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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Aug 13. 2020

자연의 맛, 내추럴 와인

와.알.못을 위한 와인상식 #25 내추럴 와인

몇 년 전부터 내추럴 와인이 화제가 되고 있어요. 아무래도 요즘은 어떤 음식이든지 인공적인 재료와 인위적인 방법에 의해 건강에 좋지 않은 부분들이 점점 드러나고 있어서, 유기농 또는 자연친화적 기법으로 음식에 다가가려는 노력들이 증가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내추럴 와인을 설명하기에 앞서, 유기농과 바이오다이내믹이라는 개념도 함께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요. 와인을 생산할 때 크게 포도를 재배하는 과정과 와인을 양조(발효, 숙성 포함)하는 과정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포도를 재배하는 과정에서 자연친화적인 원칙을 고수하는 것을 유기농과 바이오다이내믹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에 더 나아가 양조하는 과정까지 자연주의 방식을 지키는 것이 내추럴 와인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렇게 따지니 내추럴 와인이 얼마나 까다롭고, 수고스럽게 만들어질지 예상이 되지 않나요?


유기농(Organic) 와인


유기농 와인은 각 나라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포도밭에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포도를 재배하여 만든 와인을 말합니다. 살충제, 제초제 역시 사용되지 않고 퇴비 역시 유기농으로 만들어진 것을 사용하여 친환경적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고 보면 됩니다.


양조방식과 상관없이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포도로만 만들어져야 하며, 각 나라별 인증을 통해 '오가닉(Organic)'이라는 문구를 표기합니다. 대표적인 인증 마크로는 유럽 연합의 EU, 프랑스의 AB, 이탈리아의 ICEA가 있다고 하네요.


바이오다이내믹(Biodynamic) 와인


바이오다이내믹 와인도 유기농 와인과 동일하게 자연 친화적인 포도 재배를 통해 만들어집니다. 유기농 방식에 좀 더 강화된 기준이 들어가는데요. 독일의 학자 루돌프 슈타이너(Rudolf Steiner)가 만든 방식으로, 태양, 달, 지구 등 천체의 움직임까지 고려해 음력에 따라 경작 및 병입 시기 등을 결정하는 방법입니다.


인증 단체로는 'Demeter'가 있고, 프랑스 부르고뉴의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Domaine de La Romanée Conti)와 론 지방의 엠 샤푸티에(Maison Chapoutier) 등이 대표적인 와이너리입니다.


내추럴(Natural) 와인


내추럴 와인은 앞서 설명한 유기농이나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재배된 포도를 손으로 수확하고, 양조 방법에서 인공 효모가 아닌 천연 효모를 사용하며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첨가하거나 강제로 빼지 않고 병입하여 만들어지는 와인이에요. 여기서 와인의 변질을 막기 위해 들어가는 이산화황 역시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하더라도 최소한의 양만을 사용하게 됩니다. 어떠한 첨가물도 허용되지 않고, 정제나 필터 과정도 없기 때문에 찌꺼기도 그대로 남게 되며 아주 옛날 과거에 해왔던 자연 방식으로 와인을 만든다고 보면 됩니다.


아직까지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공식적인 내추럴 와인은 없다고 합니다. 2020년 3월 초, 프랑스 루아르 밸리 내추럴 와인 조합에 속한 와인 생산자가 만든 와인 레이블에서 프랑스 공정거래국(DGCCRF)이 인증한 뱅 메토드 나튀르(Vin Méthode Nature)를 볼 수 있는데, 현재는 이것이 유일한 내추럴 와인 공식 인증이라고 하네요.


내추럴 와인의 다양한 레이블   [이미지 출처 : https://food-mag.co.uk]


내추럴 와인의 다양한 레이블   [이미지 출처 : https://news.joins.com/article]


내추럴 와인의 다양한 레이블   [이미지 출처 : https://fpost.co.kr/board]


이렇게 자연친화적인 방법으로 만드는 내추럴 와인의 경우, 일반적으로 지키는 규정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레이블 규정에서도 자유롭게 만들어지고 있어요. 와인 생산자의 철학, 하고 싶은 이야기, 와이너리만의 특징 등 레이블에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마음에 드는 와인을 발견하게 되면 레이블의 이미지를 외워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친환경 와인들은 아무래도 만들어지는 과정이 쉽지 않고, 생산량도 적기 때문에 이런 희소성과 스토리를 이용해 판매하려 한다는 마케팅 관점의 부정적인 인식도 있답니다. 당연히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자연주의적인 기법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 수 있도록 건강한 방법을 찾으려는 와인 생산자들의 노력을 보려고 한다면 인식이 좀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와인의 맛에 대한 평가는 직접 맛을 보는 사람들에게 달려있겠죠.




저도 얼마 전에 이탈리아 내추럴 와인, 특히 색깔이 너무나 예쁜 로제 와인을 하나 마셔봤는데요. 스파클링인 줄 모르고 샀는데 굉장히 상큼하면서 드라이했던 게 매력적이더라구요. 그런데 내추럴 와인이다 보니 확실히 비슷한 다른 와인에 비해 비싸긴 했답니다. 내추럴 와인은 그만의 신선하고 독특한 맛이 있으니 내추럴 와인에 관심이 생기면 한 번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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