떫고 드라이한 와인을 좋아하지 않은 분들은 아이스 와인(Ice Wine)을 한 번쯤 들어봤을지도 모르겠네요. 독일 와인을 소개하면서 언급되었던 '아이스바인(Eiswein)'이 바로 이 아이스 와인을 말합니다.
아이스 와인은 말 그대로 차갑게 마시는 와인인데, 꽁꽁 얼어버린 포도로 만든답니다. 12월 말경까지 기다렸다가 대략 영하 7도 정도쯤에서 포도가 얼면 수확해서 생산하게 됩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언 포도를 압착해서 수분을 제거하게 되면, 당분만 그대로 남게 되기 때문에 달콤한 와인이 만들어지는 거랍니다. 추운 날씨는 포도의 산도를 높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좋은 아이스 와인일수록 단맛과 함께 산도 역시 균형 잡힌 상큼한 맛을 느낄 수 있어요. 산도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는 단맛의 끈적한 느낌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기 때문이에요. 이런 달달한 스위트 와인은 역시 식후 디저트용으로 제격입니다.
아이스 와인을 만드는 언 포도 [이미지 출처 : Vineyards in Michigan by Andrew McFarlane, https://winefolly.com/]
원래 아이스 와인의 원조는 독일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캐나다에서 현대식 과학 양조 기법을 활용하여 독일 아이스 와인 못지않는 고품질의 아이스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아이스 와인으로는 독일의 '에곤 뮬러'(Egon Müller)와 캐나다의 '이니스킬린'(Inniskillin) 등이 있습니다. 미국, 호주 등 일부 나라에서 포도를 강제로 얼려 아이스 와인을 만들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독일과 캐나다는 더욱 엄격한 조건을 충족시킨 와인에 대해서만 아이스 와인 명칭을 쓸 수 있도록 규정한다고 합니다.
다양한 아이스 와인 [이미지 출처 : https://winefolly.com]
독일의 경우 보통 리슬링(Riesling) 품종을 사용하여 아이스 와인을 만들지만, 캐나다의 경우 비달(Vidal),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샤르도네(Chardonnay), 쉬라즈(Shiraz) 등을 이용한다고 하네요.
독일의 아이스바인은 알코올 도수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대략 6도 정도로 맥주와 비슷하지만, 캐나다 아이스 와인의 경우 알코올 도수가 8~13도까지 다양하게 생산되고 있어요. 이렇게 두 나라의 알코올 도수가 다른 이유는 기후 때문이라고 합니다. 독일의 경우 기후 변화가 심하지만, 캐나다의 경우 매년 일정하게 유지되는 기온 덕분에 당분의 함량이 높아지고, 이 당분이 발효되어 알코올이 되기 때문에 알코올 도수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고 해요.
다양한 아이스 와인 [이미지 출처 : https://winefolly.com]
아이스 와인은 전반적으로 달긴 하지만, 나라별, 품종별로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으니 다양하게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