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에 늦게 잠들었다. 요즘 다시 오래된 올빼미형 습관이 다시 되살아나 아침형 인간은 또 먼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늦은 기상. 그래도 늦잠을 잘 수 없게 만든 것은 바깥에서 이사하는 소리였다. 우리 집 현관 앞에서 어찌나 쿵쾅거리는지 아침부터 짜증스러움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모닝해빗을 자연스레 소화하며, 핸드폰의 알람들도 하나, 둘씩 확인하고 있었다. 그러다 내 강의를 수강해주신 수강생의 문자가 와 있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 싶어서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열었는데, 개인 블로그에 후기를 남겨주셨다는 이야기였다. 뚜둥!! 보통 강의 플랫폼에만 후기를 남겨주시는데, 개인 블로그라니! 떨리는 마음으로 열었다.
와~!!!! 블로그에서도 수강생분의 열정이 느껴졌다. 이분의 글을 읽다 보니 '와~ 나 못지않은 열정파 자기계발러네!!' 그런 생각이 드니 급 동질감이 생겼다. 그리고 잠을 몇 시간 못 자서 비몽사몽이었는데, 아침부터 정신이 확! 들었다.
내가 고민해서 만들어 쓰는 시스템이 혹시 어려울까 싶어 핵심만 심플하게 템플릿으로 만들어 제공해드린 점을 자신의 상황에 맞게 잘 수정하여 사용하시는 걸 보니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이게 나에게만 통하는 게 아니라 타인에게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 더없이 뭉클했다. 단순히 시각화만 잘해도 누구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분석하고, 점검하고, 개선할 점을 찾게 되는 게 맞는 것 같다.
이 수강생분의 분석 중 두 번째를 읽으며 빵 터졌다.
"곧 죽어도 못하는 일이 있다."
마음속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를 수없이 외치며 공감했지만 차마 체면상 티를 낼 수 없었다.
이건 정말 내가 습관 기록을 3년째 하고 있지만 진짜 안 되는 건 안된다를 뼈저리게 느끼고도, 쉽게 개선이 안 되는 부분이었다. 최소한 내가 무엇을 '진짜 못하는지' 알게 해주는 효과는 있는데, 이 분은 2주도 안되어서 그걸 똑같이 느꼈다는 게 스스로 너무나 웃겼다.
'못하는 건 끝까지 못한다'는 내 '해빗' 증거물
늘 빈칸으로 남겨져 있는 걸 보면 약간의 죄책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하기 싫어서 그냥 쭉 외면하기도 한다는 걸 난 잘 안다. 그래서 중간 점검할 때마다 '어떻게 하면 이걸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한다. 분명한 건 일단 시야에 들어오면 고민한다는 것, 그리고 고민하다 보면 언젠가는 방법을 찾아 해낸다는 것!!!! 그게 과감히 포기를 하든, 어떻게 해서든 끝장을 보든!
개인 블로그에 후기를 남기는 일은 부탁하지 않았는데 직접 적어주셔서 아침부터 너무나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된 것 같다. 작년에 와인 모임을 이끌었을 때도 그런 경우가 있어서 감동적이었는데, 이번은 주제가 자기계발이면서도 내가 꽤 오랜 시간 공들이고 고민했던 부분이 전달된 것 같아 더없이 감사했다. 감사일기를 매일 쓰긴 하지만, 오늘 같이 예기치 못한 뜻밖의 감사한 일이 생길 때는 꼭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