


먼저 월별 시간 기록을 통해 대략적인 이벤트를 짐작해보았다.

1월 : 가족 행사가 많아서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냄. 심리적 재정비 기간이라 이것저것 준비 단계.

2월 : 일과 사이드 프로젝트에 시간을 투자하기 시작함. 후반부에 목표에 좀 더 치중함.

3월 : 사이드 프로젝트와 목표에 주로 시간을 씀. 사실상 2~3월은 심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바빴던 시기.

4월 : 일에 집중. 개인 목표도 최대한 집중. 말경에 넉다운.

5월 : 가족 행사가 많음. 일도 몰림. 말경 심리적 다운 발생.

6월 : 심리적 상처가 지속되어 그 여파로 쉬어버림.


2020년 1월
2020년 2월
2020년 3월
2020년 4월
2020년 5월
2020년 6월


그동안 여러 방식으로 꾸준히 나에 대해 기록했던 결과를 통해 깨닫게 된 점 중에 중요한 부분이 바로 '감정'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성취나 몰입은 더 이상 문제가 아니다. 감정이 최우선 한다는 점이 내게 중요하다. 하루 만족도 달력에서 6월이 별로 이상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지극히 평범했을 뿐이라고, 꽤 괜찮았다고 평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데이터를 살펴보면 그렇지가 않다.


특히 오전 감정이 완전히 무뎌졌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그저 그런 상태로 한 달을 보낸 것이다. 감정의 변화가 없는 것이 결코 나는 평온한 상태라고 보지 않았다. 오히려 우울하다고 판단했다. 한마디로 '좋은 감정이 존재하지 않은' 상태, 쉽게 기쁜 감정이 되기 어려운 상태였기 때문이다. 원인을 굳이 꼽자면 아마도 5월 말경부터 시작된 감정 다툼이 6월 초까지 이어지면서 비관마인드로 돌입하는 아주 오래 전 습관이 불쑥 튀어나온 것 같다. 기분이 별로이다 보니 심리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을 모두 집어치우는 배짱이 생겨버렸다. 될 대로 돼라, 나는 쉬겠다, 그동안 지쳤으니 나에게도 진짜 쉼이 필요하다는 자기합리화를 마구 시작했던 것 같다.


일정이 바쁘다고 또 좋은 것은 아니다. 그래서 실험해 본 것이다. 일정에 여유를 주고, 심리적 압박을 줄여본 것. 그러나 결과는 더 처참했다. 몇 개월을 잘 지켜오던 나만의 '데일리 해빗'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2~3월 수면과 기상 패턴이 엉망이라 4월부터 개선하기 위해 부단히 애썼는데, 그것조차 완전히 놓아버려 처절하게 예전으로 돌아가버렸다. 엉망진창 불규칙 상태로. 이렇게 무너져버린 나의 일상이 그대로 습관의 뿌리를 내리려 했던 것이다. 우짤꼬.


이렇게 분석하는 이유, 이렇게 기록하는 이유는 다시 정신을 차리기 위함이다. 그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나를 위한 행동이다. 정신 상태가 해이해져서 진짜 원하는 성취를 이루지 못한 적이,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았던가. 왜 나는 이것을 올해도 반복해야 하는가.


마음가짐을 다시 점검해야겠다.

욕심을 버리고 한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다른 일들은 멀리하자.

기본적인 데일리 해빗은 철저하게 유지하자.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위해 일찍 자자. 제발.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 나의 감정만큼은 목숨 걸고 지키자! 그 어느 누구로부터라도 상처 받아 쉽사리 비틀거리지 않도록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 더 신경쓰자! 그리고 다시 일어서자.


내가 반복하는 것이 나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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