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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Aug 04. 2020

7월의 기적

무너진 일상, 다시 일어서다.

7월은 내게 기적과도 같은 한 달이었다. 5월 말부터 시작하여 6월 한 달은 완전히 무너진 한 달이었다. 자기 합리화도 했었다. 잠시 쉬어도 된다. 잠시 게을러도 된다. 잠시 놓아도 된다고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뇌는 늘 편하고 게으르고 늘어지는 쪽으로 행동을 유도하길 좋아한다고 알고 있다. 한 번 무너진 습관과 일상은 무너진 채로 유지되고 말았다. 그리고 뇌는 그냥 그대로 쭈욱 유지하라고 나를 이끌고 있었다.


7월 초 상반기 결산을 하며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일상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정신줄이라는 고삐를 제대로 잡기 위해 나만의 전략을 세워야 했다. 그저 목표를 다시 바로 세워 그 방향을 꾸준히 볼 수 있도록 환경 세팅을 하는 것. 그거 하나였다.


생각보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6월 너무나 처참하게 무너졌기에 어쩌면 후광효과를 보는 걸 수도 있다. 아무렴 어떠랴. 7월의 기적이라고 판단하게 된 이유는 기록의 결과로써 확연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첫째, 하루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모두 좋은 방향으로 향상되었다.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행복한 하루하루를 모으면 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나는 하루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하루 만족도를 늘 평가해왔다. 7월에는 성취, 감정, 몰입, 수면 패턴이 모두 긍정적으로 함께 개선이 되었다. 수면 패턴 개선이 인생의 숙제였는데, 처음으로 한 달을 해냈다.

둘째, 명상 시간이 다시 늘어났다. 이건 하나의 현상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지난 두 달간 하향세를 보이던 명상 시간이 딱히 의도하지 않았는데 점차 늘고 있다. 명상 시간 증가라는 결과는 예기치 못한 결과여서 어떤 부분과 연관이 있는지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지만, 예상외의 좋은 결과가 생긴 것이다.


기상 패턴과 오전 감정 ( 빨-주-노-초-파 : 파랑일수록 좋음)


연 초에 수면과 행복도에 연관이 있다는 말을 접하고, 내가 기록하는 수면 일지와 하루 만족도를 상반기에 비교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큰 특이점이나 연관성을 찾아내지 못했었다. 그래서 늘 의문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시각화의 전략을 바꾸면서 그 연관성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것과 나의 감정에 연관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찾아내지 못할 만큼 내 생활 패턴이 엉망이었던 것이다. 분명 수면 패턴을 개선하자 내 오전 감정은 극도로 향상되는 게 눈에 보였다. 물론 오직 수면만이 원인은 아니다. 사실 7월은 그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적용하긴 했다.


직전 달에 비해 7월에 바꾼 나만의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큰 목표를 오직 단 하나만 정한다. 그리고 그것을 한 달간 이루기 위해 세분화하여 목표를 설정한다.
2. Daily Time 기록 시트에 한 달치 나의 Habit과 예측 가능한 Work 일정을 고려하여 미리 계획을 선 반영한다.
3. 취침시간을 시각화한다. 그동안은 수면과 기상 시간만 시각화했었는데, 여기에 취침 시간을 추가했다.
4. 감정 관리를 위해 항시 의도적으로 신경을 쓴다. 내적으로 스스로 심리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외적으로 가족이나 일에 있어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애쓴다.
5. 사용하는 언어를 변경한다. <더 해빙> 책의 한 부분을 차용하여, 감정을 좋다/나쁘다의 기준이 아니라 편안하다/편안하지 않다 라는 표현으로 바꾸어 평가한다. 실생활에서도 의도적으로 단어에 신경 써서, 그동안 습관적으로 썼던 부정적인 단어를 모두 긍정 언어로 전환한다.


기존에 만족도 - 성취 - 몰입 - 감정의 비례 관계를 알고 있었으나, 문제는 항상 최우선 순위인 '감정'을 어떻게 컨트롤할 것이냐가 관건이었다. 그런데 감정 - 오후 감정 - 오전 감정 - 수면 패턴의 연관성을 발견하여 수면 환경을 변화시키니 다 함께 향상되는 뿌듯함을 맛보게 된 것이다. 내겐 기적과도 같은 순간이었다.


2020년 6월 Daily Time 기록
2020년 7월 Daily Time 기록




7월 한 달의 작은 성취가 나에게 너무나 소중하다. 타인에게는 별 의미 없는 나만의 데이터이고, 나만의 기록이다.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고,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결국 나만의 방식으로 시스템을 유지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느낀 바가 참 많다.


첫째, 당장 눈에 보이는 효과나 엄청난 성과를 만들어 낸 것은 아니지만, 내가 나를 컨트롤할 수 있는 방향성을 잡았기에 자기 만족도가 증가했다. 타인의 평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평가받기 위해 기록하는 것이 아니니까.


둘째, 용어의 전환이 생각보다 꽤 효과적이었다. 책이 좋다 나쁘다 라는 평을 하든 말든 나는 별로 관심이 없다.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가치와 좋은 사례를 취하면 되고, 내게 의미 없는 것들은 버리면 된다. 나는 언어를 변화시킴으로써 스스로에게 긍정 평가를 유도할 수 있음을 경험했다.


셋째, 피터 드러커의 "계획 없는 실행이 모든 실패의 원인이다."라는 말을 경험으로 그 의미를 알아차렸다. 원래 계획을 좋아하는 나지만 항상 실패하곤 했다. 그 말은 계획 자체에 문제가 많았다는 방증이다. 이번에는 전략을 바꿔서 덩어리의 시간을 선반영해서, 실행에 주저함을 거의 통으로 날려버렸다. 망설이거나 주저함, 생각할 겨를이 없이 행동으로 옮기니 실패할 확률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이렇게 간단하고 쉬운 것을.


넷째, 반드시 중간에 쉬는 시간과 여유를 누릴 자유를 주는 것이 핵심이다. 하루 종일 일만 하다 번아웃을 몇 번이고 당해보지 않았던가. 나는 오늘 하루만 일하고 죽는 하루살이가 아님을 인지해야 했다. 시간을 정해서 그 시간에 최대한의 몰입을 끌어내는 게 정말 유용하다. 지치지 않는 법을 연습하기. 이게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클리셰 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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