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상반기 중간점검 #1 목표점검
벌써 올해의 상반기가 훌쩍 지나가 버렸다. 한 해 돌아보기가 아닌, 더 나은 올해로 만들기 위해 상반기 중간점검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먼저 2020년 올해 초 목표한 리스트는 총 17개다. 각 항목별로 제대로 진행이 되고 있는지, 혹은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었는지, 목표를 수정해야 하는지 등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초기 목표 대비 오히려 생각이 달라진 부분은 수정, 보완해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미치지 않고서야>의 저자 미노와 고스케의 말처럼, 일단 달리기 시작했다는 이유로 문제를 느끼면서도 타성에 젖어 계속하는 것이야말로 최악이지 않을까. 미칠만한 곳에 제대로 미쳐있는지, 엉뚱한 곳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자.
목표를 세울 때, 스티브 스콧 저자가 <해빗 스태킹>에서 말한 것처럼 습관의 목표가 결국 7가지의 카테고리로 귀결되기 때문에, 각 분야를 최대한 고려하여 목표 설정을 했었다. 영성을 뺀 6가지에 골고루 세우려고 하진 않았지만, 최소한 1개는 넣자는 생각을 했었다.
커리어 5개, 재정 1개, 건강 2개, 여가생활 3개, 정리정돈 3개, 인간관계 3개 총 17개였다. 목표의 성격이 습관 수준처럼 매우 자잘한 것도 있고 달성하기 어려운 큰 목표도 공존했다. 각 항목별로 살펴보니, 매우 잘 되고 있는 목표도 있지만, 전혀 실행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잘하고 못하고를 표를 작성하여 하나씩 체크를 하다가 가만히 목표들을 바라보고 생각에 잠겼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는가?
근본적인 질문에 봉착했다. 그리고 다시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THE ONE THING> 책을 읽고 장기간 고민 끝에 먼 훗날 되고 싶은 모습, 그리고 3년 뒤 이루고 싶은 모습, 그리고 올해 이루어야 할 목표를 차례로 계획했다. 그리고 지금 적어놓은 목표가 진정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가기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맞는지 다시 판단할 필요가 있었다. 왜 중요한 목표의 진행이 이리도 더딜까. 하나씩 따지고 보면 다 필요 없는 항목들은 아니다. 다만, 무언가가 빠져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문제점이 보이는 듯싶었다.
첫째, 우선순위를 매겨놓아도 내 심리적 압박감이 계속 우선순위를 회피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가장 중요한 일이 가장 어렵기도 하고, 가장 귀찮기도 하고, 가장 힘들기도 하니까 단기적으로 자꾸 지연시켰던 것이다. 마치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라는 말과 같이 말이다. 그 절박하던 심정이 모두 어디로 간 거지? 행동의 발단은 바로 '간절함', '절박함'에서 나온다. 그런데 우선순위를 알고도 밀쳐내는 나를 보니, 내 정신 상태가 해이해진 것이다.
둘째, 궁극적 목표를 위한 하위 세부 목표 설정이 매우 문어발식이었다는 점이다. 습관 형성의 경우, 자잘하게 나누어 매일 조금씩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일에는 덩어리 시간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충분히 몰입하고 배우고, 성과를 내는 시간 말이다. 내 목표에는 그 부분을 간과하고 전부 욕심 가득한 문어발식 계획이었다. 그러니 에너지가 모두 분산되고, 진척이 느리고, 성과가 제대로 가시화되기 어려웠던 것이리라.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에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사실 17개의 목표를 모두 이루면 좋지만, 다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어떤 목표는 매일 해야 하는 것이 있고, 어떤 목표는 1년에 1회만 해도 되는 것이 있다. 그리고 설령 숫자로 구체적인 목표가 설정되어 있더라도 내 의지로 해낼 수 있는 실행형 목표가 있는 반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운의 결과를 기대해야 하는 목표도 존재한다.
연초 목표 내용은 일단 그대로 유지하되 구조와 방식을 좀 바꾸기로 결정했다.
1. 가장 중요한 목표 하나를 상위에 세운다.
2.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하위 목표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수정하여 구체화한다.
3. 하위에 들어갈 수 없는 목표는 우선순위를 분명히 설정한다.
4. 반드시 기록하여 진행사항을 체크한다.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반드시 알아야만 한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결국 기록하는 수밖에 없다. 일단 시작했다는 이유로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도 그냥 달리는 바보 같은 짓은 더 이상 하지 말자. 다시 일어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