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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Aug 03. 2020

와인의 교과서, 프랑스

와.알.못을 위한 와인상식 #12 프랑스

와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나라가 보통 프랑스죠! 프랑스인들은 와인의 90%가 테루아(Terroir)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고 그만큼 와인의 대한 철학이 어마어마합니다. 테루아는 간단히 와인 생산에 가장 중요한 토양, 기후 등 자연재배 요건을 통칭한다고 보면 됩니다. 프랑스 내의 지역별로 기후와 토질이 다양하기 때문에 재배되는 포도의 품종 역시 서로 다르답니다. 




프랑스 와인 생산지 [이미지 출처 : WINE FOLLY]


가장 유명하고 대표적인 지역 중심으로 정리해볼까 합니다. 그전에 프랑스의 공통적인 등급 체계에 대해 먼저 짚어볼게요.


프랑스는 지방행정부의 법률에 의해 A.O.C 제도를 시행하며 와인을 엄격하게 관리 및 규제를 하고 있답니다.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ôlée)는 아펠라시옹 도리진 콩트롤레의 약자이며 해당 와인에 사용된 포도의 재배지명을 레이블에 표기하는 최상위 등급을 말해요. 포도 품종과 재배방법, 생산량, 제조방법, 관능검사를 통한 맛과 향 등을 규제하고 이런 다양한 법적 조건을 충족하는 와인에만 재배지역 명칭을 레이블에 표기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하니, A.O.C라고 적힌 와인은 꽤 믿음직스럽겠죠? 요즘은 유럽연합(EU)의 기준에 맞춰 A.O.P(Appellation d'Origine Protégée, 아펠라시옹 도리진 프로테제)로 표기되기도 하니 헷갈리지 않도록 잘 알아두시면 좋겠네요.


3단계의 프랑스 와인 등급


원산지 통제 명칭 와인 

1. 최상위 등급

A.O.C (Appellation d'Origine Contrôlée, 아펠라시옹 도리진 콩트롤레)

= A.O.P(Appellation d'Origine Protégée, 아펠라시옹 도리진 프로테제) (EU에 의해 최근 변경된 등급체계)

'원산지 통제 명칭'(A.O.C) 와인 중 최상위 등급이며, 가운데 원산지 자리에 지역명이 세분화될수록 고급 와인입니다. 우리나라를 예를 들면 마치 시→구→동으로 세분화되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겠죠?


2. 일반 소비 와인 등급

Vin de Pays(뱅 드 페이)

= I.G.P(Indication Géographique Protégée, 인디카시옹 제오그라피크 프로테제) (EU에 의해 최근 변경된 등급체계)

지역 등급 와인으로, 지정된 지역에서 허용된 포도 품종으로만 만들어야 하며, 원산지가 표시되지만 A.O.C 등급에 비해 규제가 적다고 합니다.


3. 테이블 와인

Vin de Table(뱅 드 타블)

= Vin de France(뱅 드 프랑스) (EU에 의해 최근 변경된 등급체계)

지역명을 표기하지 않으며, 프랑스 어디서든 생산한 포도 품종으로 만들 수 있어 제약이 없는 가장 낮은 등급의 와인입니다. 프랑스 와인 전체 생산량의 30% 이상이 이 등급에 속한다고 하는군요.



보르도 (Bordeaux)


지롱드(Gironde) 강 중심으로 왼쪽 기슭에 메독(Medoc) 지역이 있고, 그 안에 포이약(Pauillac), 마고(Margaux), 생테스테프(Saint-Estephe) 등의 와이너리 마을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강 오른쪽 기슭에 위치한 생테밀리옹(Saint-Emilion), 포므롤(Pomerol) 등의 마을에서도 페트뤼스, 샤토 르 팽(Chateau Le Pin) 같은 최고급 와인을 비롯해 여러 훌륭한 와인들이 생산됩니다.


보르도 지역 안에서 왼쪽과 오른쪽 기슭에 따라 토양을 구성하는 성분이 달라 재배되는 품종 또한 지역과 마음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어요. 강 왼쪽 토양은 자갈층이 많고 배수가 잘 되어 색소와 타닌이 풍부한 적포도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 카베르네 프랑이 잘 자랍니다. 반면 강 오른쪽 토양은 점토질이 많아 부드러운 맛을 내는 메를로가 특히 잘 자란다고 합니다.


보르도 지방에서 포도밭을 소유하며 와인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와이너리를 샤토(Chateau)라고 부릅니다. 와인 레이블에 샤토라는 단어를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보르도 와인은 진한 색에 타닌과 바디감이 풍부한 편이에요. 와인병 또한 부르고뉴와 달리 날씬한 형태를 띤답니다. 


보르도 와인 생산지   [이미지 출처 : WINE FOLLY]


보르도에서는 A.O.C와 별개로 와인 생산자에 따른 등급체계가 따로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는 각 지역별로 이런 등급이 많이 분류되어 있답니다. 지역별로 기준이 달라 사실 초보자들이 이 모든 등급체계를 이해하고 외우기에는 사실 무리가 있어요. 


*** 보르도에서 가장 최고 등급 ***

보르도 그랑 크뤼 클라세 Bordeaux Grand Cru Classe

생테밀리옹 그랑 크뤼 클라세 Saint-Emilion Grand Cru Classe

그라브 그랑 크뤼 클라세 Grave Grand Cru Classe


* 이후 나중에 추가된 메독에 있는 생산자 연합 최고 등급

크뤼 부르주아 Cru Bourgeois


보르도 와인 구매 시 이런 등급들이 표시되어 있는지 레이블을 살펴보시면 등급이 점차 눈에 들어오게 될 거예요. 하지만 와인 입문자와 초보자가 처음부터 최고등급의 와인을 구매하는 일은 정말 쉽지 않을 테니 참고만 해두어도 될 것 같아요.


부르고뉴 (Bourgogne)


부르고뉴는 프랑스에서 보르도와 함께 와인 생산지의 양대산맥을 이루는 곳이에요. 이곳은 가장 섬세하고 우아한 와인을 생산하기로 유명하답니다.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의 성지로 불리는 부르고뉴는 보르도와 달리 여러 품종을 블렌딩 하지 않고, 대부분 단일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레드 와인 품종 중에 가장 재배하기 까다롭다는 피노 누아가 유일하게 잘 자라는 곳이니, 부르고뉴 피노 누아는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하겠죠?


가장 많이 재배하는 품종은 샤르도네인데, 크게 2가지 스타일로 나뉜다고 해요. 코트 드 본(아래 그림 분홍 영역) 지역의 와인은 오크 숙성을 해서 진한 편이고 노란 사과와 헤이즐넛 향이 난다고 합니다. 반면에 마코네(아래 주황 영역) 지역은 가볍고 오크를 약간만 사용하는 편이라고 하니 두 가지 샤르도네를 직접 마셔보며 비교해봐도 좋겠네요.


부르고뉴에서는 와이너리를 샤토라 하지 않고 도멘(Domaine)이라고 지칭합니다. 또한 포도밭을 기준으로 구분하여 소유주가 존재하고, 등급 역시 포도밭 기준이라고 합니다. 부르고뉴의 와인병은 보르도와 달리 아래가 두툼한 형태의 병이라서 병만 보고도 어느 지역의 와인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답니다. 


부르고뉴 와인 생산지   [이미지 출처 : WINE FOLLY]


부르고뉴 역시 별도의 등급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해요. 보르도처럼 와인 생산자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포도밭(테루아)에 따라 일반 A.O.C 등급의 와인을 네 가지 등급으로 분류한다고 합니다. 지역이 지역 - 마을 - 포도밭(프리미에 크뤼) - 포도밭 (그랑크뤼) 순으로 세분화될수록 등급이 올라간다고 보면 돼요.


1. 그랑크뤼 (Grand Cru)

마을 내 지정된 특등급 포도밭에서 생산된 포도로만 만들어져야 하고, 레이블에는 지역명이나 마을명 대신 반드시 포도밭 이름만 명시된다고 합니다.

2. 프리미에 크뤼 (Premier Cru)

마을 내 지정된 일등급 포도밭에서 생산된 포도로만 만들어져야 하고, 레이블에는 마을 이름과 등급, 포도밭 이름이 반드시 명시됩니다.

3. 마을 단위급, 빌라주 (Communal A.O.C)

부르고뉴 지역보다 좀 더 좁은 마을 단위의 원산지 표기법으로, 레이블에 '샤블리' (Chablis)나 '본 로마네'(Vosne Romanee) 같은 마을 이름이 표기됩니다. 표기된 마을 내에서 생산된 포도로만 만들어져야 해요.

4. 지역(지방) 단위급 (Regional A.O.C)

가장 넓은 범주인 지역 단위의 원산지 표기법으로, 레이블에 '부르고뉴'(Bourgogne)라는 지역명과 포도 품종을 표기합니다. 부르고뉴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 중, 법적으로 허용된 포도로 만들어진 경우에만 해당된다고 하네요.


론 (Rhone)


론은 보르도 다음으로 넓은 와인 산지라고 하는데, 과거 교황들이 즐겨 마신 것으로 유명하다고 해요. 이 지역의 포도밭들은 론강을 따라 북부와 남부로 나뉘어 볼 수 있어요. 커다란 돌과 자갈, 급격한 경사가 많은 상류지역(북부론)에는 주로 시라 품종이 많이 생산된다고 해요. 드넓은 부지, 낮은 경사도, 상류에서 흘러내려온 모래와 자갈 등의 퇴적물이 쌓인 하류지역(남부 론)에는 그르나슈 품종이 많이 재배된다고 합니다. 론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레드 와인은 주로 후추 같은 매콤한 향신료의 풍미를 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론 와인 생산지   [이미지 출처 : WINE FOLLY]


론도 역시 등급이 별도로 있다고 하니, 레이블에 표기되는 등급을 참고해보면 좋을 것 같네요.

- 최고급(북부 론, 남부 론) : 크뤼 Cru

- 남부 론의 고급 : 코트 뒤 론 빌라주 Côtes du Rhône villages

- 지역의 기본 등급 : 아펠라시옹 Côtes du Rhône




프랑스는 이 지역 외에도 샹파뉴, 알자스, 루아르 계곡, 랑그독 루시용 등 와인 산지가 다양하게 있답니다. 프랑스 와인에 대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하는 점은 해마다 기후 조건이 크게 바뀌기 쉽기 때문에 빈티지별로 품질의 차이가 크다는 점이에요. 수준 높은 생산자들의 고급 와인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저가 와인에서는 차이가 많을 테니 좋은 빈티지를 찾아서 마시는 게 가성비에 더욱 좋겠지요.


사실 와인의 등급체계를 하루 아침에 단번에 이해하거나 외우는 것은 쉽지 않아요. 초보자들에게는 더더욱 말이지요. 특히 프랑스를 포함하여 유럽권은 정말 어렵지요. 대략 내가 마실 와인이 어디에서 생산이 되고 어떤 식으로 품질이 관리되고, 맛이 이럴 것 같구나 예측해 보는 정도로 차근차근 접근해나가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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