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fe Designeer Jul 22. 2020

얼마나 차갑게 해서 마셔야 할까요?

와.알.못을 위한 와인상식 #3 적정 온도와 글라스

소주와 맥주는 일단 시원하게 마시기만 해도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지요. 하지만 와인은 온도에 민감해요. 다른 술에 비해 와인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적절한 온도를 맞춰 주어야 제대로 된 맛과 향을 음미할 수 있어요. 와인에는 앞서 배운 타닌과 산도 그리고 과실 특유의 향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와인 고 녀석, 참 까탈스럽죠?! 하지만 왜 온도에 민감한지 알게 되면, 와인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게 될 거에요.




먼저, 와인의 향은 온도가 높을수록 풍부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잠시 중,고등학교 때 배운 과학시간을 떠올려볼까요? 기체든 액체는 온도가 높을수록 분자가 잘 움직이기 때문에 향을 좀더 쉽게 맡을 수 있겠죠? 또한 알코올 성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온도가 올라갈수록 휘발될 가능성이 높아져 향을 풍부하게 맡을 수 있어요. 반대로 말하면, 온도가 낮을수록 향을 맡기 어려워지겠지요.


타닌의 경우, 온도가 높을수록 약해지는 경향을 나타내요. 즉, 타닌이 강한 레드 와인의 경우에는 화이트 와인보다는 높은 온도에서 마시는 것이 좋겠지요. 혹시라도 냉장고에서 갓 꺼내어 차가운 상태에서 마시게 되면 떫은 맛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될 거에요.  


산도는 온도가 높을수록 약해지는 경향이 있어요. 즉, 너무 높은 온도에서 와인을 유지하게 되면 상큼한 맛을 잃어버리게 되겠지요. 그래서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의 경우 산도가 풍부하기 때문에 차가운 온도에서 마시면 더욱 맛있어요.



레드 와인은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에서 마셔야 풍부한 아로마를 제대로 느낄 수 있고, 쓰고 떫은 맛을 덜 느껴 부드럽게 마실 수 있습니다. 냉장 보관을 한 경우, 마시기 30~40분 전 쯤에 미리 상온에 꺼내놓으면 적합한 온도로 올릴 수 있답니다. 대략 14~18도 정도로 마시면 된다고 생각하면 될듯 해요.


화이트 와인은 레드 와인에 비해 산도가 풍부하기 때문에 좀더 낮은 온도에서 즐기면 좋습니다. 대략 8~12도 정도로 생각해서 적당히 시원하게 마시면 좋겠지요.


스파클링 와인의 경우 가장 낮은 온도에서 마시길 권장하는 이유는, 아로마 보다는 풍부한 기포가 유지되어야 하고 산도를 즐기기 위함입니다. 탄산 음료나 탄산수는 아주 시원하게 마셔야 톡톡 튀는 탄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듯이, 스파클링 와인도 냉장고에서 갓 꺼내어 마시면 톡 쏘는 맛는 잘 느낄 수 있겠지요? 온도계로 일일이 6~8도를 재기는 쉽지 않을테니까요.




온도, 그리고 향과 연결이 되는 와인 글라스에 대해서도 이어서 정리해볼까 합니다.

와인 전용 글라스가 와인의 종류에 따라 나누어지는데, 그 이유는 와인이 가지는 특유의 향, 아로마를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서랍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와인을 사서 종이컵에 마시거나 일반 머그잔에 따라 마시게 되면 고유의 향을 온전히 느끼지 못할 수 있으니 꼭 잔을 하나라도 사두시길 권해드려요.


와인잔, 이렇게 불러요!



- 레드 와인 타입 : 볼이 큰 잔이 좋습니다. 공기와의 접촉면을 넓혀 풍부한 향을 발산시킬 수 있고, 잔을 돌리는 스월링을 통해 아로마를 더욱 즐길 수 있기 때문이지요. 또한 입과 맞닿는  부분이 아래 볼부분보다 좁은 형태일수록 향을 가두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이점을 고려해서 고르면 좋겠죠.

    보르도 타입은 긴 튤립처럼 생긴 형태로 아로마를 잘 가두는 역할을 합니다. 반면 부르고뉴 타입 글라스는 볼이 넓어 공기와의 접촉면을 넓혀 부르고뉴 특유의 섬세한 아로마를 더 많이 발산시키도록 만들어졌어요. 나중에 프랑스 지역 및 와인 특성에서 한 번 더 다루겠지만, 부르고뉴는 풍미가 섬세하고 우아한 와인이 만들어지는 곳이랍니다.

 

- 화이트 와인 타입 : 레드 와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갑게 마셔야 하는 화이트 와인의 특성상 온도가 빨리 올라가지 않도록 볼이 작게 만들어진 글라스가 좋아요. 볼이 넓거나 잔 자체가 커지면 금방 온도가 올라갈 수 있어서 최적의 맛과 향을 즐기지 못할 수 있으니 잘 골라야겠지요.


- 스파클링 와인 타입 : 길고 좁은 형태의 글라스가 좋습니다. 스파클링 와인의 경우, 기포가 온전히 유지되어야 본연의 매력을 즐길 수 있지요. 따라서 공기와의 접촉면이 적은 잔을 골라 탄산가스가 쉽게 날아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지요. 추가로 볼의 가장 하단 중앙부분이 매끄러운 둥근모양보다는 뾰족한 모양으로 깊게 파인 잔이 기포를 오래 가두기에 더 좋다고 합니다.


좋은 와인 글라스 고르는 법!


- 두께가 얇은 잔으로 고른다.

- 와인의 향을 담아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큰 것이 좋다.

- 림 부분(입술이 닿는 부분)이 안쪽으로 휘어져 향이 밖으로 나가지 않게 모아둘 수 있는 형태인지 확인한다.

- 와인의 색이 뚜렷하게 잘 보이도록 투명하며, 각이 지거나 별도의 장식이 없는 것이 좋다.

- 집에 아이나 애완동물이 있다면 스템리스잔이 최선일 수 있다.




와인별로 마시기에 적합한 온도와 그와 어울리는 와인 잔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와인에 입문하시는 분들은 와인잔을 여러 개 사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딱 하나만 사야한다면, 가장 기본적인 튤립형 와인 글라스 하나를 구입하셔서 즐겨보시길 바래요.




[이전 이야기]

와.알.못을 위한 와인 상식 #2 맛 구분하기

와.알.못을 위한 와인 상식 #1 와인의 종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